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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와 ‘슬픔의 여정’ 마치고 가슴에 묻은 어미 범고래 일상으로…

무리와 함께 헤엄치고 있는 어미 범고래 [AP=연합뉴스]

무리와 함께 헤엄치고 있는 어미 범고래 [AP=연합뉴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 섬 인근에서 지난달 24일 출산 직후 죽은 새끼를 끌고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던 어미 범고래가 17일 만에 일상으로 돌아왔다.
 
12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인 NPR는 ‘탈레쿠아’(Tahlequah) 혹은 ‘J35’라는 이름을 가진 이 범고래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죽은 새끼 없이 무리와 어울려 헤엄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물 위로 밀어 올리면서 헤엄치고 있는 장면이 알려졌고, 경이로운 바다 포유류의 모정이 세상 사람들을 숙연케 했다.
 
NPR는 범고래 탈레쿠아가 죽은 새끼를 데리고 17일간 최소 1600㎞를 헤엄쳤다고 전했다.
 
죽은 새끼를 코 위에 올려놓은 어미 범고래 [AP=연합뉴스]

죽은 새끼를 코 위에 올려놓은 어미 범고래 [AP=연합뉴스]

 
탈레쿠아를 계속 지켜본 고래연구센터는 홈페이지에 “그가 슬픔의 여정을 이제 끝냈다”며 “움직임이 아주 활기차 보인다”라는 글을 올렸다.
 
모계 중심의 무리 생활을 하는 범고래의 특성상 탈레쿠아의 건강 회복은 자신뿐만 아니라 무리의 나머지 구성원, 즉 성체가 된 새끼나 다른 가족에게도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 산후안 아일랜드 고래박물관의 제니 앳킨슨 사무국장은 “통상 어미 범고래들이 사산된 새끼를 데리고 하는 ‘진혼식’이 1~2일에 그치는 데 비해 탈레쿠아는 이례적으로 긴 것이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앳킨슨 국장은 “탈레쿠아의 새끼는 사산되지 않았고, 태어나기 전 17개월간을 배 속에 있었다”며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기에 슬픔은 더욱 컸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고래연구센터는 이 범고래에게 ‘J35’라는 이름을 붙였고, 산후안 고래박물관은 ‘탈레쿠아’로 명명했다.
 
한편, ‘남부거주 범고래’로 불리는 이 고래는 현재 70여 마리만 남아있는 데다가 주요 먹이인 치누크 연어가 고갈되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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