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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배기 식재료를 찾아서

 『위대한 식재료』
저자: 이영미 출판사: 민음사 가격: 1만 6000원

저자: 이영미 출판사: 민음사 가격: 1만 6000원

 대중예술 연구자 1세대 중 손꼽히는 연극·방송·가요 평론가 이영미(57)는 음식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아버지는 개성, 어머니는 전북, 남편은 경남 출신으로 식탁이 수다의 원천이 되는 세 집안에서 팔도 음식을 두루 맛보며 키워온 내공이 상당하다. 한동안 경기도 이천에 살면서는 직접 텃발을 가꿨고, 장(醬)은 물론 맥주까지 담가 먹었다. 그저 먹기만 하는 미식가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책은 『팔방미인 이영미의 참하고 소박한 우리 밥상 이야기』와 중앙SUNDAY S매거진에 연재했던 『나를 위한 제철 밥상』에 이어 6년 만에 내놓는 음식 에세이다. 맛과 향과 영양이 가장 풍부한 계절에 산지 생산자를 찾아가 만나 가장 맛있고, 건강하고, 올바른 식재료가 어떤 것인지 꼬치꼬치 묻고 정리한 기록이다. 중앙일보에 연재한 기획을 대폭 보완해 이번에 출간했다.  
 
 책은 소금·쌀·계란·돼지고기 같은,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품목에 초점을 맞춘다. 유기농과 친환경 재료는 일반적인 식재료와 도대체 뭐가 얼마나 다른 것인지, ‘합리적 의심을 품는 좀 까다로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게 소금이다. 천일염·제재염·정제염에 대한 소개에 이어 왜 천일염인지, 토판염과 장판염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기 위해 목포에서 배로 3시간이나 가야하는 전남 신안군 신의도로 들어갔다. 정성들인 노동의 결정체인 우윳빛 특품 토판염을 경험하고, 그보다 더 윗길인 ‘바람꽃 소금’까지 눈과 입으로 맛보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맑고 투명한 색보다는 하얗고 뽀얀 색이 많이 나는 소금, 만져 보아 잘 부수어지는 소금이 좋다는 염전 대표의 팁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쌀 이야기도 재미있다. 쌀의 고장 이천에서 살았던 저자는 하나로마트만 이용해 이천쌀을 샀단다.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타지역에서 키워 수확한 후 이천의 정미소에서 도정한, 이른바 ‘가짜 이천쌀’을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디서 키운 쌀인지 포장지 뒤편 작은 글씨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귀띔이다. 이웃 양평군이 무농약 재배로 쌀을 키운다는 소리에 다시 양평쌀로 바꿨다는 저자는 그제야 경북 문경 오지에서 유기농 벼농사를 짓는 후배로부터 쌀을 사먹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농약을 치지 않은 지 2~ 3년이 지나자 메뚜기들이 돌아왔고, 그러면서 노인들의 메뚜기 장조림 반찬 만드는 솜씨도 돌아왔다는 대목은 왠지 짠하다.  
 
 개인적으로 꿀에 관심이 많아 막바로 페이지를 펼쳤다. ‘외삼촌 꿀도 믿지 말라’는 게 바로 꿀의 세계 아니던가. 저자는 “알아야 속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숙성 꿀’ ‘완숙 꿀’ ‘봉개 꿀’이 어떤 것인지만 알아도 실패율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천차만별 복잡다단한 꿀의 등급화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질랜드 마누카꿀은 항균 효능의 요소를 수치화하는 방식으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신뢰를 높인 덕분에 2.4kg짜리 병이 50~10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임에도 잘 팔리고 있으며, 우리도 제대로 된 등급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문제가 부각될수록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많이 먹는 시대는 지났고, 사람들은 좋은 걸 조금 먹으며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면, 이 책은 첫 단추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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