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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14일 1심 선고…성 갈등 분수령 될까

김지은 전 충남도비서(왼쪽)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뉴스1]

김지은 전 충남도비서(왼쪽)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뉴스1]

편파 수사 논란을 일으킨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몰래카메라) 사건’의 가해자 여성 모델 안모(25·여)씨가 13일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여성계가 “초범에 생각보다 중형이 내려졌다”며 반발하며 성(性) 갈등이 더욱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비서 성폭력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선고가 14일 예정돼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사회적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기 대선 주자에서 피고인으로 추락한 안 전 지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14일 오전 10시 30분 마포구 법원청사 303호 형사대법정에서 안 전 지사 사건의 선고 공판을 연다. 이번 선고는 지난 3월 5일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의 최초 폭로 이후 다섯 달 넘게 달려온 이 사건의 첫 번째 법적 결론이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기도 했던 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기소 됐다.
 
법원의 선택지는 네 가지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오후 결심 공판을 마친 뒤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차기 대통령으로 여겨지던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우월적 권세와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성적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뉴스1]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오후 결심 공판을 마친 뒤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차기 대통령으로 여겨지던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우월적 권세와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성적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뉴스1]

결단만 남겨둔 법원의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다. 유죄 인정을 전제로 한 실형·집행유예·벌금형, 혹은 무죄 선고다.
 
위력 행사에 관한 판단은 법원의 선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검찰이 안 전 지사에게 적용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각 5년·2년·10년 이하다.
 
법원이 업무상 위력과 관련한 혐의를 인정한다면 강제추행 혐의도 함께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안 전 지사와 김씨의 지위상 차이에서 오는 위력의 존재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두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 집행유예보다는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업무상 위력을 인정하지 않고 강제추행만 유죄로 보면 실형까지 갈 가능성은 작아진다. 강제추행은 안 전 지사에게 적용된 세 가지 혐의 중 형량이 가장 높기는 하나 이 혐의만으로는 인신구속에 이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업무상 위력이 없었는데 강제추행만 있었다고 보는 것은 모순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판부는 앞서 안 지사에게 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압할 수 있는 유·무형의 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힘을 행사했는지, 또 이 힘이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하고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위력을 행사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고,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은 김씨가 ‘주체적인 여성’이라고 수차례 강조하며 두 사람 사이에 위력이 없었으며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의 ‘징역 4년’ 구형, 의미는?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안 전 지사를 재판에 넘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징역 3년 이하의 선고에 대해서만 집행유예가 내려질 수 있음을 고려하면 징역 4년 구형은 집행유예를 배제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방글 변호사는 13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한 것은) 연(年)수만 중점으로 보면 집행유예 말고 실형을 선고해달라는 의미로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을 인정할지 여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그간 판례를 보면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위력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기도 어렵다. 권력형 범죄에서 업무상 위력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첫 번째 판례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벌금형이나 무죄 나올 가능성은?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벌금형은 이 사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임 변호사는 “벌금형 선고는 최소한 죄를 인정하거나, 죄질이 가볍거나, 피해자와 합의를 보거나 해야 이뤄지는데 이 사건 경우 세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벌금형 가능성은 제일 낮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양측 간 다툼이 큰 사안이라 무죄 가능성도 빼놓을 수는 없다. 김씨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법원이 얼마나 폭넓게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어떤 결론이든 후폭풍 가져올 듯
[연합뉴스]

[연합뉴스]

안 전 지사의 1심 선고는 최근 부각된 젠더 이슈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관련 첫 재판으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재판 결과가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 보고 있다. 
 
안 전 지사가 유죄를 받으면 미투 관련 운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입증이 까다로운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첫 번째 판례로서 앞으로 또 다른 성폭력 재판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될 경우 미투 등 여성 운동에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울러 ‘여성 시위’가 더욱 거친 행태로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극단주의 여성 사이트 ‘워마드’ 회원들은 15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안 전 지사 선고로 성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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