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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오른 3.6㎞ 옥상정원

[비행산수 시즌2] ⑩세종특별자치시 - 기네스북에 오른 3.6㎞ 옥상정원
비행산수 세종시

비행산수 세종시

 
이제 일곱 살 된 이 도시에는 전봇대가 없다.
 
쓰레기차도 다니지 않는다. 분류한 쓰레기를 1층에 있는 투입구에 던져 넣으면 그만이다. 코 앞에 유치원과 초중고가 붙어있어 엄마들은 여유가 넘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지역은 평균 연령이 32세란다. 아이들이 그만큼 많다.
 
도로의 20%를 차지하는 자전거 길은 차도·인도와 겹치지 않는다. 도시는 온통 아파트 숲이다. 그 사이의 상가건물은 7, 8층으로 일정한데 간판들끼리 경쟁하지 않고 색깔이 튀지 않는다. 시내를 가르는 방축천 풍경은 청계천이 울고 갈 정도다. 문제는 교통 체증이다. 출퇴근길이 장난 아니다. 대중교통 위주로 설계한 도시라 차도가 좁아 그렇다. 가로수가 어려 그늘도 빈약하다.
 
세종시의 중심은 정부청사다. 건물 전체를 하나로 이어놓았다. 그 위 3.6㎞짜리 옥상정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하늘에서 보면 꿈틀대는 용 모양이다. 바람에 나풀대는 비단자락처럼도 보인다. 용의 머리에 국무조정실이 있고 꼬리부분이 문화체육부다.
 
지난 1일 옥상을 걸었다. 이날 서울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인 39.6도, 세종은 38도였다. 땡볕 내리꽂히는 길은 불가마 뺨쳤지만, 꼭대기서 둘러보는 사방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맛 못잖았다. 구역마다 주제가 달라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조롱박이 주렁주렁 매달린 터널을 지나며 포도·방울토마토·아로니아를 따먹는 재미가 달콤하다. 옥상정원 산책은 청사 홈페이지에서 오전 오후 50명씩, 하루 100명만 예약을 받는다. 일요일은 쉬고, 1·2·8월은 개방하지 않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세종시가 터를 잡은 곳은 한적한 농촌이었다. 300㎞를 북으로 파행해온 금강이 미호천을 만나 서로 방향을 트는 지점이다. 강은 다시 100㎞를 더 흘러 서해로 들어간다. 여기서 나고 자란 임재한 문화관광해설사는 말한다.
 
“이 동네는 부안 임씨 빼면 말이 안 돼요. 단일 성씨 집성촌으로는 세계 최대지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 중 99%가 임씨였어요. 출석 부를 때 성을 빼고 이름만 불렀지요. 시가지가 들어서며 3450가구는 모두 흩어졌지요.”
 
금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나뉜 도시는 서울 강남북과 닮았다. 총리실 앞으로 금강 물을 끌어들인 호수공원이 펼쳐져있다. 정부청사에서 시청을 가려면 금강을 건너야 한다. 도시는 아직 개발이 한창이다. 그림 속에 보이는 빈 공간도 곧 건물로 꽉 채워질 테다.
 
그런데 용의 등에 올라 시내 구경에 나선 저 아가씨, 신났다.


그림·글=안충기 기자·화가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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