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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가로막힌 입국장 면세점, 이번엔 도입될까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승객들이 짐을 찾고 있다. 그 뒤로 셔터가 내려진 입국장 면세점 예정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승객들이 짐을 찾고 있다. 그 뒤로 셔터가 내려진 입국장 면세점 예정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17년간 가로막혔던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마침내 성사되려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도입방안 검토를 지시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14일에는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밝혔고,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관련 법안(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한국 면세 업계의 경쟁력 강화, 내수 활성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객 입장에선 출국 시 구매한 면세품을 여행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인천공항공사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려 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필요에 의해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꾸준히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지만, 관세청 등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됐다.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입국 수속 과정이 지연, 혼잡해지면서 보안 관리에 위험이 따른다”고 반대했다. 주요 항공사들은 자신들이 운영 중인 기내 면세점의 매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고 막아섰다.
 
하지만 최근 힘의 균형추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 쪽으로 넘어왔다.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다. 입국장 면세점으로 해외 소비 중 일부를 국내로 돌려 관광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출국하면서 면세품을 사는 여행객들은 여행 내내 면세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호소해왔는데, 해외여행이 보편화하면서 더는 불만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인천공항공사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차례에 걸쳐 약 2만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이 움직이자 입국장 면세점 반대 목소리를 내던 관세청 등의 관계부처들은 태세를 180도 전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탓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입국장 면세점은 전 세계 대세…70여개 국 130여 개 공항서 운영 
 
세계적 흐름을 봐도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대세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73개국 138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 국가로 한정하면 27개국 54개 공항이다. 한국에도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해 인천공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기업별로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인다. 대기업들은 대체로 “소규모로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입국장 면세점에 입찰할 의지가 있는 기업은 반긴다. 그러나 입국장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 없는 기업, 특히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은 큰 폭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입국장 혼잡으로 세관의 감시행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세계 어느 공항에서도 그런 사례를 찾기 어렵다”면서도 “입국장 면세점 설치 예정지는 입국 동선의 반대 방향 최상위 감시지역에 위치했고, 판매품목을 주류나 담배, 향수, 화장품 등 10개가량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입국 흐름에 지장을 주는 건 최소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 평면적도 총 706㎡(3개소)로 작아 세관의 감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장사를 하려고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장사를 하려는 건 아니다. 임대료가 200억~300억원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전액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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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