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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계, '동명이인' 권은희에 예비경선 대거 고배

‘동명이인’ 권은희에 당한 안철수계
 
바른미래당은 11일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했는데, 국민의당 출신들이 대거 고배를 마셨다. 출사표를 낸 국민의당 출신 6명(김영환ㆍ장성철ㆍ신용현ㆍ장성민ㆍ이수봉ㆍ손학규) 중 김영환ㆍ손학규 후보만 살았다. 반면 바른정당 출신은 4명(하태경ㆍ정운천ㆍ이준석ㆍ권은희) 전원이 본선에 올랐다.
 
바른미래당 예비경선 후보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견발표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삼화 선거관리위원장, 김수민 후보, 하태경 후보, 김영환 후보, 장성철 후보, 신용현 후보, 정운천 후보, 장성민 후보, 이수봉 후보, 이준석 후보, 권은희 후보, 손학규 후보,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임현동 기자

바른미래당 예비경선 후보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견발표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삼화 선거관리위원장, 김수민 후보, 하태경 후보, 김영환 후보, 장성철 후보, 신용현 후보, 정운천 후보, 장성민 후보, 이수봉 후보, 이준석 후보, 권은희 후보, 손학규 후보,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임현동 기자

 
①동명이인에 운 안철수 측근=이번 전당대회의 변수는 안철수 전 의원 지지자들의 표심, 이른바 안심(安心)이다. 안 전 의원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안 전 의원의 측근들은 당 대표로는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을, 최고위원으로는 측근인 신용현 의원을 밀기로 했다.
손 전 위원장은 여유롭게 예비경선을 통과했지만, 신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안 전 의원 측에겐 씁쓸한 결과다. 이들이 분석하는 패배 요인은 ‘동명이인’ 효과다. 바른정당 출신인 권은희(權恩嬉ㆍ59) 후보를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權垠希ㆍ44) 의원으로 알고 표를 던진 당원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 권은희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명이인이 출마하신 관계로 당원께서 많이 혼동하시는 것 같다”며 “신 후보에 대한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린다”는 글을 적었다.
 
바른미래당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당대회 후보 소개 배너. 권은희 후보의 경우 권은희 의원과 동명이인임을 표기했다.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바른미래당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당대회 후보 소개 배너. 권은희 후보의 경우 권은희 의원과 동명이인임을 표기했다.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권 후보는 여론조사 문항에 자신을 ‘19대 국회의원’으로 소개했다. 안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전 국회의원’이 아닌 ‘19대 국회의원’이라고 하니 권은희 의원인 줄 알고 투표한 당원이 꽤 많다”며 “동명이인 우려가 현실화 됐다”고 말했다.
 
②1인2표제 변수=바른정당 출신들의 선전에는 국민의당 후보 난립이 원인으로 꼽힌다. 당원의 4분의 3 가량이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후보 난립으로 표가 분산됐다. 
반면 바른정당 측은 애초 나선 후보가 적어 표 분산이 적었다. 최근 바른정당 출신 당원들의 위기감도 한몫했다. 유승민 전 대표가 내건 ‘개혁보수’ 색채가 희미해지고, 당직자 구조조정 등에서 바른정당 출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등의 위기론이 퍼지며 표심이 결집했다.
 
바른미래당 김영환, 하태경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미래연합 주최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손 후보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뉴스1]

바른미래당 김영환, 하태경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미래연합 주최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손 후보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뉴스1]

 
9월 2일 치뤄질 본선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바른정당 출신 후보들이 더 많아진 만큼 표가 분산될 수 밖에 없다. 컷오프 결과를 지켜본 안철수 지지층의 결집도 예상된다. 특히 김영환 후보가 어부지리를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1인2표제인만큼, 1표는 손 후보를, 나머지 1표를 김 후보에게 몰아주는 전략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안철수계 당권 독점은 쉽지 않아=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은 모두 당의 화학적 결합 완성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수면 밑으로는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가 치열한 암투를 벌이고 있다. 다음 총선 공천권이 핵심이다.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은 지난 지방선거 때도 공천 갈등을 벌였다. 다음 총선 때도 공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철수 전 의원 측은 훗날 자신의 정치 복귀 기반을 생각해서라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손 후보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곧 독일로 가는 안 전 의원이 앞으로 기회를 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대위원장이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저녁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열린 '바꾸자, 서울' 총집결 유세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대위원장이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저녁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열린 '바꾸자, 서울' 총집결 유세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현재까지 판세만 놓고 보면, 전당대회 후에도 어느 한쪽이 주도권을 잡기는 쉽지 않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3명)을 선출된다. 손 후보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바른정당 출신들의 세(勢)도 만만치 않다. 여성몫 최고위원 중 1명은 바른정당 출신 권 후보가 선점했고, 하태경ㆍ정운천ㆍ이준석 후보 중 최소 1명 이상은 당 지도부에 합류하게 된다. 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지명하는 정책위의장과 최고위원 2명이 지도부에 추가 합류하지만, 당 화합을 내건 만큼 계파안배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결과적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들이 지도부를 양분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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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