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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반인도 특등사수 될 수 있는 마법 같은 '워리어 플랫폼'








【계룡대=뉴시스】 오종택 기자 = 육군은 인구감소로 인한 병력 감축과 물론 병 복무기간 단축은 물론, 군 구조 개편으로 조정된 지상군 전력을 최첨단 개인전투장비체계로 보완하기 위한 '워리어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워리어 플랫폼은 적과 싸우는 전투 장병이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기초적이면서도 기본이 되는 전투체계를 말한다. 각개 '전투원'(워리어)이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하도록 착용하는 전투복과 장구, 장비로 구성된 '기반 체계'(플랫폼)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작업이다.

전투피복 10종과 전투장구 10종, 전투장비 13종 등 총 33종으로 구성된 워리어 플랫폼은 몸소 전투에 뛰어들어야 하는 장병에게 지급되며 임무와 부대 특성에 맞게 종류를 달리한다.

육군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한 워리어 플랫폼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실제 체험해보기 위해 지난 7일 계룡대를 찾았다.

한국형 험비라 불리는 신형전술차량을 타고 실내사격장으로 향했다. 신형전술차량은 소위 '군토나'로 불렸던 K-131과 '4분의 5톤'으로 불렸던 K-311A1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8인승용 지휘차량으로 분대 단위 탑승이 가능한 크기다. 방탄유리가 장착된 것은 물론 대인지뢰에도 끄떡없을 정도의 안정성이 돋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신형전술차량은 머지 않은 미래 우리 육군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감을 갖게 하는 시작점에 불과했다. 사격장에 도착해 이날의 주인공인 워리어 플랫폼에 대한 성일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의 설명을 듣자니 그 성능이 더욱 궁금해졌다.

실사격에 앞서 상의를 컴뱃(Combat)셔츠로 갈아입었다. 긴소매의 반 집업(zip-up) 형태의 이 군복은 통기성이 강조됐다. 땀이나 수분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건조하는 '흡한속건'은 물론 불에 강한 난연 소재로 만들어졌다. 팔꿈치 부분에는 패드가 있어 장병들의 부상 방지에도 신경 쓴 모습이었다. 몸과 하나가 된 듯 착용감도 뛰어나 군복이라기보다 고가의 기능성 등산복을 입은 느낌이었다.

방탄헬멧은 라이트와 카메라, 헤드셋은 물론 야간투시경 등 각종 부수기재를 탈부착하기 쉽도록 했다. 무엇보다 장병들의 머리 크기에 맞게 편리하게 사이즈 조절이 가능했다. 다이얼을 돌려 지지대를 늘리고 줄이는 몇 번의 조작만으로 헬멧이 머리에 단단하게 고정됐다. 헬멧이 앞으로 쏠려 시야를 방해하는 일도 사라지게 됐다.

무게를 크게 줄이고 착용감도 좋은 신형 방탄조끼와 주변 소리는 들리면서도 총격소음은 줄여주는 청력보호헤드셋까지 착용을 마치고서야 사격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워리어 플랫폼의 압도적인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실사격 기회였다. 예비군 훈련에서 M16을 쏴보기는 했지만 현재 군이 운용하는 K계열 소총을 쏴 본 기억은 17년 전 군 복무시절로 시간을 거슬러야 했다.

더욱이 실사격을 위해 주어진 총기는 우리 군에 가장 보편화된 K2가 아닌 K1의 계량형 모델이었다. 사격은 50m 거리에 가로·세로 50㎝ 크기의 원형 표적지를 두고 이뤄졌다.

처음 워리어 플랫폼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10발, 워리어 플랫폼 중 조준경, 확대경, 소음기를 장착하고 10발, 표적지가 보이지 않는 야간 상황 가정 하에 야간투시경과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이용해 10발 등 총 30발을 차례로 쐈다.

워리어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는 오랜 만에 하는 사격에 대한 긴장감과 함께 호흡을 가다듬고 조준에 신경을 쓰느라 한 발, 한 발 최대한 신중하게 격발했다. 10발 모두 표적지 가운데를 맞추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고작 10발을 사격하는데 1분을 훌쩍 넘겼다. 실제 전장이었다면 적이 한사코 내게 총부리를 겨누길 거부하지 않는 이상 선제타격을 하기란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워리어 플랫폼을 장착하고 사격에 임했다. 조준경 안에 눈을 가져다대자 빨간색 점이 보였다. 빨간색 점을 표적지 중앙에 맞추고 방아쇠를 당기면 그만이었다. 워리어 플랫폼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사격이었던 만큼 조준에 공을 들이기보다 빨간색 점이 표적 중앙과 일치한다 싶으면 과감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소음기를 장착해서인지 격발시 소음은 물론 반동도 크게 줄어 안정된 사격이 가능했다. 조준경을 사용해 5발을 쏜 뒤 표적지를 최대 3배까지 앞당겨 볼 수 있는 확대경까지 장착하고 5발을 추가로 더 쐈다. 10발을 사격하는데 30초도 채 걸리지 않은 듯 했다.

군 복무시절 이렇게 사격을 했다면 분명 모든 탄환이 표적을 크게 벗어나 PRI(사격술예비훈련) 교장으로 불려갔을 것이 분명했지만 놀랍게도 10발 모두 표적에 꽂혔다. 그것도 정중앙을 조금 벗어나긴 했어도 정확히 탄착군을 형성하고 있었다. 10발의 사격만으로 워리어 플래폼의 성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곧이어 사격장내 모든 불이 꺼지고 표적은커녕 옆 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야간사격이 이뤄졌다. 암전 상황에서 사격은 워리어 플랫폼에 대한 믿음을 한 층 더 단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켜고, 방탄헬멧에 부착된 야간투시경을 통해 정면을 바라보자 초록색 레이저빔이 표적을 향해 길게 뻗어 있었다. 가늠쇠나 조준경을 볼 필요도 없었다.

10발의 탄피가 총기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걸린 시간이 15초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과감하게 격발을 이어갔다. 불이 켜지고 표적지를 확인한 결과 워리어 플랫폼은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10발 모두 표적에 꽂혔고, 놀라울 정도로 탄착군을 이뤘다.


옆에서 장비 사용을 돕던 현역 특전사 대원도 "개인 장비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도록 장비를 세밀하게 조정하면 모두 중앙에 맞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 사격을 잘했다는 칭찬 같았지만 총을 잡아본 경험이 거의 없는 일반인도 특등사수로 변신시킬 수 있는 워리어 플랫폼의 성능을 감안했을 때 당연한 결과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최근 육군발전자문위원회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50대 후반의 한 여교수는 워리어 플랫폼 체험사격에서 놀라운 명중률을 기록했다. 특히 야간 사격에서는 10발을 모두 표적지에 넣으며 워리어 플랫폼의 놀라운 성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육군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사격 분석 결과 사격 경험이 거의 없는 초보자도 워리어 플랫폼 전투장비 미장착시 30%에 불과했던 명중률이 90% 이상으로 크게 향상됐다. 야간사격은 기존 미장착시에는 명중률이 0%에 가까웠지만 주간사격과 비슷한 90% 이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2023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상비사단 전투부대까지 워리어 플랫폼을 보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6월25일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아크부대 14진 장병들은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고 아랍에미레이트(UAE)로 떠났다. 올해 안에 특전사 1개 대대와 상비사단 1개 대대에서 시범 운용할 계획이다.

계룡대 실내 사격장 입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앞에 사격술예비훈련장이 있다. 군대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저을 PRI 교장도 있었다. '피나고, 알배기고, 이가 갈린다'는 그 훈련이다.

워리어플랫폼이 전군에 보급되면 더는 소모적인 훈련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체계적이고 실전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육군 관계자는 "워리어 플랫폼의 전력화 예산은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인 F-35 1대를 들여오는데 드는 예산보다 적다"며 "미군이나 중국 등 국방 선진국은 물론 필리핀도 워리어 플랫폼을 이미 전력화했다. 워리어 플랫폼이 계획대로 전력화되면 전장 환경은 물론 병영생활까지 많은 것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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