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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채 고문 견뎠는데…13년째 독립유공자 탈락? 왜

도산 안창호 선생(왼쪽에서 세 번째)와 조카인 안맥결 여사(왼쪽에서 네 번째)의 생전 모습. [사진 흥사단 제공]

도산 안창호 선생(왼쪽에서 세 번째)와 조카인 안맥결 여사(왼쪽에서 네 번째)의 생전 모습. [사진 흥사단 제공]

일제 강점기 때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고(故) 안맥결(1901~1976) 여사는 임신한 채 고문을 견디고도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다. 안 여사는 3·1 운동에 참여하고 임시정부 선전원과 군자금을 모집하는 활동을 펼치다가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돼 1937년 6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종로경찰서에서 고문을 당했다. 이후 안 여사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1개월여 만인 같은 해 12월 20일 만삭이라는 이유로 가석방됐다.  
 
그의 유가족은 2006년부터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 신청을 내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옥고 3개월이라는 독립유공자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다.  
 
11일 흥사단에 따르면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서훈 공적심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안 여사의 유족이 낸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여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서울 여자경찰서장을 지냈다.  
 
공적심사위원회는 2016년 안 여사 유족에게 보낸 심사 탈락 통지에서 “최소 3개월 이상의 옥고가 확인돼야 하는 공적심사 기준에 미달해 독립유공자로 포상할 수 없다”고 사유를 밝혔다.
 
안 여사의 유족은 13년째 보훈처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마땅한 방법을 못 찾고 있다.
 
흥사단은 공적심사 기준과 규정·매뉴얼을 확인하려 보훈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 거부 통지를 받았다.
 
흥사단 관계자는 "독립유공자를 포상하기 위한 공적심사 기준이나 세칙이 있다면 이를 공개해 논란을 줄이고 시민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며 "포상 내용이나 과정·절차도 국민 누구나 알기 쉽게 안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훈처는 "올해 4월부터 '옥고 3개월 이상' 조건을 폐지하고 포상 기준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또 "여성 독립운동가의 경우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정황상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포상할 계획"이라며 "올해 광복절을 맞아 26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포상했다"고 했다.
 
보훈처는 안 여사를 포함해 그동안 기준에 미달해 포상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을 우선 찾아 서훈해 나갈 계획이다.  
 
공적심사는 일반적으로 3·1절과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1년에 3차례 열린다. 
보훈처 관계자는 "안 여사를 서훈할지 올해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열리는 심사에서 우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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