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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바다에 빠져 10시간 버틴女, 생존 가능했던 이유

유람선에서 추락해 10시간만에 바다에서 구조된 40대 여성 케이 롱스태프가 구조대원들과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람선에서 추락해 10시간만에 바다에서 구조된 40대 여성 케이 롱스태프가 구조대원들과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형 유람선에서 한밤 중에 바다로 떨어졌다가 10시간 만에 구조된 40대 영국 여성은 어떻게 그때까지 버틸 수 있었을까. 구조 대원들과 전문가들은 수영장보다 따뜻한 수온과 해당 여성의 건강한 신체,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버틴 정신력을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 아드리아 해를 항해 중이던 대형 유람선 ‘노르웨이 스타'에서 영국 출신 케이 롱스태프(46)가 바다로 추락했다. 크로아티아 해안에서 100㎞ 가량 떨어진 해상이었다.
 
 케이는 10시간 뒤인 다음날 오전 9시 30분쯤 크로아티아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 탈진한 상태였지만 다친 곳 하나 없었다.
 
 케이의 구조대는 유람선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그가 배에서 떨어진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유람선이 항해하던 지점을 파악해 그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
 
케이가 바다에서 구조선박에 오르는 모습 [AP=연합뉴스]

케이가 바다에서 구조선박에 오르는 모습 [AP=연합뉴스]

 케이가 10시간 동안 바다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구조 팀장인 로브로 오레스코비크는 “바다가 따뜻하면 생존 기간이 늘어난다"며 “차가운 바다에선 30분을 버티기 어려운데, 추락 당시 수온이 섭씨 27~28도 정도였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어 “케이는 대단히 건강한 상태였다"며 “특히 정신적으로 인내심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구조대원도 영국 언론에 “요가로 몸을 단련한 게 도움이 됐다”며 “케이는 한밤 바닷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이겨냈다"고 전했다.
 
 BBC가 생존 전문가인 마이크 팁턴 교수의 분석을 보도한 데 따르면 당시 수온은 수영장 물보다 조금 따뜻한 정도였다. 팁턴 교수는 “수온이 섭씨 5도면 1시간, 10도에선 2시간 정도 견디지만 20도 후반이면 25시간까지 생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가운 바다에 빠지면 쇼크가 발생해 숨을 쉬기 힘들어지고 바닷물을 들이마셔 익사할 가능성이 크다. 체온이 내려가면 기진맥진해지고 의식을 잃기도 한다.
자신을 구해준 크로아티아 해안경비대원들과 포즈를 취한 케이 [AP=연합뉴스]

자신을 구해준 크로아티아 해안경비대원들과 포즈를 취한 케이 [AP=연합뉴스]

 
 케이는 항공사 승무원 출신으로 지금은 자가용 비행기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구조된 후 항구에 내려 밝은 얼굴로 병원으로 향하면서 “살아난 건 정말 행운"이라며 “이 멋진 사람들이 나를 구해줬다"고 말했다.
 
 팁턴 교수는 케이가 무리하게 헤엄치려 하지 않고 최대한 평평하게 떠 있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물살을 이기려고 했다면 익사했을 것"이라며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으려면 헤엄치는 대신 누운 자세로 무릎을 가슴 높이까지 올린 다음 최대한 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팁턴 교수는 바다에 빠졌을 경우 옷이나 신발에 공기가 가둬지면서 몸이 뜨는 것을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차분히 떠 있으면 공기 유출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주변에 뜨는데 도움이 될 물건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영국의 학교 수영 수업에서는 구명조끼가 없을 경우 옷을 이용해 부력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여성은 체지방 비율이 남성보다 10% 높아 부력을 더 얻을 수 있기도 하다고 팁턴 교수는 설명했다. 지방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도 한다.
케이가 추락한 대형 유람선 [AP=연합뉴스]

케이가 추락한 대형 유람선 [AP=연합뉴스]

 
 생존 심리학자 존 리치 박사는 “재난에 처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공포에 빠지거나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하고 마비된다"며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즉시 생존을 위한 조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절망적인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에 심리적 측면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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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