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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추가 서비스 제의했다 성추행범 몰린 물리치료사

기자
정세형 사진 정세형
[더,오래] 정세형의 무전무죄(無錢無罪) (6) 
1심, 2심 무죄 현황. [사진 대검찰청]

1심, 2심 무죄 현황. [사진 대검찰청]

 
무죄 추정의 원칙. 형사 절차에서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원칙이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해서 사람들의 인식까지도 무죄로 추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겠나 하는 생각 때문인지 누군가 고소를 당해 수사만 받아도 주변에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 그 자체만으로도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유명인일수록 그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검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1심 무죄율은 1%가 채 되지 않으며, 2심 무죄율은 1심보다는 높으나 2%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728)
 
위 통계는 전체 사건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피고인 스스로 죄를 인정하는 사건을 제외하고 무죄를 다투는 사건만 놓고 보면 무죄율은 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현재 우리 법체계에서는 검사만 기소할 수 있는 기소독점주의를 취하고 있다. 수사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사건만 기소하는 것이 낮은 무죄율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1심 무죄율 1% 미만…무죄 추정 원칙 곧이곧대로 믿으면 위험
단순히 무죄 추정의 원칙에 기대어 판사님이 알아서 결백을 밝혀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형사 재판에 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중앙포토]

단순히 무죄 추정의 원칙에 기대어 판사님이 알아서 결백을 밝혀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형사 재판에 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중앙포토]

 
반대로 생각하면 검사가 유죄라고 판단해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판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누가 봐도 무죄임을 확신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발견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증거 하나로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드물다.
 
따라서 단순히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으니 판사님이 알아서 나의 결백을 밝혀 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형사재판에 임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다.
 
종전 글에서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받는 요령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 이번에는 형사재판을 받을 때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사항을 알아본다.
 
추가 물리치료를 성추행 의도로 본 수사기관 
치료 횟수를 한 번 더 늘린 물리치료사가 상습 성추행으로 고소당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다.) [중앙포토]

치료 횟수를 한 번 더 늘린 물리치료사가 상습 성추행으로 고소당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다.) [중앙포토]

 
물리치료사가 있었다. 어떤 여성 환자의 물리치료를 맡게 되었는데, 치료할수록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직업 정신이 너무 강했던 건지 아니면 너무 착했던 건지 물리치료사는 기존에 하던 물리치료 횟수를 한 번 더 늘리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추가 요금도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환자는 수 차례에 걸쳐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물리치료사를 고소했다. 물리치료사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다가 항소심에 가서야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물리치료사는 돈도 받지 않고 추가로 물리치료를 해 줄 정도면 착한 사람이라는 근거라고 주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는 굳이 안 해도 되는 치료를 추가로 하자고 한 것은 성추행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의심을 가졌다. 그 외 다른 여러 사정 또한 물리치료사에게 불리한 쪽으로 해석돼 구속까지 된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사실관계를 놓고도 정반대의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간혹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대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증거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분이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태도이다.
 
검사의 자료가 증거로 채택되지 않게 적극 의견 밝혀야
무죄를 주장하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자신에게 불리한 자료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무죄를 주장하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자신에게 불리한 자료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따라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라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자신에게 불리한 자료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형사재판에서는 어떤 자료가 증거로 채택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수사자료라고 모두 증거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증거조사를 거친 후 증거로 채택된 자료만 증거로 사용된다.

통상적으로는 검사가 수사자료를 증거로 신청하고, 피고인이 이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게 된다. 그런데 수사자료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의견을 밝힐 수 없으므로 검사가 보관 중인 수사자료에 대해 열람·등사 신청을 해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을 ‘증거 인부’라고 한다. 증거 인부엔 법률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증거에 대한 의견은 크게 ‘동의’ 또는 ‘부동의’로 표시한다. 수사자료 중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제출한 자료는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동의’ 하되,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처럼 수사기관에서 작성하거나 고소인 등 적대적 입장에 있는 사람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서는 ‘부동의’ 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전과기록조회나 금융거래 자료와 같이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거나 조작의 여지가 없는 객관적 자료에 대해서는 ‘동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후에는 증거채택 여부에 따라 채택되는 증거와 그렇지 않은 증거로 나뉜다. 채택되지 않은 증거는 증명의 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증거능력이 인정돼 남아 있는 증거에 대해서는 증거의 가치, 즉 증명력을 다투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소인이 작성한 고소장이 증거로 채택됐다면 고소장 내용을 반박할 수 있는 증인을 세우거나 다른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고소장 내용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명을 썼더라도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판사를 설득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진 pixabay]

누명을 썼더라도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판사를 설득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진 pixabay]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되고 유죄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데, 왜 자신의 억울함을 직접 밝혀야 하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다. 원론적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판사는 스포츠 경기로 치면 심판과 같은 역할을 할 뿐이다. 판사는 검사와 피고인 양쪽의 주장을 모두 들어보고 증거를 기초로 판결을 선고한다. 수사자료만 놓고 보면 유죄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채 억울하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어떻게 무죄를 선고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일단은 유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판사를 설득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자세이다.
 
큐렉스 법률사무소 정세형 변호사 jungseh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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