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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7% 껑충, 쌀값의 반란

최근 쌀값이 전년동기대비 37% 올랐다. 햅쌀(2017년산 80㎏ 기준) 산지가격(생산지 유통업체 출하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17만705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만 해도 12만원대였던 쌀값이 5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쌀값은 왜 이렇게 갑자기 오른 걸까.
 
쌀값 상승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2017년 쌀 생산량 감소 ▶정부의 쌀 매입 ▶쌀값 상승 기대감에 따른 농가 출하 지연이라는 3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단 지난해 쌀 생산량이 줄었다. 2017년 전국의 쌀 생산량은 397만t으로 2016년 419만7000t보다 5.3% 감소했다. 올해도 극심한 가뭄과 폭염,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적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가운데 정부는 작년 생산량 중 18%를 사들였다. 2017년 쌀 산지 가격이 12만원(80㎏ 기준)대까지 폭락하다보니 정부가 나선 것이다. 농식품부는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진 쌀값을 회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고 밝혔다. 정부가 쌀을 사들이자 산지 유통업체 쌀 창고의 재고는 당연히 줄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 물량은 34만4000t으로 5년래 가장 적은 수준이 됐다. 정부가 나라 곳간에 쌀을 채워 넣어 쌀값 하락을 막아준 셈이 됐다. 문제는 정부가 여기에 수조 원의 재원을 투입했다는 점이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벼 농가 보호와 쌀값 안정을 위해 쓴 예산은 직불금(1조4900억원)을 포함해 2조5000억원 이상이다.
 
정부의 ‘실탄 투입’으로 쌀 산지 가격은 일단 17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런데 정부의 쌀 비축은 벼 농가에 새로운 ‘시그널’을 준 셈이 됐다. “올 가을에도 쌀 가격이 현재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농가들이 쌀 출하를 미루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쌀 매입→쌀값 상승→농가의 출하 지연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쌀값 급등이 나타난 것이다.
 
쌀값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놀란 정부는 비축해둔 쌀 풀기에 나섰다. 지난 2일 쌀 4만t을 시장에 공급했다. 쌀 풀기는 올해 4월과 6월(18만2000t)에 이어 벌써 3번째다.
 
농업계에선 쌀값 상승을 ‘쌀값 정상화’라고 이야기한다. 2013년~2016년 풍년으로 쌀만 거의 유일하게 값이 내렸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는 1.3~1.9% 상승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라면 1개가 800원인데 쌀은 한 공기에 240원이다”면서 쌀값이 지나치게 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쌀값이 내려도 쌀 소비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1인당 쌀 소비는 61.8㎏으로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쌀이 안 팔려도 물가와 생산비는 오른다. 쌀농사를 지을수록 손해가 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쌀 목표가격을 물가인상률과 연동해 농업인들의 소득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농업소득보전법 개정안’(이춘석 의원 발의)이 나왔지만,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 반영’은 문재인 대통령의 농업 공약이기도 하다.
 
이개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산지 쌀값 17만5000원대는 아직도 부족하며 쌀 목표가격은 19만4000원은 돼야한다”고 발언했다. 올해는 5년마다 돌아오는 쌀 변동직불금(2018∼2022년산(産) 쌀) 목표 가격을 정하는 해다. 변동직불금제는 추곡수매제를 폐지한 대신 2005년 도입됐다. 쌀값이 목표 가격을 밑돌면, 정부가 변동직불금제를 통해 일부를 농가에 보전해준다. 5년 전엔 목표가격이 80㎏당 18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윤소하 의원 등은 80㎏당 22만3000원을 제안했고, 일부 농업인 단체는 24만원까지 요구중이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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