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폭염 '도장 깨기'… 7월은 94년, 8월은 2016년 종전기록 추월

맹위를 떨치던 폭염이 잠시 추줌해진 17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서면 위로 펼쳐진 하늘에 뭉게구름이 펼쳐져 있다. [연합뉴스]

맹위를 떨치던 폭염이 잠시 추줌해진 17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서면 위로 펼쳐진 하늘에 뭉게구름이 펼쳐져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폭염은 역대 7월 중 가장 더웠던 1994년과 8월 중 가장 더웠던 2016년을 각각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94년의 7월 폭염과 2016년의 8월 폭염을 합친 '최악의 조합'이 나타난 셈이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한 달간 전국 95개 기상청 공식 측정지점의 기온을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기온은 28.8도를 기록했다. 이는 1994년(28.1도)과 2016년(26.9도)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역시 각각 34.3도, 24.4도로 가장 높았다.
 
7·8월 최고기온 모두 역대 최고 수준
지난 1일 최악의 폭염에 휩싸인 서울 광화문 광장. 오른쪽 열화상 카메라 사진에서는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되는데, 콘크리트가 뜨겁게 달아올랐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최악의 폭염에 휩싸인 서울 광화문 광장. 오른쪽 열화상 카메라 사진에서는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되는데, 콘크리트가 뜨겁게 달아올랐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올여름 폭염이 얼마나 역대급이었는지는 7~8월 최고기온 변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94년에는 최고기온이 7월 후반기(16~31일)에 33.8도로 높았다가, 8월 전반기(1~15일)가 되자 32.3도로 내려갔다.
거세기만했던 폭염의 기세가 8월 들면서 한풀 꺾인 것이다.
 
2016년에는 그 반대다.
7월 후반기에는 30.5도로 평년 수준의 기온을 보이다가, 8월 전반기에 기온이 33.5도까지 치솟으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올해 7월 후반기와 8월 전반기 최고기온이 각각 34.3도와 34.4도를 기록하면서 94년 7월과 2016년 8월을 모두 뛰어넘었다.
그만큼 이례적인 폭염이 장기간에 걸쳐 이어졌다는 뜻이다.
 
최저기온 역시 7월과 8월에 각각 24.1도, 24.7도를 기록하면서 94년 7월(23.6도)과 2016년 8월(23.7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쏟아진 폭염 기록들
전국에 최강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1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읍 일대 온도가 40도를 넘어섰다. 이날 홍천 기온은 40.6도까지 올라 관측 이래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전국에 최강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1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읍 일대 온도가 40도를 넘어섰다. 이날 홍천 기온은 40.6도까지 올라 관측 이래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서울은 지난 1일 39.6도를 기록, 종전의 기록인 94년 7월 24일의 38.4도를 뛰어넘으면서, 1907년 10월 1일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강원도 홍천은 지난 1일 41도를 기록,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했던 역대 1위인 40도를 경신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지난 2일 서울에서 최저기온이 30.3도, 강릉에서는 지난 8일 30.9도를 기록, 역대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자료 기상청]

[자료 기상청]

16일까지 기준으로 올여름 전국의 평균 폭염일수는 29.2일(평년 8.7일)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폭염일수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27.5일을 기록한 94년이 가장 많았다.

올 들어 폭염일수는 경북 의성이 43일로 가장 많았고, 폭염 최장 지속일수는 충남 금산이 37일로 가장 오래 지속했다. 
[자료 기상청]

[자료 기상청]

열대야일수는 16일까지 전국 평균이 15.7일(평년 4.4일)로 94년 16.6일 이후 두번째로 많았다.

열대야일수는 밤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올들어 열대야일수는 충북 청주가 34일로 가장 많았고, 열대야 최장 지속일수는 전남 여수가 29일로 가장 오래 지속했다.
 
‘열돔’에 갇혀 폭염 장기화 
열돔(heat dome) 현상.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아래로 쏟아붇는 바람에 기온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다.

열돔(heat dome) 현상.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아래로 쏟아붇는 바람에 기온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다.

극심한 폭염이 이렇게 길어진 가장 큰 이유는 폭염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한반도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가 티베트 고기압이 그 위를 모자처럼 덮으면서 한반도가 ‘열돔(heat dome)’에 갇혔기 때문이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94년이나 2018년 모두 한반도 주변 대기 상층에 티벳 고기압이,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됐는데, 올해는 94년보다 티벳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더 강하고 더 폭넓게 발달한 특징을 보였다"고 말했다.
티벳 고기압(왼쪽과 오른쪽 위)와 북태평양고기압(왼쪽과 오른쪽 아래)이 1994년과 2018년 모두 한반도 주변에서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으나, 올해가 94년보다 훨씬 더 강하고 폭넓게 발달했다. [자료 기상청]

티벳 고기압(왼쪽과 오른쪽 위)와 북태평양고기압(왼쪽과 오른쪽 아래)이 1994년과 2018년 모두 한반도 주변에서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으나, 올해가 94년보다 훨씬 더 강하고 폭넓게 발달했다. [자료 기상청]

이에 비를 뿌려 더위를 식혀줄 태풍들도 고기압 세력에 밀려 한반도로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실제로 제10호 태풍 ‘암필(AMPIL)'부터 제15호 태풍 ‘리피(LEEPI)'까지 최근 발생한 태풍들은 북태평양고기압을 뚫지 못하고 모두 한반도를 비껴갔다.
오히려 태풍이 불러온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고온건조해지면서 서울을 비롯한 서쪽 지역에 극심한 폭염을 유발하기도 했다.

태풍 '야기'는 한 때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고기압에 밀려 결국 중국에 상륙했다. [자료 기상청]

태풍 '야기'는 한 때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고기압에 밀려 결국 중국에 상륙했다. [자료 기상청]

94년과 2018년 모두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온난한 성질의 고기압들이 동서방향으로 늘어서 있는 기압계 특징을 보였다.
그런데 이들 고기압의 강도는 94년보다 올해 더욱 강하게 나타나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폭염와 산불 등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북반구 중위도에 동서로 길게 늘어선 고기압들. 1994년보다 올해 고기압들의 세력이 강했고, 이로 인해 북반구 곳곳에서 폭염과 산불이 발생했다. [자료 기상청]

북반구 중위도에 동서로 길게 늘어선 고기압들. 1994년보다 올해 고기압들의 세력이 강했고, 이로 인해 북반구 곳곳에서 폭염과 산불이 발생했다. [자료 기상청]

[자료: 기상청]

[자료: 기상청]

열대야 잠시 해소…19일부터 기온 다시 올라
긴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울 열대야는 27일 만에 열대야에서 벗어났다. 사진은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6도까지 오른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냉방을 한 집의 창에는 푸른색이 돌고, 열이 발생한 실외기는 밝은 노란색으로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긴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울 열대야는 27일 만에 열대야에서 벗어났다. 사진은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6도까지 오른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냉방을 한 집의 창에는 푸른색이 돌고, 열이 발생한 실외기는 밝은 노란색으로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주말인 18일과 19일에는 차고 건조한 동풍이 불면서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장기간 이어져 온 열대야가 잠시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9일 오후에 다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한반도로 확장하면서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21일까지는 33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22~23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약화되면서 기압골 또는 태풍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릴 경우 기온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feeli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