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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제거 시켜라" "복무기간 5년"…대체복무 디테일 싸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지뢰제거반에 투입해라.”

“복무 기간은 5년은 돼야 한다.”

 
종교적 이유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두고 인터넷 공간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장소로 교도소ㆍ소방서 등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지난 19일 나오면서다.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헌재는 병역법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법원이 낸 헌법소원과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장진영 기자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헌재는 병역법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법원이 낸 헌법소원과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장진영 기자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방식은 국회에서도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여야 모두 대체복무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디테일의 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당에선 2016~2017년 전해철ㆍ박주민ㆍ이철희 의원이, 야당에선 이달 들어 이종명(자유한국당)·김중로(바른미래당) 의원이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았던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대체복무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야의 법안은 대체복무 업무, 기간, 대상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변에서 육군 1군단 장병이 지뢰를 탐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변에서 육군 1군단 장병이 지뢰를 탐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지·공익 업무 vs 지뢰 제거
가장 큰 이견이 드러나는 부분은 담당 업무다. 민주당 전해철ㆍ박주민 의원은 대체복무자의 담당 업무를 ‘사회복지 또는 공익과 관련된 업무’라고 명시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공익 목적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ㆍ의료 등의 사회서비스 또는 재난 복구ㆍ구호 등의 공익 관련 업무로서 신체적ㆍ정신적으로 난도가 높은 분야’로 규정했다. 
 
여당과 미래당 의원은 사회복지ㆍ공익 관련 업무라는 표현을 쓴 반면 한국당 의원은 법안에 구체적인 군 관련 업무를 명시했다. 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지뢰 제거 등 평화 증진 업무’, ‘전사자 유해 등의 조사ㆍ발굴 업무’, ‘보훈병원 지원 업무 등 보훈 업무’ 등을 규정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지뢰 제거를 업무에 포함한 것은 대체복무자가 종교나 비폭력ㆍ평화주의 신념 등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만큼, 인명 살상 무기를 제거하는데 종사하는 게 적절하다는 여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학용 의원 법안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김 의원 법안에는 대체복무 요원의 업무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무 요원과 겹치지 않도록 아예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대체복무는 제외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박주민 의원(왼쪽에서 다섯, 여섯번째)과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등 사회단체 대표들이 지난달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입법 촉구 국회-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박주민 의원(왼쪽에서 다섯, 여섯번째)과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등 사회단체 대표들이 지난달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입법 촉구 국회-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의 1.5배 vs 2배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 관련해선 대체로 여당보다 야당이 더 긴 복무 기간을 법안에 담았다. 민주당의 박주민ㆍ전해철 의원은 육군 병사의 의무 복무 기간의 1.5배로 대체복무 기간을 제시했다. 현재 육군 병사의 의무 복무 기간은 21개월이니 31.5개월가량인 셈이다. 반면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한국당 이종명 의원, 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육군 병사 의무 복무 기간의 2배로 대체복무 기간을 제시했다. 김학용 의원이 추진하는 법안에는 현역병 가운데 가장 복무 기간이 긴 공군(현재 22개월)의 2배로 규정될 예정이다.  
 
2018년 새해 첫 입영행사가 지난 1월 2일 충남 논산훈련소에서 열리는 모슷ㅂ. 부사관 후보생 등 입영장병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2018년 새해 첫 입영행사가 지난 1월 2일 충남 논산훈련소에서 열리는 모슷ㅂ. 부사관 후보생 등 입영장병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양심까지 포함” vs “종교적 신념만”
병역거부자 중 어떤 이들에게 합법적 대체복무를 허용할 것인지도 여야의 의견이 갈린다. 핵심은 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까지 법적으로 병역거부 사유로 인정할지 여부다.
 
여당 의원 법안에는 대체복무 대상자를 ‘종교적 신념 등 개인의 양심을 이유로’(이철희 의원) 또는 ‘종교적 신념 또는 헌법상 양심을 이유로’(박주민 의원) 병역을 거부한 이들로 규정했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지난 1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친 부사관 후보생이 수통으로 물을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경보가 발효된 지난 1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친 부사관 후보생이 수통으로 물을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야당은 ‘종교 등 개인의 신념을 이유로’(이종명 의원), ‘종교적 신념 등 개인의 가치관, 세계관 신조 등을 이유로’(김중로 의원) 등으로 ‘양심’은 사유로 포함하지 않았다. 김학용 의원은 명확하게 대체복무 요원 신청 대상에 ‘개인의 양심’에 따른 거부자는 제외하고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대체복무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양심은 제3자가 판단할 수 있는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자칫 또 다른 인격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정안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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