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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1년내 비핵화, 文대통령이 제안한 것" 한국 압박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연합뉴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및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의 빠른 비핵화 조치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메시지를 뜯어보면 독려의 대상이 북한만이 아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핵화 시간표와 관련해 “1년 내 비핵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하고 김정은이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 시간표는 김정은에 달려 있다”면서 ‘인내의 외교’를 언급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전략적 인내’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볼턴 보좌관은 “김정은이 뭐라고 했는지 되돌아보자.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이 ‘비핵화가 빨리 될수록 한·일의 원조, 외국의 투자 등 개방의 혜택도 더 빨리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한 비핵화를 1년 이내에 해버리자’고 했고 김정은은 예스라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처음으로 ‘1년 내 비핵화’ 시간표를 꺼냈고, 이달 초에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년은)김정은이 약속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애초에 문 대통령이 이를 제안한 것이라는 새로운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또 사회자가 “1년이 (미국이 생각하는)시간표냐”고 되묻자 볼턴 보좌관은 “1년은 남북이 이미 합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생각은 답하지 않은 채 남북이 설정한 시간표라는 점만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왜 중요한 의미가 있겠는가. (이 때문에)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문을 열어놓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한 것”이라며 “그것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북한이) 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믿기는 매우 어렵다”면서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이것이 문 대통령이 우리에게 전한(reported) 내용”이라고 확인했다. 김정은의 1년 내 비핵화 약속을 미국이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 정부 관료가 남·북·미 정상 간에 오간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볼턴 보좌관은 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점에 국무부가 발표하겠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곧 네 번째로 평양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이나 마찬가지인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과 직접 만나 비핵화 로드맵의 큰 매듭을 짓기를 기대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을 직접 만난다면 가시적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는 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워싱턴에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 것이 없다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백악관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볼턴 보좌관의 강경한 인터뷰는 백악관에서 미리 조율된 것으로, 돌출 발언이 아니라 백악관의 답답함을 이렇게 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지금 시점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단기 비핵화에 대한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동시에 강조하려는 것으로,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책임지고 비핵화 부분의 구체적 성과를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는 미 국무부에서도 나왔다.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가 제재 위반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남북관계는 반드시 비핵화 진전과 정확히 발맞춰(lockstep) 가야 한다”고 밝혔다. 연락사무소 개소가 제재 위반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으면서다.  
 
국무부는 또 “문 대통령이 말했듯이 남북관계는 북핵 문제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인 “남북관계의 발전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8·15 광복절 경축사)을 인용하지 않고 이전 발언을 썼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연락사무소 개소는)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우리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미국도 이해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북관계 과속을 경계하는 미국의 입장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는 반응을 내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유지혜·권유진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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