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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몸으로 들려주는 휴먼드라마" 재미 안무가 주재만

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에서 만난 재미 안무가 주재만. ’한국 무용수들에게는 깊은 미가 있다. 세계 무용계에서 점점 중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에서 만난 재미 안무가 주재만. ’한국 무용수들에게는 깊은 미가 있다. 세계 무용계에서 점점 중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재미 안무가 주재만(46)이 한국을 찾았다. 오는 17, 18일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와이즈발레단 기획 공연 ‘플레이(PLAY)’ 의 안무를 맡아서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예술감독 등 국내 대표 남성 안무가들과 함께 참여한 ‘플레이’ 공연에서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신작  ‘인터메조’(Intermezzo)’다. 국내 무용단이 그의 안무작을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지난달 26일부터 연습 중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과 무용 작업을 하며 함께 도전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와이즈발레단과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세월 한국 무용계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었다. 현대무용 전공으로 단국대 무용과 재학 당시 동아무용콩쿠르(1995)에서 수상했고, 1996년 3월 프랑스 바뇰레 안무가 페스티벌에서 ‘무용가상’을 받으며 춤 실력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해 6월 도미, 줄곧 뉴욕에서 활동했다. 현재 컴플렉션스 컨템포러리 발레단에서 부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2007년부터 안무를 시작, 2009년엔 미국 그레이스재단이 주는 ‘안무가상’을 받으며 안무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도미한 이후 22년 동안 단 네 차례밖에 방한하지 않았을 정도로 국내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어린 마음에 ‘성공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 ‘이뤄놓은 것도 없는데 한국 가면 뭐하냐’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가 무용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였다. 처음엔 발레를 배웠지만 고3 때 학원에서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수업을 받은 뒤 현대무용으로 전공을 정했다. 그는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선생님의 자유로운 춤 스타일에 큰 감동을 받았다. 자신만의 색깔이 너무나 강했다. 나도 나만이 할 수 있는 무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술에 대한 문이 열린 것 같았다”고 기억을 끄집어냈다.  
 
 자유는 무용가로서 그가 한결같이 추구해온 가치다. 발레니 현대무용이니 하는 무용의 장르 구분도 경계한다. 그는 “무용계가 대학 중심인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춤의 장르를 ‘칼’처럼 나눈다”며 “장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다른 춤의 세계를 보여준다. 내 안무작을 보고 ‘현대발레는 이렇구나’ 라고 하지 말고 ‘주재만 춤이 이렇구나’ 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그가 뉴욕을 떠나지 않은 이유도 “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선  ‘저 사람 옛날에 뭐했어?’ ‘어디에서 왔어?’ ‘누구한테 배웠어?’ 가 중요하다. 그런 벽이 깨졌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안무가 주재만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장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안무가 주재만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인터메조’는 ‘간주곡’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중간에 낀 상태’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현실의 힘든 상황을 뚫고 나갈 용기가 없어 자기 존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외면하고 싶어 자기 자신을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환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꿈도 못 꾸고 현실에도 못 있는 중간 상태  ‘인터메조’를 춤으로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시적이고 그림 같은 춤, 감정이 들어간 몸짓을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도 이번 신작에서 드러낸다. 정통 발레의 동작들도 장면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중요하게 사용된다. 그는 “춤은 몸으로 하는 대화, 휴먼드라마다. 인간이 복잡하다 보니 춤 동작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지만 체조나 서커스와는 다르다. 기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춤에는 인간미가 있어야 한다”면서 “춤뿐 아니라 무대ㆍ조명ㆍ음악 등의 여러 예술이 어우러진 종합선물로 관객들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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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