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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근(1928~2007)

먹인 듯 흙인 듯 
'다색'(1980), 마포에 유채, 181.6x228.3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다색'(1980), 마포에 유채, 181.6x228.3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수화 김환기의 사위’라는 수식어는 얼마나 무거웠을까. 작가 윤형근(1928~2007)에게 자신을 옥죄던 수식어를 끊어내고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거듭나게 한 것은 울분이었다. 1973년 숙명여고 미술교사 시절 중앙정보부장의 입김으로 부정입학한 학생의 비리를 따졌다가 갖은 고초를 겪고 난 뒤, 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캔버스 위에 삭였다. 하늘을 뜻하는 청색(blue)과 땅을 뜻하는 암갈색(umber) 물감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을 커다란 붓으로 푹 찍어 날 것의 면포나 마포 위를 내리그었다. 테레핀유를 듬뿍 머금은 물감은 스멀스멀 캔버스를 번져가며 하늘의 뜻을 전했다.  
 
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에는 대표작 ‘천지문’ 연작을 비롯해 드로잉, 아카이브, 각종 소장품 등 180여 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다색’(1980)은 광주 민주화 항쟁 직후 제작된 것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과 달리 직선이 아닌 넘어지는 도미노 같은 사선과 아래로 주르륵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물감 자국이 작가의 격앙된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손때 묻은 골동과 일기, 아틀리에까지 그대로 옮겨놓은 8전시실까지 둘러보아야 관람을 마쳤다 할 수 있겠다. 성인 4000원.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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