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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60년대 후반 핵미사일 배치 추진"(아사히)

일본 정부가 1960년대 후반 핵무기 배치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의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1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이 배치하려했던 무기는 핵무기를 탑재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이다. ABM은 미국이 동서냉전시기에 소련, 중국과 대립하면서 개발한 것으로, 핵폭발을 이용해 적의 미사일을 2단계에 걸쳐 무력화시키는 시스템이다. 미국 닉슨 정권 때 소련과 ABM 제한 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실제 배치되지는 않았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의 ABM 배치 논의는 미 정부가 비밀지정을 해제한 미·일안전보장고위급사무레벨협의(SSC)의 의사록 등에 기록이 남아있다. SSC는 지금도 미·일 외교·국방당국자간 고위급 협의로 지속되고 있는 협의체로 1967년에 발족됐다.
 
일본 방위성이 지난해 공개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PAC-3' 배치 훈련 장면. 2017.6.21 [교도=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이 지난해 공개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PAC-3' 배치 훈련 장면. 2017.6.21 [교도=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1967년 5월 첫 회의부터 3차 회의까지 일본 측은 ABM에 관심을 보였고, 미국 측이 이에 응하는 형태로 이 문제가 다뤄졌다.
 
첫 회의에서 미국 측은 ‘대통령용 자료’를 토대로 ABM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 측은 당시 우시바 노부히코(牛場信彦) 외무사무차관이 일본을 겨냥한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ABM으로 요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2차 회의에선 존슨 주일대사가 “일본의 의향을 확실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3차 회의에선 요격 고도에 따른 지상의 방사능오염 여부, 자위대에서의 운용 등을 검토할만큼 구체적인 논의도 이뤄졌다. 일본 측은 중국의 핵 미사일 방어를 위한 대응 차원에서 ABM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미국 측은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 추진을 막기위해 ABM 배치를 긍정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험프리 미 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는 사토 에이사쿠(왼쪽) 일본 총리 [중앙포토]

험프리 미 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는 사토 에이사쿠(왼쪽) 일본 총리 [중앙포토]

 
그러나 아사히 신문은 이 시기에 일본 정부 '비핵'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ABM 도입 논의를 극비리에 동시 진행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당시 총리는 국회에서 "핵을 갖지 않는다", "들여오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1967년 12월에는 "핵을 만들지 않는다"는 답변을 더해 비핵 3원칙을 표명했다. 
 
그러다가 1968년 4월 4차 회의에서 일본 측의 희망에 따라 ABM 배치 협의가 의제에서 제외됐고, 배치 논의도 중단됐다.
 

긴키(近畿)대학 요시다 신고 준교수는 ABM 논의가 중단된 배경에 대해 “국민의 반핵 감정이 높아지고, ABM 비용대비 효과, 주변국의 경계감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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