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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실종아이 30분만에 찾은 노인···日영웅 떠올라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일본 언론들이 요즘 매일같이 따라다니는 인물이 있다.
78세의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尾畠春夫)다.

사흘간 500명이 못 찾은 아이 단 30분만에 찾아내
"생명은 지구보다 무겁다", "아침은 반드시 온다"
오바타씨 일거수 일투족에 日언론들 주목
65세때 경영하던 생산가게 접고 자원봉사 투신

  
지난 15일 야마구치(山口)현 스오오시마(周防大島)에서 행방불명된 두 살의 후지모토 요시키(藤本理稀)군을 실종 사흘만에 찾아낸 인물이다.  
 
오바타는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인 오이타(大分)현 자택에서 요시키 군을 찾기위해 달려왔다. 
전날까지 하루 150명씩, 3일간 500명이 투입되고도 발견하지 못한 아이를 그는 수색 시작 30분만에 찾아냈다.
지난 15일 2살짜리 아이를 무사히 발견한 뒤 국민적 스타로 뜬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78)씨가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난 15일 2살짜리 아이를 무사히 발견한 뒤 국민적 스타로 뜬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78)씨가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할아버지 집에 놀러 와 있던 아이는 12일 해수욕을 하러 바다로 향하다가 할아버지가 잠시 방심한 사이 혼자 집으로 되돌아가다 실종됐다.
 
요시키 군이 발견된 곳은 마지막 목격 지점에서 560m 떨어진 산 속이었다. 
 
오바타가 요시키의 이름을 부르며 산 속을 수색하던 중 개울 옆 바위에 앉아있던 아이가 “아저씨, 여기~”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실종자 수색 자원봉사 활동을 해 온 오바타의 ‘감’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길을 잃은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위로 올라간다. 아이가 지났을 만한 길을 따라 오르며 찾은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생면부지의 아이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오바타는 사례를 하겠다는 요시키 군 가족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떠났다. “사람의 생명은 지구보다 더 무겁다”는 신조를 가진 오바타는 일약 국민적 스타로 떴다. 
 
오이타의 집으로 돌아온 그가 지난달 ‘헤이세이(平成·1989년 이후 현재까지 일본의 연호)최대급 폭우’ 피해를 당한 히로시마(廣島)현 구레(吳)시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 18일 집을 떠나는 장면이 일본 언론에 소개됐다.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 씨. [사진 일본방송 화면 캡처]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 씨. [사진 일본방송 화면 캡처]

또 19일 그가 “생명이 최고”,“인생은 한번”,“교통 안전”이라고 적힌 티셔츠 차림에, “반드시 아침은 온다”는 문구가 쓰여있는 헬멧을 뒤집어 쓰고 구레시에서 일하는 장면도 보도됐다. 
 
"반드시 아침은 온다"는 오바타가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고안한 글귀라고 한다.
 
중학교 졸업이후 생선 점포에서 일했던 오바타는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독립해 자기의 점포를 열었다.  
 
이후 65세 생일을 맞은 2004년께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닌 내가 여기까지 잘 살아온 건 사회의 덕분이었다. 은혜를 갚아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가게를 접은 뒤 자원봉사에 뛰어들었다. 
 
이후 숙소이자 이동수단인 작은 왜건(wagon)에 비상식량과 생활용품을 잔뜩 싣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는 좋아했던 술도 끊고,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南三陸)에서 500일간 봉사를 했다.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때도 출동했고, 올해엔 주로 호우피해 지역을 주로 찾아다녔다. 
 
짐을 잔뜩 싣고 다니는 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5일 요시키 군을 찾아낸 뒤 “우리 집에서 목욕이라도 하고 가시라”는 요시키군 할아버지의 제안을 결국 사양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위해 히로시마현으로 떠나기 전인 17일에도 집 부근 할인매장에서 2주일분의 식료품을 직접 구매했다. 이런 활동비는 모두 연금 등에서 충당한다.
  

오바타가 체력단련을 위해 하루에 8km를 달리는 것도 뉴스다. 
 
또 5년 전 “볼일이 있다”고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 부인의 스토리까지,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일본 언론의 타깃이다. 
 
“관료들의 수뢰나 정치인들의 비리 등 안좋은 뉴스만 넘쳐나는 시기에 일본 국민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인물”이라는 게 일본 언론들의 평가다. 
  
인터넷에서도 “총리가 주는 최고의 훈장 ‘국민영예상’을 그에게 줘야 한다”,“진짜 영웅은 이런 사람”이란 글들이 끝없이 올라온다. 
 
심지어 개그맨들이 오바타의 외모를 흉내내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론까지 불붙고 있다.
 
일본 언론의 영웅만들기를 놓고는 "정치적으로 자민당과 아베 정권의 독주가 이어지는 등 역설적으로 진정한 영웅이 없는 최근의 일본 사회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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