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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이송중 구급차 사고···119대원은 운전대 놓아야 했다

지난달 2일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119구급차 사고 직후 도로 위를 기어가 환자를 살피는 구급대원. [연합뉴스]

지난달 2일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119구급차 사고 직후 도로 위를 기어가 환자를 살피는 구급대원.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119구급차 교통사고 당시 운전을 했던 대원이 트라우마로 보직을 변경했다. 긴급하게 환자 이송 시 교통사고가 나면 결국 홀로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현실의 결과다.
 
11일 광주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광주 북부소방서 산하의 한 119안전센터에서 일하던 최모(37) 소방교가 최근 근무지를 다른 119안전센터로 옮겼다. 본인의 희망에 따른 근무지 이동이다.
 
최 소방교가 운전하던 119구급차는 지난달 2일 광주의 한 교차로에서 심정지 환자 이송 중 신호를 위반하면서 교통사고가 났다. 심정지 상태의 환자 김모(91ㆍ여)씨는 사고 이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최 소방교와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구급대원 2명 등 모두 3명은 사고 10일여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사고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구급 활동에 공백이 생기는 걸 우려해서다.
지난달 2일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119구급차 교통사고 현장. [중앙포토]

지난달 2일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119구급차 교통사고 현장. [중앙포토]

 
최 소방교를 제외한 2명의 동료 구급대원은 원래 일하던 119안전센터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최 소방교는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다른 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까지도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최 소방교는 더는 구급차 운전도 하지 않고 있다. 새로 옮긴 119안전센터에서는 그동안 해온 응급환자 이송 업무가 아닌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최 소방교의 동료는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보인다. 동료들이 격려하고 있지만,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급차 운전 등 구급 업무는 소방관들 가운데에도 응급구조사 2급 이상 등 일정 자격을 갖춰야만 할 수 있다. 화재진압 역시 중요한 임무지만, 1분 1초가 사람의 생명과 직결돼 현장 경험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2015년 임용된 최 소방교는 화재진압 대원을 거쳐 상당 기간 구급대원으로 일해왔다.
 
최 소방교에 대한 처벌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최 소방교가 이송하던 김씨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인지, 사고 이전의 심정지인지 아직 가려지지 않아서다. 부검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순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급차 등 긴급 자동차는 응급환자 이송 등 긴급상황 때 신호ㆍ속도위반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고를 내면 책임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긴급상황의 시급성과 불가피성 등을 고려해 형의 감면이나 면제도 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구급대원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병원으로 달리다 보면 의도치 않은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결국 모든 책임은 구급대원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소방교는 김씨를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려던 중 신호를 위반해 주변의 차량이 구급차 측면을 들이받는 사고의 책임으로 일단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최 소방교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지 결정한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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