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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부 집·땅 주고 소득 보장 … 새 일자리 10만 개 목표”

민선 7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양복 대신 점퍼와 운동화 차림으로 일한다.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경북의 청년 일자리·고령화·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사진 경상북도]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양복 대신 점퍼와 운동화 차림으로 일한다.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경북의 청년 일자리·고령화·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사진 경상북도]

3선 국회의원에서 경북의 새 도백(道伯)이 된 이철우(63·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는 인터뷰 시작에 앞서 대뜸 신고 있던 운동화부터 들어 보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인터뷰
탈핵 막긴 어려워 정부에 대책 요구
영남 신공항 재추진 국민 무시 처사

지역화폐·로컬푸드 체계 등 도입
대구·경북 경제공동체 구축할 것

“도청 직원들이 선물해 준 운동화입니다. 열심히 뛰어 달라는 이야기죠.” 취임식 때부터 신었으니 이 운동화는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이 지사는 신발이 다 닳을 때까지 이 운동화를 신겠다고 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대구·경북(TK)을 제외한 15곳을 휩쓸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은 보수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며 ‘TK 저지선’을 지켰다. 73만2785표(득표율 52.1%)를 거둬들여 맞상대인 오중기(51) 민주당 후보(34.3%)를 17.8%포인트 차로 눌렀다.
 
이 지사는 “취임식 때 직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나는 신입사원이고 직원들은 모두 고참이니 잘 도와 달라는 뜻으로 올린 절이다. 절 값은 열정적으로 일해주는 것으로 대신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앞으로 경북의 청년 일자리·고령화·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양질의 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어떻게 실천하나.
“기업 유치에 힘을 쏟아 산업단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단 분양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 기업은행·산업은행 등 금융권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분양과 관련 있는 기관·단체 출신들을 대거 포함할 계획이다. 문화관광산업에도 만들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 국내외 대기업 직원들의 휴가 또는 연수를 경북에서 치를 수 있도록 나설 예정이다. 관광객이 몰려들면 일자리도 생긴다.”
 
경북은 농가호수·농가인구·농업소득이 전국에서 가장 많아 농도(農道)라 불린다. 농업을 살릴 정책은.
“현재 농촌사회는 노인들로 가득하다. 10년만 지나도 이들이 농사짓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거다. 청년들이 살기 좋고 돈을 벌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 농업인들을 위한 시범마을을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에게 농지와 주거지를 지원해주고 주변에 보육과 의료, 문화를 해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공사 운영으로 생산·가공·판매를 지원해 소득까지 보장해줄 방침이다. 농업은 자유시장경제에 맡겨두면 절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탈핵 시대’다. 가동 원전 중 절반을 가진 경북의 원전 정책은.
“탈핵 자체를 막긴 어렵다. 경북도는 정부에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울진군에는 해양치유센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절차에 들어간 경주시엔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를 건의했다. 피해 보상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부가 앞서 영덕군에 380억원 규모의 특별지원금을 지원했는데 이를 환수하기보다는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확정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6기 백지화 계획을 포함시켰다. 월성 1호기도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신규원전 폐지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지역의 경제적 피해는 9조5000억원 수준이다.
 
영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이미 외국 기관에 연구용역을 줘서 결과가 나온 것을 재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여기서 무슨 말을 꺼내더라도 갈등만 일으키는 것이라 이야기하지 않겠다. 다만 대구·경북을 살리기 위해선 통합대구공항 이전이 어서 이뤄져야 한다.”
 
대구와 경북의 상생협력 강화를 약속했는데.
“대구와 경북은 분리된 지 불과 37년밖에 되지 않았다. 경상도 700년 역사 동안 대구와 경북은 ‘한뿌리’였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사수,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2·28 학생운동도 모두 국난을 대구·경북이 함께 이겨낸 역사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13일 경북도청에서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등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대구·경북 한뿌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두 지역이 ‘경제공동체’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지역화폐를 만들고 경북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대구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체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취수원 이전 문제로 대구시와 경북 구미시 간 갈등이 깊다. 해법이 있나.
“대구와 경북이 한뿌리인 만큼 물로 싸워선 안 된다. 대구뿐 아니라 낙동강 하류에 있는 부산·경남 시민들도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2급수 이상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도 불안감이 씻기지 않는다면 구미산업단지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되 구미시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손해를 강요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정권 교체로 지역 홀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권을 잡았다고 무조건 야권을 무시할 수는 없다. 보수진영이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호남이 무조건 홀대를 받았던 것도 아니다. 호남이 대구·경북보다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가 더 잘 돼 있다. 경북도 호남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정부와 청와대를 찾아가 적극적으로 국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교사 → 국정원 요원 → 3선 의원 → 도지사 … 변화무쌍한 삶
1955년 8월 경북 김천시 감문면 덕남2리에서 태어났다. 대구 영남중, 김천고를 나와 경북대 수학교육과로 진학했다. 졸업 후 80년부터 경북 상주시와 의성군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평생 교편을 잡을 줄 알았던 그는 우연히 본 신문 광고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신문에 ‘국가직 공무원 채용’이라는 공고가 나 응시했는데 합격하니 국가정보원(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이었다. 85년 국정원에 몸담아 2005년 국장으로 퇴임했다. 그 해 이 지사는 고(故) 이의근 전 경북지사에게 정무부지사로 깜짝 발탁됐다. 이어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가 부임한 뒤에도 이 지사는 부지사를 역임했다. 이 지사의 다음 행보는 국회였다. 2008년 18대 총선에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해 당선됐다. 19~20대 총선에서도 내리 금배지를 달았다. 2012년 원내대표, 2013년 원내수석·경북도당위원장, 2017년 사무총장·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안동=김윤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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