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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야기’ 지나가면 찬공기 남하 … 15일 이후 폭염 누그러질 듯

전국을 달구고 있는 폭염을 누그러뜨릴 ‘착한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10일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95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야기’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오키나와 남동쪽 약 5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5㎞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야기’는 일본이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별자리 중 염소자리를 뜻한다.
 
야기의 중심 기압은 994h㎩(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19m의 약한 소형 태풍이다. 태풍은 이르면 오는 13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 서쪽 해상을 지나 14일 오전에는 인천 백령도 서쪽 250㎞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광복절인 15일 오전에는 북한 청진 북서쪽 110㎞ 부근 육상에 상륙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야기의 진로가 구체화하면서 태풍이 더위에 지친 한반도를 식혀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이 지나간 뒤인 15일 이후에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폭염이 한층 누그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물론 태풍 야기가 현재까지 예상된 경로로 이동할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다. 태풍의 경우 변동성이 큰 만큼 언제든지 이동 경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던 1994년 여름에도 태풍 ‘월트’와 ‘더그’ 등이 잇따라 찾아와 더위를 식혀준 바 있다. 두 태풍 모두 별다른 피해 없이 남부 지방에 단비를 뿌리고 소멸했다.
 
그런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 충북도 내수면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옥천군 군북면 일대 대청호에서 몸길이 4~6㎝의 빙어떼가 배를 드러낸 채 집단 폐사했다. 빙어는 12~18도의 차가운 물에 사는 냉수어종이라 더위에 약하다. 수온이 25도 이상 상승하고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면 폐사 위험이 커진다. 최근 이 일대 호수의 표층 수온은 36도까지 올라간 상태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청호 호숫물이 달궈진 탓이다.
 
지역 축제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충주시는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제17회 충주 봉숭아꽃잔치’를 취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충주시는 “행사 개최를 위한 준비는 마무리됐지만 폭염과 가뭄에 고통 받는 농민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가로수가 말라죽는 등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광역시에서만 가로수 47그루가 완전히 고사해 회생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기초자치단체들이 횡단보도에 대형 그늘막을 설치하고 있지만 이 또한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늘막 제조업체는 3~4곳에 불과한데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서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16개 구·군의 그늘막 설치 계획이 한 달가량 지연되고 있다. 부산 남구는 지난달 초 그늘막 설치 계획을 세웠지만 그늘막을 구하지 못해 한 달여 뒤인 최근에서야 설치를 마무리했다.
 
부산시는 “최근 240곳에 그늘막을 설치했고 90곳가량 추가할 계획이지만 그늘막을 구하기 힘들어 언제 설치를 완료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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