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상 최악의 폭염, 바다 대신 호텔로 피서갔다는데

기자
성태원 사진 성태원
[더,오래] 성태원의 날씨이야기 (27)
아침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침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년 여름 폭염이 우리나라 기상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각종 더위 기록을 경신하면서 지금까지 1994년이 차지했던 ‘사상 최악의 폭염’이란 타이틀을 빼앗고 말았다. 무더위가 꼬리를 내리기 시작한다는 입추(7일), 말복(16일)이 다 지났건만 폭염은 좀체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끝 모르는 폭염,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볼멘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번 폭염은 우리네 휴가 행태에 변화를 초래한 것은 물론 온열 질환, 전기료, 한반도 아열대화 등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여 놓았다. 16일 기상청 중기(10일) 예보에 따르면 오는 26일(일)까지도 전국에 대체적으로 구름이 많은 가운데 폭염과 열대야 (아침 25℃ 전후, 한낮 33℃ 안팎)가 이어질 전망이다. 폭염이란 낮 최고기온이 33℃를 웃돌아 폭염특보(주의보 및 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더운 날씨를 가리킨다.
 
2018년 여름 폭염 각종 신기록. [자료 기상청]

2018년 여름 폭염 각종 신기록. [자료 기상청]

 
살인적인 올 무더위는 “폭염도 재난”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단숨에 이끌어내게 만들었다. 사사건건 정쟁에 바쁜 우리네 여야 정치인들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폭염이나 혹한을 지진·홍수·태풍처럼 자연 재난으로 보고 관련 지원책을 담은 입법 조치에 서둘러 나선 것. 여름철 자연 재난 3총사는 폭우(홍수)·폭염·태풍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폭염이 겨울 혹한과 함께 늦깎이로 자연 재난에 합류하게 된 것은 올여름 폭염이 가져다준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태풍이 찾아오길 바랐던 여름 
7월 11일 ‘반쪽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과 열대야가 몰려와 여름 내내 기승을 부렸다. 오죽 더웠으면 주요 기피 대상 자연 재난인 태풍이 찾아와 주기를 바랐을까. 이런 적은 처음인 것 같다. 태풍이 비바람을 몰고 와 더위를 식혀주고, 한반도 상공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은 폭염의 원흉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벳 고기압의 배치를 흩트려 놓기를 염원했던 것.
 
하지만 태풍은 모두 한반도를 외면하거나 인근에서 생명이 끝나 우리를 실망시켰다. 제14호 태풍 ‘야기’, 제12호 태풍 ‘종다리’, 제11호 태풍 ‘우쿵’ 등이 하나같이 그랬다.
 
제14호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비구름이 발달하면서 11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동부지역 마리키나시에서 홍수가 발생해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저지대에 거주하는 5만4000여 명의 주민이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다. [EPA]

제14호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비구름이 발달하면서 11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동부지역 마리키나시에서 홍수가 발생해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저지대에 거주하는 5만4000여 명의 주민이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다. [EPA]

 
올해 5월 20일~8월 14일 사이(87일) 온열 질환자는 모두 4천148명이었고, 그중 사망자는 48명이었다. 전국 517개 병원 응급실을 통해 신고 된 숫자로 질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다. 지난해 동기 질환자 1천440명, 사망자 8명에 비해 질환자는 약 3배, 사망자는 6배 규모다.
 
온열 질환자의 약 32%가 65세 이상 노인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고령자와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자, 당뇨병·뇌졸중·투석 등 만성질환이 있는 노약자는 온열 질환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
 
가정에서도 에어컨을 돌리지 않고서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시민들의 태산 같은 전기료 걱정은 정부로 하여금 올해 7, 8월에 한해 한전의 전기요금 1, 2단계 누진 상한선을 100kWh씩 올리게 만들었다. 한전의 최근 적자 상황 등을 감안한 것이겠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겨우 월별로 2만원 안팎의 감액 효과가 있을 뿐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누진제 개편을 바라고 있다. 덩달아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늘어난 분위기다.
 
호캉스 ‘인기’, 해수욕장 ‘시들’
살인적인 폭염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나 관광 일정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신 수영장을 갖춘 대도시 호텔이나 리조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앙포토]

살인적인 폭염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나 관광 일정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신 수영장을 갖춘 대도시 호텔이나 리조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앙포토]

 
살인적인 폭염은 여름휴가 풍속도까지 바꿔 놓았다. 폭염에 장거리 이동이나 관광 일정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이다. 대신 수영장을 갖춘 대도시 호텔이나 리조트가 인기를 끌었다. 서울 강남, 인천, 경기, 강원 등지의 호텔 예약이 예년보다 50% 정도 는 곳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해안 주요 해수욕장, 부산 해운대 등지의 피서객은 예년보다 10% 이상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폭염은 기후 담론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여 놓았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할 경우 올 같은 폭염이나 혹한 등의 이상기후가 더 자주 출몰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이상기후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했다. 
 
15일 연합뉴스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의 내용을 인용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공동 연구진이 앞으로 5년간 지구가 ‘이례적’으로 더울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한반도 아열대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진단이 속출하고 있다. 한반도의 여름은 이제 6~8월 3개월이 아니라 5~10월 사이 5개월로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 세를 얻고 있다.
 
성태원 더스쿠프 객원기자 iexlover@naver.com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