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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들이 달라졌어요

여자 역도 48㎏급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리성금(왼쪽)이 활짝 웃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여자 역도 48㎏급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리성금(왼쪽)이 활짝 웃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열심히 준비했는데 대단히 기쁩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엑스포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48㎏급에서 북한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따낸 리성금(22)이 한 말이다. 리성금은 “기록이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나라의 첫 금메달을 따 기쁘다. 좋은 순위가 나왔다”며 기뻐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금메달을 딴 소감을 밝힌 데 이어 한국의 응원단과 사진도 함께 찍고, 사인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북한은 20일 역도·레슬링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내면서 아시안게임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김정은 체제 이후 국제 경쟁력 강화를 꾀하면서 역점을 뒀던 두 종목에서 기대대로 많은 금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역도에선 리성금과 함께 남자 56kg급의 엄윤철이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여자 레슬링에서도 자유형 53㎏급 박영미, 57㎏급의 정명숙이 각각 금메달을 땄다.
 
북한 선수들의 달라진 태도도 눈에 띄었다. 북한 선수들은 역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한국 취재진이 질문하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지난 16일 열린 아시안게임 선수촌 입촌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소감 한마디 해달라”는 한국 취재진의 요청에도 주변에 있는 관계자의 눈치를 보면서 입을 닫았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개막 후 북한 선수들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었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통과하려는 선수가 있으면 오히려 북한의 코칭스태프가 “한마디 하고 가라”며 멈춰 세우기까지 했다. 레슬링 여자 자유형 62㎏급에서 동메달을 딴 림종심은 그러자 “금메달을 따지 못해서 분하다”는 말을 남겼다.
 
북한 선수들의 소감도 좀 더 솔직해지고, 다양해졌다. 북한 선수들은 소감을 밝힐 때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들먹인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몸무게(56㎏)보다 3배 이상인 170㎏을 용상에서 들어 올렸던 엄윤철은 “계란에 김정은 원수님의 사상을 입히면 바위도 깰 수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뒤 엄윤철은 “리우 올림픽 때 은메달을 딴 뒤로 금메달을 놓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남측 관중의 열렬한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레슬링의 박영미는 올해 초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영미와 이름이 같다. “한국에서 영미가 유명한 걸 아느냐”고 묻자 “그렇습니까?”라며 수줍게 되묻기도 했다. 그는 또 “남측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하자 “끝까지 열심히 하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에 속한 북한 선수들의 태도도 눈에 띄게 유연해졌다. 20일 인도와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친 뒤 가드 장미경은 “더 잘해서 인민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은데 생각대로 잘 안 됐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전체 인민들이 응원해주는데 경기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남측 선수들과의 호흡에 대해선 “누구라 할 것 없이 호흡이 다 잘 맞는다. 언어 소통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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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