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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릭 없는 이더리움 가능해야 성공한 프로젝트" 에이다 창립자 인터뷰

지난 9일, 세계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 이더리움 지지자들이 발끈했다.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하고 나선 카르다노(에이다, ADA) 창립자인 찰스 호스킨슨이 자신의 트위터에 한 문장을 남기면서다.  

 
‘비탈릭에게 반박한다’. 이런 도발과 함께 주장의 근거가 되는 글을 링크로 남겼다. ‘캐스퍼(Casper)는 어떻게 우로보로스(Uroboros)와 비교될 수 있나?’라는 제목이다. 캐스퍼는 이더리움의 합의 알고리즘을 현재의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바꾸기 위한 프로토콜 프로젝트다. 우로보로스는 카르다노의 캐스퍼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이 글을 쓴 사람은 호스킨슨이 대표로 있는 개발자 그룹인 IOHK의 수석 과학자인 아겔로스 키아이아스다. 현재 영국 에든버러 대학에서 사이버 보안을 가르치고 있다. 호스킨슨은 키아이아스 박사의 입을 빌려 이더리움 진영의 기술적 결함을 지적하고 싶었다.
출처: 트위터

출처: 트위터

 
곧장 날 선 반박이 돌아왔다. 부테린은 “한심하다(pathetic)”며 “이 글에는 거짓이 들어 있다”고 일축했다.
 
부테린과 호스킨슨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스킨슨은 이더리움재단과의 블록체인 발전에 대한 견해차로 재단을 떠났다. 자신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단체인 IOHK를 설립하고 카르다노를 만들었다. 업계 양대, 혹은 이오스(EOS)를 만든 댄 라리머를 포함해 이들은 3대 천재 개발자로 통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감스럽게도 ‘먹방의 아이콘’으로 희화화 됐다. 암호화폐 가격 급락과 함께 이제 막 20대를 벗어난 그가 올린 트위터 사진에 투자자들이 분노를 쏟아낸 탓이다. 앞서 <(상)“10년 된 비트코인도 여전히 문제…성과 없다고 비난해도 갈 길 가겠다”>에 이어 지난 7월 2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출처: 블록체인파트너스서밋

출처: 블록체인파트너스서밋

 
2011년 비트코인을 처음 접한 후 완전히 암호화폐 업계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비트코인(혹은 블록체인)의 어떤 점에 그렇게 매료됐나.
“비트코인에는 정말 약간은 마법 같은 측면이 있다. 디지털 시스템을 떠올려 봐라. 디지털 음악이나 비디오에는 ‘희소성(scarcity)’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뭐든 쉽게 복제할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선 버튼 하나 누른다고 복제되지 않는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분명 디지털 세계에 속하는데도 현실 세계에서나 가능한 희소성을 창조할 수 있다. 둘째, 일단 한 번 기록되고 나면 기록된 내용을 바꿀 수 없다(immutable). 인류 역사에서 자산의 기록, 혹은 등록(registration)은 소유권을 주장하는 방법의 하나다. 이곳(블록체인)에 소유권을 등록해 놓으면 절대 소유권을 침해할 수 없다. 셋째는 탈중앙화다. 모든 의사결정을 단 한 사람(혹은 그룹)이 하는 중앙화된 구조보다 확실히 결정이 굼뜨고 판단을 잘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단 하나의 ‘중앙’에 의해 너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는 구조가 나은가. 나는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탈중앙화된 시스템에서 사는 게 더 좋다.”
당신과 함께 비탈릭 부테린, 댄 라리머를암호화폐 3대 천재라고들 한다. 이런 말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답이 다르지 않을까? 암호화폐 업계가 사토시 나카모토(비트코인 창시자)에 대해 좀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나카모토는 왜 비트코인을 세상에 내놓고 세상에서 사라졌을까. 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까. 아마 누구인지 그 정체를 드러냈다면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사토시 나카모토 개인을 숭배했을 것이다. 업계는 찰스 없이, 댄 없이, 혹은 비탈릭 없이 어떻게 시스템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카르다노에, 댄이이오스에, 비탈릭이 이더리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건 위험하다. 이런 구조에서는 절대 탈중앙화될 수 없다. 리더를 갈망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이걸 극복해야 탈중앙화로 나아갈 수 있다. 찰스 없는 카르다노가, 댄 없는 이오스가, 비탈릭 없는 이더리움이 가능해야 한다. 게다가 사람들이 ‘천재’라고 명명하는 순간 더 이상 검증을 안 하려고 한다. 그냥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려고 한다.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암호화폐 업계에는 이런 식의 (천재라고 무조건 믿고 보는) 기대가 난무한다. 위험하다. 나는 스스로 카르다노 프로젝트 이론을 각종 학회에서 끊임없이 검증받는다.
카르다노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부테린은 이더리움을 모든 것의 플랫폼이 되는 월드 컴퓨터로 만들고 싶어한다.
”저개발 국가에 금융 인프라(stack)를 제공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나 르완다에 가 봐라. 금융 시스템이 전무하다. 이들에게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고 싶다. 30억 명의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인프라의 혜택을 주고 싶다. 기존의 금융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하지만, 카르다노는 유연하고 확장성이 크며 상호 운용성이 뛰어난 금융 인프라를 이런 나라들에 (싼값에) 제공할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 측면에서는 카르다노를 업계의 벤치마크 성장 모델로 만들고 싶다. 카르다노가 먼저 가고, 그 길을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뒤따라 온다면 세상이 좀 더 나은 곳이 되지 않을까. 인터넷 시대의 넷스케이프를 봐라. 웹 브라우저, 쿠키, 자바스크립트를 만들었다. 넷스케이프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커머스는 탄생할 수 없었다. 넷스케이프의 사례처럼 설사 카르다노 프로젝트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카르다노가 업계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출처: IOHK 블로그

출처: IOHK 블로그

‘카르다노가 실패할 수 있다’는 말은 가정이라고 해도 투자자들이 싫어할 것 같다.
“나도 에이다(ADA, 카르다노를 기반으로 발행된 코인)를 많이 들고 있다. 당연히 성공했으면 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더 고차원적인 목표가 있지 않나. 돈을 버는 것과 상관없이 미션(소명)을 완성하면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30억 명의 금융소외 계층에게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면 그들은 아마 기아나 설사로 죽지 않아도 될 거다. 그간 금융이 제 기능을 못 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 기술이 가져다줄 마법과 기적을 전 인류와 공유해야 한다. 암호화폐는 공유를 위해 가장 적합한 매개체다. 지적 재산권도 없고, 통제할 수 있는 중앙집권적 존재도 없으니. 참고로, 넷스케이프는 망했지만 마크 안드레센(창립자)은 실리콘밸리 부자 중 하나다. 그는 리플에도 투자했다.”
저개발 국가의 금융 부문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스텔라(시가총액 6위 암호화폐)와 비슷해 보인다.
“제드(제드 매케일럽, 스텔라 창립자)는 훌륭한 사람이다. 그는 리플랩도 시작했다(리플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선 제드랑 나랑 비슷한 점이 있다. 우리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점(웃음). 카르다노와 스텔라는 우호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문제는 이 시장을 제로섬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구글이 실패해야 애플이 성공하는 것일까. 이들은 서로 다른 분야에 포커스를 맞춘다. 카르다노와 스텔라는 때로 협력하고 때로 경쟁한다. 절대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앞서 “알트코인 90%는 망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나.
“알트코인은 일종의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의 90%가 3~5년 안에 망한다. 심지어 알트코인은 스타트업보다 더 위험하다. 탈중앙화된 데다 전 세계 규제를 받고, 통제 불능의 요소가 사업을 망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넴(NEM) 재단은 잘못한 게 없는데 연초 코인체크(일본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NEM을 도난당하면서NEM에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 버렸다.”
그러면 어떤 암호화폐가 살아남을까.
“그걸 알면 내가 트레이더가 돼서 돈 많이 벌었겠지. 모른다. 상상해 봐라. 이더리움에 투자했는데 비탈릭이갑작스런 비행기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만, 투자하려는 프로젝트(암호화폐)가 백서대로 얼마나 잘 이행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그걸 투명하게 공개하는 프로젝트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투자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카르다노에 대해 한국 투자자들이 안 좋은 감정인 것 안다. 부자가 될 거로 믿고 돈을 넣었는데, 그 돈이 바로 사라진다면 화날 것이다. 닷컴 버블 때도 그랬다. 모든 닷컴 회사가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 줄 거라 믿었지만, 아니었다. 하지만, 이후 페이스북과 구글이 나왔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 나쁜 프로젝트는 사라지고 좋은 프로젝트는 성공해서 세상을 바꿀 것이다. 다만, 만약 투자를 통해 수천 배 수익을 낸다고 해도 그게 자신이 똑똑해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1달러 투자해서 1000달러 벌었으면 그건 그냥 운이 좋았던 거다. 스마트 계약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이더리움이지만, 이더리움이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다. 넷스케이프처럼 누가 승리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항상 투자자들에게는 자산을 분산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만약 200배 수익을 얻었다면 그건 똑똑해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요행을 믿고 베팅했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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