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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가장 무서운 말 신용불량자 … 자녀 대학 합격도 취소

[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신용 낮으면 자녀 대학 합격 취소, 항공권도 못 사...중국 2020년 신용사회 건설 운동
 
지난 7월 불량 백신사건이 적발된 뒤 감독 당국이 뒤늦게 유통 중인 백신을 검사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20년 신용사회 건설을 목표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대형 사기 사건이 주기적으로 거듭되면서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사진=EPA]

지난 7월 불량 백신사건이 적발된 뒤 감독 당국이 뒤늦게 유통 중인 백신을 검사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20년 신용사회 건설을 목표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대형 사기 사건이 주기적으로 거듭되면서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사진=EPA]

 
중국 관영매체에 게재된 사회 신용체계 건설을 촉구하는 각종 일러스트.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민의 신용도를 수치로 평가하는 사회 신용체계 건설 운동을 추진 중이다. [사진 신화망]

중국 관영매체에 게재된 사회 신용체계 건설을 촉구하는 각종 일러스트.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민의 신용도를 수치로 평가하는 사회 신용체계 건설 운동을 추진 중이다. [사진 신화망]

#1. 중국 원저우(溫州)시에 사는 라오(饒)씨는 지난달 12일 아들이 합격한 베이징의 명문대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은행 연체금 20만 위안(약 3300만원)이 취소 이유였다. 신용불량자 라오씨는 곧 은행으로 달려가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이를 두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현대판 연좌제 논란이 불붙었다.
 
#2. “고시에서의 부정행위는 진학과 인재 선발의 공정성을 파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도 큰 손해를 끼쳤다.”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지난 7일 베이징 하이뎬(海淀) 법원의 MBA(경영학 석사학위) 시험 커닝 사기단 판결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신의성실’을 강조했다.
 
#3. 지난달 17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상반기 결산 기자회견장에서 옌펑청(嚴鵬程) 대변인은 “6월 기준 전국 법원이 집계한 신용불량자 채권추심은 1123만 건, 항공권 구매 금지는 1222만 건, 고속철도 탑승 금지는 458만 건을 기록했다”며 신용사회에 역행하는 인물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관리 내용을 공개했다.
 
중국이 2020년을 목표로 야심 찬 신용사회 건설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작은 2014년 국무원(정부)이 발표한 ‘사회신용체계건설계획개요(2014~2020)’(이하 신용개요)였다. 신용사회를 향한 로드맵인 ‘신용개요’에 대해 국무원은 “우리사회에서의 신용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체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신용우수자를 격려하고 신용불량자는 옥죄는 상벌 시스템으로 사회의 신의성실 의식과 신용 수준을 높이겠다”고 명시했다.
 
총 1만 7600여 자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인 ‘신용개요’는 정무·상무·사회·사법 4대 영역에서의 신용을 높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공무원·금융·세무·의약·사회보장·노동·지식재산권 등 각론에서 다룬 내용은 국가개조 운동의 지침서를 방불케 한다. 베이징의 한 금융 감독관은 “신용은 시장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중국인 DNA에 결여된 신용에 대한 관념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인민법원이 지난해 국가 대학원 입학시험에서 적발된 첨단 커닝 사기단 6명에게 4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는 이날 범인을 ’신용사회의 적“으로 규정하며 크게 보도했다. [사진 하이뎬법원망]

지난 7일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인민법원이 지난해 국가 대학원 입학시험에서 적발된 첨단 커닝 사기단 6명에게 4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는 이날 범인을 ’신용사회의 적“으로 규정하며 크게 보도했다. [사진 하이뎬법원망]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인민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신용중국’ 사이트의 도시별 신용 순위 페이지. 중국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가 개발한 이 사이트에는 18자리의 사회신용코드 검색이 가능하다. [사진 신용중국사이트 캡처]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인민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신용중국’ 사이트의 도시별 신용 순위 페이지. 중국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가 개발한 이 사이트에는 18자리의 사회신용코드 검색이 가능하다. [사진 신용중국사이트 캡처]

마감 시한을 2년 앞두고 신용사회 건설 운동의 추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월 6일 열린 전인대 발개위 기자회견에서 장융(張勇) 부주임은 “47개 정부 기관이 참가하는 부처 연석회의 시스템을 완비했다”며 “지역·부처 별로 나뉘었던 사회 신용코드를 18자리로 통일했다”고 밝혔다. “법이 공개를 규정한 신용정보는 ‘신용 중국(creditchina.gov.cn)’ 사이트를 통해 공개할 것이며, 이미 누적 방문 24억 회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국민과 기업에 관한 신용정보를 18자리 숫자로 만들어 통합 관리 중이라는 의미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일 일반인 9억 6000만 명과 기업 2531만 개를 신용정보시스템에 수록했다고 구체적 수치를 발표했다. ‘신용 중국’ 홈페이지에는 전국 36개 대도시와 262개 중급도시의 신용지수 순위가 공개돼있다.
 
지난 1년 간 대도시의 경우 베이징이 신용지수 87.49로 1위, 중급도시에선 쑤저우(蘇州)가 85.01로 1위를 기록했다. 2017년 베이징 신용 보고서에는 지난해 11월 19명이 사망한 다싱(大興)구 화재, 훙황란(紅黃藍) 유아원 주사침 학대사건 등 4건의 중대 신용상실 사건과 금융 및 전자상거래 블랙리스트 기업 정보 등이 총망라돼있다.
 
중국의 신용사회 건설 방법은 ‘당근과 채찍’이다. 악덕 채무자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항공기·고속철도 이용을 금지하고, 자녀의 고가 사립학교 진학도 막는 등 169가지 벌칙으로 옭아맨다. 반면, 신용우수자는 레드리스트로 특별 우대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로 인해 신용 운동이 ‘빅 브라더’ 사회를 만든다는 비판도 거세다. 클레이 챈들러 포천 아시아 편집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중국을 오웰리언 디스토피아(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이 묘사한 전체주의 사회)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인권 기구 휴먼 라이트 워치의 왕쑹롄(王松蓮)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쇼핑 습관에서 댓글까지 시민의 모든 행위를 점수로 매겨 무결점 사회를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을 누군가 감시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규를 따르는 ‘파놉티콘(거대감옥)’으로 묘사했다.
 
이에 대한 또 다른 의견도 있다.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빅 브라더’식 접근으론 중국이 구축하려는 신용사회의 긍정적 기능을 설명할 수 없다”며 “사회 신용체계는 신형 도시화 정책과 결합해 내수시장과 중산층을 확대하려는 일련의 사회 거버넌스 혁신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매긴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한 단계 떨어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열려라 참깨” 마윈의 보증금 퇴출 마법 주문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야진(押金·보증금)’ 퇴출에 나섰다. 상거래 등을 할 때 필요한 야진이 중국사회에서 불신의 상징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신 모바일 결제, 쇼핑 실적, 친구 신용도 등 핀테크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신용도를 매겨 이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증금 퇴출은 알리바바 그룹의 신용평가사 즈마신용(芝麻信用·참깨 크레딧)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와 연동해 개인 신용평가지수인 ‘참깨 크레딧’을 산출한다. 다섯 카테고리별 활동을 종합해 350~950점인 신용도를 매달 갱신한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은 협력사인 렌터카, 공유 자전거, 호텔, 통신사로부터 보증금 면제, 할인 등 혜택을 받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0년 사회 신용체계 건설을 돕는 마윈의 마법 주문은 “열려라 참깨”다. 참깨 크레딧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필자의 신용지수는 639점. 렌터카 보증금을 면제 받는 650점에 못 미치지만 공유 자전거를 보증금 없이 탈 수 있다. 참깨 크레딧 고객은 이미 미국의 개인신용 평가지수인 파이코(FICO) 스코어 고객보다 많다. 후타오(胡滔) 즈마신용 총경리는 “참깨 크레딧이 중국에 부족한 신뢰의 간극에 다리를 놓고 있다”면서 “알고리즘을 익명화·암호화해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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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