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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도 깨는 극초음속 무기···한발 앞선 중·러, 긴장한 미국

중국산 극초음속 비행체 ‘싱쿵(星空)-2호 로켓’ [사진=참고소식]

중국산 극초음속 비행체 ‘싱쿵(星空)-2호 로켓’ [사진=참고소식]

중국이 마하 6의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미·중·러 세 나라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국제전문지 ‘참고소식(參考消息)’은 9일 “극초음속 무기가 대국 게임의 새로운 방향이며 중국과 러시아가 우위를 보인다”며 미·중·러 세 나라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현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중국 항천공기동력기술연구원(航天空氣動力技術硏究院·CAAA)에 따르면 극초음속 비행체 싱쿵(星空)-2호 로켓이 지난 3일 중국 서북부의 시험장에서 발사됐다. 싱쿵-2호는 발사 10분 뒤 본체가 회전 비행한 뒤 덮개와 추진기를 분리했다. 이후 비행체 단독 비행을 시작해 탄도 회전 등 동작을 시험한 뒤 예정된 낙하지점에 진입했다. 중국산 극초음속 비행체는 3만m 고도에서 마하 5.5~6의 속도를 기록했다. 
 
시속 7344㎞로 현재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추적할 수 있는 한계인 시속 5000㎞를 가뿐히 넘어섰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기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등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높은 비행고도와 긴 사정거리 등 또 다른 장점도 갖췄다. 미군은 마하 5 이상의 비행체로 한 시간 내 지구 위 어떤 목표물도 타격 가능한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 중이다. 군사전문가는 이러한 극초음속 비행체는 ‘웨이브 라이더(Waverider)’ 디자인을 채용했다고 설명한다.
 
‘웨이브 라이더’는 영국 학자 테런스 넌바일러(Terence Nonweiler, 1925~1999)가 1959년에 창안한 유선형 극초음속 비행기다. 보통 비행기와 같이 날개로 양력을 만들어 비행하지 않고 압축 양력과 충격파 양력을 이용해 비행한다. 쾌속정이 물 위에서 보드로 압축양력을 만들어 질주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즉, 비행체 전면부의 평면과 대기권 표면이 부딪치면서 생기는 충격파에 올라타는 방식으로 양력을 만들기 때문에 ‘웨이브 라이더’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기권 상층부를 수면에 비유하면 웨이브 라이더가 비행하는 모습은 돌멩이로 물수제비 뜨는 것과 비슷하다. 
 
웨이브 라이더 설계가 만들어지면서 미국·영국·러시아 등이 1950년대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지만, 기술적 장벽에 막혀 한동안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1989년 미 항공우주국(NASA)가 미 메릴랜드 대학에서 ‘웨이브 라이더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송곳 모양의 현 웨이브 라이더 모델이 등장했다. 실용화 가능성이 처음 열린 것이다.
미군의 X-51 웨이브 라이더 극초음속 비행체 컴퓨터 그래픽 화면. [참고소식]

미군의 X-51 웨이브 라이더 극초음속 비행체 컴퓨터 그래픽 화면. [참고소식]

 
시험비행을 위해 B-52H 전폭기에 탑재된 X-51A 극초음속 비행체. [참고소식]

시험비행을 위해 B-52H 전폭기에 탑재된 X-51A 극초음속 비행체. [참고소식]

1990년대 들어서면서 미 공군연구소(AFRL, Air Force Research Laboratory ),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보잉사, 프랫 앤드 휘트니(P&W)가 연합해 대기 중의 산소를 사용하는 ‘스크램제트 엔진’을 탑재한 웨이브 라이더 시험 비행기 X-51A를 개발했다.
 
X-51A는 길이 7.62m, 무게 1.8t으로 SJX61스크램제트엔진을 탑재해 탄화수소 연료를 사용한다.
2010년 5월부터 네 차례 시험 비행을 실시해 네 번째 비행에서 비로소 성공했다. 2013년 5월 1일에는 B-52H 전폭기에 탑재해 1만5000m 상공에서 고체 로켓 추진기로 마하 4.8 속도에 도달한 뒤 스크램제트엔 진을 가동해 마하 5.1 속도로 210초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미 공군은 당시 426㎞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가장 긴 시간 동안 비행한 극초음속 비행체 기록이다.
 
중·러 후발자 추월 우려한 미국 예산 늘려
 
러시아도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적극적이다. 러시아 매체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 말 ‘레인보우’ 설계국이 암호명 X-90의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착수했다. 총중량 15t, 비행속도 마하 4.5였다. 이 프로젝트는 소련 해체 후 자금 부족으로 1992년 중지됐다가, 러시아 정부가 비밀리에 관련 기술 연구개발을 지속했다. 
2017년과 2018년 러시아 극초음속 무기 기술은 크게 성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세 종류의 극초음속 무기를 잇따라 공개하기도 했다. 3M22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최고 시속 마하 8), Kh-47M2 ‘킨잘’ 공대지 초고음속 탄도미사일(마하 10), Yu-71s ‘아방가르드'(Avangard)’ 극초음속무기 시스템(마하 20)이 주인공이다.
 
러시아 미그-31 전투기에 탑재된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 ‘킨잘’. 비수라는 뜻의 러시아어다. [참고소식]

러시아 미그-31 전투기에 탑재된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 ‘킨잘’. 비수라는 뜻의 러시아어다. [참고소식]

러시아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지르콘’. 외형이 미군의 X-51과 유사하다. [참고소식]

러시아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지르콘’. 외형이 미군의 X-51과 유사하다. [참고소식]

러시아 YU-71 아방가르드 극초음속무기 시스템 개념도. [참고소식]

러시아 YU-71 아방가르드 극초음속무기 시스템 개념도. [참고소식]

세 가지 무기 중 ‘킨잘’ 탄도미사일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는 웨이브 라이더 설계를 도입했다. ‘지르콘’ 순항미사일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외형이 미군의 X-51A웨이브 라이더와 비슷하고, 스크램제트 엔진을 채택했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2017년 6월 시험발사에 성공해 1000㎞를 비행했으며 최고속도는 마하 8을 기록했다.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은 지난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한 전략 위협 무기 중 하나다. 지금까지 자세한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하 20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무기 종류와 시험 발사 현황을 보면 러시아가 미국보다 앞서고 있다. 관련 보도가 제한돼 있지만, 중국 역시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풍동(wind tunnel) 시험 중인 중국의 DF-ZF 극초음속 무기. [참고소식]

인터넷에 올라온 풍동(wind tunnel) 시험 중인 중국의 DF-ZF 극초음속 무기. [참고소식]

미·중·러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군비 경쟁을 보도한 러시아 스프투니크 통신. [스프투니크 캡처]

미·중·러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군비 경쟁을 보도한 러시아 스프투니크 통신. [스프투니크 캡처]

 
2014년 1월 미국 펜타곤은 중국의 DF-ZF 극초음속 비행기를 WU-14로 명명했다. 영국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보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은 7차례 DF-ZF 시험비행을 진행했으며 마하 5에서 마하 10의 최고 비행 속도를 기록했다. 2020년 본격 생산 예정이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비행체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고 미 해군의 항공모함 전투단을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중국이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 성공을 공개한 것은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룬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미·중·러 세 나라의 미래 전략 무기 군비 경쟁 레이스가 본격화된 것을 의미한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후발 주자지만 기술 진보 속도가 매우 빠르다. 중·러의 추격이 거세지자 미국 국방부는 2019년 국방 예산에 극초음속무기 연구에 2억57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36% 증가한 수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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