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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가 제품 개발에 앞서 해야 할 '이것'

기자
김진상 사진 김진상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27) 
학생에게 질문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고, 답을 먼저 말하기를 강요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심지어 그 답도 내가 정한 답만 말하기를 강요한다면 상대방은 나를 철저하게 외면할 것이다. 소위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답정너’ 정신은 갑질과 꼰대의 상징이다.
 
갑질과 꼰대 정신은 상대방이 어떤 상황과 문제에 처해있는지 관심 없이 내가 무조건 옳다는 공감 능력 제로의 상태다. 경력이 풍부한 창업가의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이 ‘답정너 갑질 꼰대‘ 정신을 제품에 쏟아붓는 것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창업가의 위험요소 '답정너' 정신 
'문제 정의'를 통해 전 직원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고객이 구매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 [사진 pixabay]

'문제 정의'를 통해 전 직원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고객이 구매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 [사진 pixabay]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고객이 원하지 않는 해결책을 만들어내거나, 심지어 고객이 원하는 해결책을 잘 담아 낸 멋진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창업가가 문제해결능력은 잘 갖추었지만, 올바른 문제를 찾아내지 못하거나 문제의 핵심을 내부 직원과 고객에게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 풀고자 하는 문제를 잘 설명해야 전 직원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고객이 구매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문제를 찾고 이를 잘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문제 정의(Problem Statement)’다. 좋은 ‘문제 정의’란 어때야 하는지 가상의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장거리 통근자는 영양가가 넘치면서도 간편한 아침 식사를 원한다. 아침 대용식 시장은 연간 7%의 성장률을 보인다. 그러나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용 식사는 영양성분 표기에 있어 신뢰할 만하지 않고 편리성도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면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게 하며 동시에 자신감 있는 몸매를 가꾸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위 가상의 ‘문제 정의’ 예시는 다음 요소를 적절히 담고 있다.
 
- 풀고자 하는 문제의 묘사: “영양가가 넘치면서도 간편한 아침 식사를 원한다.”
- 목표 고객: “장거리 통근자”
- 시장 기회: “연간 7% 성장”
- 대체 해결책의 문제점: “신뢰할 만하지 않은 영양성분과 부족한 편리성”
- 해결책이 주는 기능적·감성적 이득: “건강한 하루와 자신감 있는 몸매”
 
이렇게 정의한 고객의 문제를 다시 한번 자세히 분석해봄으로써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얼마나 고객에게 중요한지를 검증할 수 있다. 위에서 제시한 가상의 ‘문제 정의’ 사례 중 일부 문장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다음과 같이 파헤쳐 자세히 분석해보자.
 
“장거리 통근자는 영양가가 넘치면서도 간편한 아침 식사를 원한다.”
 
- 장거리 통근자는… : 이들의 평균적 페르소나는 무엇인가? 통근 소요 시간별로 어떻게 다른 특징을 갖는가? 통근 수단에 따라 어떤 특징을 갖는가?
- 아침 식사를 원한다… : 아침 식사를 정말 원하는 통근자가 있을까? 원한다면 어떤 부류의 통근자가 가장 원할까?
- 영양가가 넘치면서도 간편한… : 영양가가 넘친다는 것의 정의는 무엇인가? 간편하다는 정의는 무엇인가? 영양가가 넘치면서 간편한 형태의 식품을 만들 수 있는가? 다른 대용 식품은 무엇이 있는가?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고객에 대한 수많은 사실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전 구성원이 협력해 고객에 대한 여러 가설을 설정하고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고객이 가진 문제를 잘 정의한다면 사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고객이 가진 문제를 잘 정의한다면 사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문제 정의’ (Problem Statement) 설정의 궁극적 목적은 전 직원이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해 올바른 해결책을 제품에 담게 하고, 목표 고객이 날마다 겪고 있는 문제를 우리 기업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지지를 도출해내는 데 있다.
 
따라서 문제 정의가 잘못되면 제대로 된 해결책도 만들 수 없고, 고객의 공감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만든 해결책이 무조건 당신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답정너로 비쳐서 구매 의욕을 크게 저하한다. 
 
사업을 잘 하려면 고객 문제를 파악하는 일부터  
Minimum Viable Product(MVP), 전체 개발 주기에서 제품에 대한 기능 및 지속적인 개발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단계 까지만 구현된 제품. [자료 Crisp’s Blog]

Minimum Viable Product(MVP), 전체 개발 주기에서 제품에 대한 기능 및 지속적인 개발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단계 까지만 구현된 제품. [자료 Crisp’s Blog]

 
수요가 있어야 공급도 있다. 수요는 고객이 가진 문제로부터 창출된다. 따라서 고객의 문제는 사업 이유의 근원이다. 고객이 가진 문제를 잘 정의함으로써 제품의 어떤 기능을 먼저 개발하고, 어떤 고객에게 무엇을 강조해서 어떻게 홍보해야 하는지 단초를 제공하는 등 더욱 사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제한적인 자원으로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스타트업에게 올바른 고객 문제 정의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제품을 팔기 전에 문제를 먼저 팔 수 있다면, 이 문제에 절실하게 공감하는 잠재적 고객이 모여서 제품개발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소위 린스타트업 경영의 ‘최소 기능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MVP))’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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