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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 푸틴조차 흔든 연금 개혁···文 정부 괜찮을까

“죽기 전에 연금 타고 싶다.”

“우리 호주머니 뒤지는 일을 멈춰라!”

 
국민연금 개편안 때문에 화난 한국 네티즌의 댓글이 아니다. 러시아 국민들이 거리에 들고나온 문구다.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퇴직연금 개혁안을 내놓자 국민적인 반발이 일고 있다. 연금 개혁 후폭풍에 ‘차르’(황제)조차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연금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연금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연금 개혁은 러시아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푸틴 정부가 고령화에 따른 연금 기금 적자 등을 보완하기 위한 조처를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을 남성은 60세에서 65세로, 여성은 55세에서 63세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연금법 개정안을 지난 6월 발표했다. 논란을 의식한 때문인지 러시아 월드컵 개막 전날 발표했지만, 반응이 심상치 않다.
 
월드컵이 끝나자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러시아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지난달 28일(모스크바 현지시각) 크렘린 궁에 모인 시위대는 2㎞가 넘는 거리를 행진하며 연금법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경찰 추산 6500여 명, 주최 측 추산 약 1만2000~5만 명이 거리에 모였다. 시위대는 “푸틴은 도둑놈”을 외쳤고, 그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엔 “우리 앞날을 도둑질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반대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러시아 연금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푸틴 대통령이 인쇄된 종이를 밟고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러시아 연금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푸틴 대통령이 인쇄된 종이를 밟고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것은 정부가 밝힌 연금 수급 연령이 평균 수명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의 기대수명은 66세에 불과하다. 연급법 개정안대로라면 러시아 남성은 연금을 평균 1년밖에 못 받는 셈이다. 러시아 극동 축치자치주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60.3세인데 이곳은 대부분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연금법 개정 추진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했다. 지난달 초 여론조사에 따르면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49%의 응답자만이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달 만에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 한 신문을 인용해 연금 개혁을 “푸틴 대통령의 20년 통치 기간 중 가장 위험한 개혁”이라고 보도했다.
 
각국에서 연금 개혁은 국민이 정부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뇌관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수급연령 상향 등 연금 개혁 단행했다가 역풍을 맞아 다음 선거에서 정권을 내준 사례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 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 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정부도 연금 개혁의 후폭풍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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