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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고갈되면 연금 못 받나요" Q&A로 풀어본 국민연금 개편안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앞으로 70년 뒤인 2088년까지 국민연금 제도를 문제 없이 유지하려면 보험료를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 손 보지 않고 두면 2057년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고, 미래 세대 근로자들이 소득의 25~38%를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 4차 재정재계산 자문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러한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ㆍ제도발전위원회ㆍ기금운용발전위원회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그동안 논의한 자문 결과를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9월말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국무회의-대통령 승인을 거쳐 10월말 국회에 제출된다. 이날 공개된 자문위원회의 국민연금 발전 방안을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재정재계산은 왜 하는건가
“재정재계산은 국민연금의 건강 검진이다. 연금 제도를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장치다. 5년 마다 향후 70년치의 연금 재정 상황을 전망하고, 재정 건전성을 진단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장기 재정 목표를 세우고, 제도를 개선한다. 독일ㆍ영국ㆍ미국ㆍ일본 등 해외 연금도 1~5년 주기로 재정재계산 작업을 한다.”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 목표가 뭔가
“위원회는 70년 뒤 한 해동안 지급할 연금액 보유를 목표로 잡았다. 2088년 1월 1일 그 해에 지급할 1년치 연금액을 보유한다는 의미다. 1~3차 재계산 때는 재정 목표가 없었다.”    
 
70년 뒤 상황을 어떻게 내다보고 추계한다는건가..
“인구, 거시경제, 기금투자수익률 전망치를 변수로 놓고 시뮬레이션 했다. 자문위원회는 이번 재정 추계의 핵심 키워드를 ‘저출산ㆍ고령화ㆍ저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세 가지 모두 재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 가운데 기금 고갈 시점을 당기는데 가장 크게 작용한 변수는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실질임금상승률ㆍ실질금리ㆍ물가상승률ㆍ기금투자수익률 모두 3차 때에 비해 낮게 전망됐다. 임금상승률 하락은 보험료 수입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냈고, 낮은 금리는 기금운용수익률을 떨어트릴 것으로 보인다. 인구 전망치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반영했다. 장래인구추계 요소(출산율ㆍ기대수명ㆍ국제이동률 등)가 모두 중위(중간수준 전망)일 경우 합계출산율은 2020년까지 1.24 수준에 머무르다 2040~2088년까지엔 1.38을 유지한다. 인구추계 요소에서 출산율 부분만 저출산 상황을 가정하면 합계출산율은 2030년에 1.07까지 떨어진 뒤 2088년까지 1.12 수준이된다. 2050년 노인인구는 1881만명까지 늘어, 노인인구 비율(38.1%)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기대수명은 2088년 남성이 90.8세, 여성이 93.4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국민연금 기금은 어떻게 되나
“현재 634조원인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향후 23년간 계속 늘어난다. 2041년 1778조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쌓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2057년 완전히 고갈된다. 3차 재계산 때는 2043년 2561조원까지 쌓이고, 2060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상황이 나빠졌다. 5년 새 예상 기금 최대치가 783조원 줄었고, 고갈 시점은 3년 당겨졌다. ”  
 
 
기금이 왜 고갈되는건가
“국민연금은 가입자 모두가 자기가 낸 돈 보다 많은 연금을 받도록 설계돼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기금 고갈이 될 수 밖에 없다. 수익비(낸 돈 대비 받는 연금액)는 저소득층 일수록 높다. 소득재분배 기능이 강해서다. 20년 가입자 기준으로 최저 보험료인 2만6100원을 내는 저소득층은 7.8배를 연금으로 돌려받는다. 반면 최고 보험료인 40만4100원을 내는 고소득층은 1.4배를 돌려받는다. 올해 기준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는 2182만명, 노령 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367만명이다. 나가는 돈보다 걷히는 돈이 많아 기금이 쌓이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30년 뒤 역전된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기금이 소진된다.”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건가  
“그렇지 않다. 다만 고갈 시점 이후 미래 세대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이 추세면 2057년 가입자는 소득의 24.6%를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2088년엔 28.8%까지 보험료율이 올라간다. 이번 재정추계 때는 통계청 장래인구 전망의 중위수준 출산율(1.35명)을 변수로 놓고 시뮬레이션했다. 만약 출산율이 지난해 수준(1.05명)으로 계속 바닥인 상황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57년 보험료율은 26.4%, 2088년엔 37.7%까지 치솟는다.”  
 
고갈시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재정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으로 지금부터 보험료를 더 걷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연금수령개시 연령을 높여 나가는 연금액을 줄여야 한다. 자문위원회는 아무리 지출을 줄이더라도 보험료율 인상 없이는 현실적으로 제도 유지가 어렵다고 봤다. 지금도 월 연금액이 얼마 안돼 ‘용돈연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액의 비율)을 더 손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 소득대체율은 45%이고 매년 0.5%p씩 떨어져 2028년 40%가 된다. 이를 더 떨어트리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연금의 핵심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대안이 뭔가.
“자문위원회가 제시한 대안은 두 가지다. 1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내년에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11%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2034년에 12.31%로 올리고, 2048년부터는 5년마다 재정재계산을 해서 보험료율을 인상할지 여부를 논의 하자고 했다. 이때 보험료율 조정의 목표는 30년 이후에도 그해 지급되는 연금액 이상의 기금이 유지되는 값으로 정했다. 그렇게되면 매번 재계산때마다 자동적으로 보험료율이 조정될 수 있게 된다. 2안은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로 낮추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대신 2088년까지 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2029년까지 보험료를 13.5%까지 올린다(1단계 조치). 그런 다음 65세(2033년까지 단계적 상향)인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올린다. 위원회는 2038년부터 1세씩 올려 2043년까지 67세로 올리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두가지 대안 중 어느것을 택하더라도 보험료는 2~4.5%포인트 오르게 된다. 이는 1998년(직장 가입자 기준) 이후 20년만에 첫 보험료 인상이다.”
 
 
최근 논란됐던 가입상한연령 상향 조치는.
“위원회는 연금 가입 상한 연령을 60세 미만에서 2033년까지 65세 미만으로 올리는 걸 제안했다. 수급권을 확대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현재 60~64세 근로자만 해도 200만 명이 넘고 앞으로 더 늘어난다. 지금은 60세 이상인 경우엔 본인이 원할 때만 가입한다. 보험료 전액을 내지만 이렇게 바꾸면 앞으로는 직장인일 경우 회사가 절반을 낸다. 소득이 없으면 납부예외자가 돼 안 내도 문제가 없다. 2033년까지 65세로 올라가는 연금 수령 개시 연령과 일치시키기 위한 조치다. 노후에 연금을 받기 위한 최소가입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한 사람은 추가로 채워 수급권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위원회는 실질 은퇴 연령(54~55세), 법정 정년(60세) 등을 감안해적극 권고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처럼 국가의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나.
“위원회는 현행 국민연금법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법 해석상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국가가 책임을 부담한다고 봤다. 명문화를 하지 않는 현행 유지가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 다만 보험료 인상 등의 제도개혁을 추진할 때 국민의 불안감 해소ㆍ지지 확보 차원에서 ‘추상적 보장책임 규정’이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위원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을 깎는 제도도 유지되나
“현재 국민연금 수령액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기초연금을 깎는 연계 감액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위원이 기초연금 연계 감액 제도를 폐지하는데 동의했다. 국민연금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 두 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중복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기초연금의 재정 문제, 국민연금 가입 못한 초기 세대 노인을 위한 보완 대책이라는 점을 고려해 유지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위원회는 앞으로 추가 검토가 핗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제도 개선 방안은
월 468만원으로 돼 있는 보험료를 부과하는 소득 상한도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은 소득이 월 468만원이 넘어도 이걸로 간주해 9%를 보험료로 낸다. 가입자의 14.16%가 상한선에 걸려있다. 첫째 자녀부터 12개월씩 출산 보너스(연금 가입기간을 얹어주는 것)를 도입한다. 지금은 둘째부터 부모에게 가입기간을 얹어준다. 군 복무 보너스를 현재 6개월에서 앞으로 전 복무기간으로 확대한다. 또 유족연금 지급률을 가입기간에 따라 40~60%로 차등하던 것을 60%로 늘린다. 분할(이혼)연금 수령 자격을 혼인기간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축소한다.  
 
자문위원회가 제시한 방안은 당장 시행되나
“아니다. 정부는 위원회가 제시한 자문안을 바탕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해 9월 중으로 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게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국민연금심의위원회와 국무회의 등을 거친 뒤 대통령 승인을 통해 최종적으로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확정된 정부안은 10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연금 개혁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보면 된다.”
이에스더ㆍ이승호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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