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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정시 늘어, 중3들 자사고·외고로 몰릴 수도

김경범 교수의 2022학년도 대입안 문답풀이
김경범 교수. [연합뉴스]

김경범 교수. [연합뉴스]

대학입시는 정부가 재료를 만들고 대학이 요리합니다. 그런데 정작 대학입시를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정부와 대학의 의도와 다르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어제 정부가 2022학년도 대입안의 얼개를 발표했습니다.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 않지만 다음의 질문과 대답을 통해 정부 발표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재수생, 강남 지역 학생도 다소 유리
실제 소폭 증원, 정시 올인은 위험

수능 조합 복잡해져 대학 발표 봐야
내신 안 좋으면 수시 선택지 줄어
현 중1학생까지 적용 될지는 미지수

 
일반고와 자사고와 특목고, 아이를 어디에 보내는 게 좋을까요?
2022학년도 발표안이 과학고와 영재고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개 일반고 학생들은 수능보다 내신이 높고 외고와 자사고 학생들은 내신보다 수능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시모집이 늘어나면 수능 성적이 좋은 자사고와 외고가 유리합니다. 재수생도 유리해지고 강남 지역도 나쁘지 않습니다. 상위권 대학들이 정시를 확대한다면 외고와 자사고를 골라 진학하는 것이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보다 조금 유리할 수 있습니다. 대신 수시모집에서 교과전형은 포기해야 합니다. 외고와 자사고 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잘 대비하는 학교라면 더 좋을 겁니다.
 
수시·정시모집 비율이 달라지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대학은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정원의 30% 이상으로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시 확대 정책이 적용되는 대학은 모든 대학이 아니라 고려대·서울대·포스텍 등 몇몇 대학에 국한됩니다. 다른 주요 대학들은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30%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이기 때문에 미세 조정만으로 충분하거나 영향이 없습니다. 고려대·서울대·포스텍에는 두 가지 선택지(▶기존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여 교과전형을 30%로 늘린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여 정시모집을 30%로 늘린다)가 있습니다. 수시·정시 비율 변화는 기존 전형 요소 간 비중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학생이 대학입시를 위해 준비할 내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입시전략을 세우기가 좀 복잡해졌습니다. 여전히 학생은 좋은 교과 점수와 좋은 수능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과와 수능의 비중 차이는 미미합니다. 하지만 수능 영향력 확대가 주는 심리적 효과는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문제풀이 수업이 확대될 수도 있고, 사교육에서는 마케팅 재료로 활용할 것 같습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달라진 수시모집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2022학년도 수시모집은 주로 학생부(교과와 비교과)로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커지지 않습니다. 현재 수시모집은 학생부 외에 논술전형(2020학년도 3.5%)과 특기자전형이 있고 적성고사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논술전형과 교과 위주의 특기자전형은 더 줄어들거나 없어지고 적성고사는 폐지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입시의 기본 축은 수능 점수와 내신 점수입니다. 수능보다 내신이 좋은 학생들은 현재처럼 수시모집을 최대한 활용해야 유리하므로 학생부에 기록되는 학습활동을 더욱 충실히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현재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신보다 수능이 좋은 학생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수시모집에서의 선택지는 크게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 학생들에게는 두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첫째, 내신이 낮더라도 수시모집을 포기하지 말고 학습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한다. 둘째, 정시모집을 위해 수능에 더욱 집중한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비율은 7대 3이고 여전히 수시모집 선발 인원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만 매진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수능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기존의 영어와 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한문이 절대평가 영역으로 추가됐습니다만 이 영역이 합·불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대학들이 수능 점수 환산과 응시영역 지정을 어떻게 할지에 따라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수능 응시영역 조합이 많아져 대학의 점수 환산 방식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국어와 수학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세분됐고, 탐구영역도 사탐과 과탐 구분 없이 두 과목 선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각 영역의 비중과 점수 환산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어에서는 두 선택과목(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수학은 선택과목 3개(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탐구영역의 선택 조합은 더 복잡합니다. 17개 과목(사탐 9과목과 과탐 8과목) 중에서 두 과목을 선택합니다. 선택과목이 더 확대되면서 수능이 복잡해졌는데, 일부 대학은 선택과목을 지정하게 될 겁니다. 어떤 공과대학은 수학에서 기하를 지정하고 탐구에서는 과학 Ⅱ 과목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 내에서도 학과 사이에 복잡한 지정 응시영역이 만들어지거나 대학들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응시영역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 셋 중에 하나 선택, 국어에서 둘 중에 하나 선택, 탐구영역에서 17개 중에 두 개 선택이라는 복잡한 응시영역 조합이 생긴 데다 대학들이 응시영역을 지정하면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예측하기 어려워집니다. 어려운 수학과 과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대학과 학과의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불리에 더해 수학과 탐구에서 선택 제한까지 생기면서 수능은 지금보다 복잡하게 됩니다. 수능 응시 전략을 세우려면 대학들의 발표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번 2022학년도 대입전형은 얼마 동안 지속될까요?
수시모집은 다양성을 지향하고 정시모집은 단순함을 지향합니다. 그런데 2022학년도 정시모집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정부가 바뀌면 반드시 수능도 달라졌습니다. 한 번의 예외도 없습니다. 현 정부는 2022년 5월까지이고, 다음 정부가 수능과 대입제도를 다시 바꾼다면 아마도 2024학년도에 수능을 바꾸게 될 겁니다. 그러므로 이번 2022학년도 대입안은 지금 중학교 2~3학년 학생에게 적용되겠지만, 지금 중학교 1학년 이하의 학생들에게도 적용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경범 교수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기금부교수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서울대 입시 틀을 만들었다. 현재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입시제도혁신분과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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