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내면을 검색하라’ 지친 영혼 씻는 명상, IT와 만나다

[SPECIAL REPORT] 배영대의 명상만리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산다. 성공과 돈을 위해 달려가는 가운데 잊고 사는 것은 무엇일까. 세계가 명상 중이라고 한다면 다소 과장이겠지만, 적어도 미국 실리콘밸리는 그런 것 같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터를 잡고,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직장으로 손꼽히는 구글이 있는 곳. 세계 IT산업을 선도하는 ‘명상의 도시’에서 불어오는 ‘선한 영향력’의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명상이 우리 삶 속으로 깊이 들어오고 있다. 전국 초·중·고교에는 잇따라 ‘명상 숲’이 조성된다. 예전엔 생태환경이나 삼림욕을 강조했다면 요즘은 명상으로 통일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1999년 문을 연 요가명상 센터 ‘리탐빌’ 회원들의 명상 장면. [사진 리탐빌]

명상이 우리 삶 속으로 깊이 들어오고 있다. 전국 초·중·고교에는 잇따라 ‘명상 숲’이 조성된다. 예전엔 생태환경이나 삼림욕을 강조했다면 요즘은 명상으로 통일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1999년 문을 연 요가명상 센터 ‘리탐빌’ 회원들의 명상 장면. [사진 리탐빌]

◆명상과 IT의 만남=지난 5월 둘째 주 화요일, 신선이 노닐었다는 뜻의 선유도 공원(한강 양화지구)에는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30여 명이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천천히 한 발짝 한 발짝 걸음을 옮겼다. 걷기 명상. 걸으면서 자기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명상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기를 반복하면서 내딛는 발걸음에 주의를 기울인다.
 
걷기 명상은 2003년 『화』의 저자 틱낫한 스님이 방한했을 때 화제가 됐었다.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 참가자 귀에 꽂힌 이어폰. 명상을 도와주는 앱이 있다. 명상도 앱으로 하는 시대다. 한국에서 출시된 ‘명상 앱’은 3개 정도. 이제 걸음마 단계다. 미국을 중심으로 영미권에는 명상 앱이 1300여 개나 나와 있다. ‘명상산업’이 큰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헤드스페이스(Headspace)’라는 영어 유료 앱은 기업 가치만 2500억원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이날 걷기 명상을 한 모임은 ‘gPause(지퍼즈): 명상하는 창업가들’.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진행하는 창업가 및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마음챙김 명상 모임이다. ‘지퍼즈’는 본래 구글 본사의 명상 동아리 모임 이름이다. 2015년 구글 캠퍼스 서울이 개관하면서부터 지금까지 3년째 서울에서도 매월 같은 이름으로 명상 모임을 갖는다.
 
이날 행사는 한국내면검색연구소 유정은 대표가 진행했다. 명상 앱 ‘마보’ 대표이자 ‘지퍼즈’ 운영자이기도 하다. 연구소 이름인 ‘내면 검색’은 구글 본사에서 사용하는 명상 프로그램에서 따왔다. 스마트폰 검색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마음에 접속해 보라는 의미가 담겼다.
 
유정은 대표

유정은 대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유 대표는 영국에 유학해 인사·조직 분야 석사학위를 받은 후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 어느 날 구글 출신 엔지니어 차드 멩 탄의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전에는 회사 조직이 바뀌려면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것. 사람의 인식이나 마인드 세팅이 바뀌지 않으면 조직의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궁극의 목표는 일상의 행복이다. 여기에 더해 ‘선한 영향력’의 전파도 추가된다. 그 방법이 뇌를 훈련시키는 명상이었다. 다니던 컨설팅 회사를 그만둔 유정은씨는 구글의 차드 멩 탄을 직접 찾아가 그의 명상 프로그램 ‘SIY(Search Inside Yourself)’를 한국에 도입했다.
 
유 대표는 매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위즈덤 2.0’ 콘퍼런스에 5년 전부터 참가하고 있다. IT계의 저명인사들과 의학·심리학계의 명상 지도자들이 모여 토론하는 자리다. “지금 세계에서 유행하는 명상은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좀 잘나가고 의식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요.” 유 대표는 내년에 한국에도 ‘위즈덤 2.0’ 같은 콘퍼런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명상과학연구소 개설=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의학과 심리학계를 중심으로 뇌와 명상의 관계에 대한 연구논문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들어 시동이 걸렸다. 지난 3월 21일 KAIST에 명상과학연구소가 개설됐다. 명상에 과학이란 말이 붙었다. 명상은 4차 산업혁명의 촉매제로도 주목받는다.
 
신성철 총장은 “미국 하버드대·스탠퍼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에서 명상의 과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KAIST 명상과학연구소가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인공지능, 뇌 인지과학 융합연구 분야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핵심 기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대 소장으로 초빙된 미산 스님은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하버드 의대의 명상 연구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하버드대와의 공동연구 등도 기대되고 있다.
 
◆사회 곳곳 명상 바람=이미 알게 모르게 명상은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오고 있다. 지자체와 초·중·고교에서 ‘명상 숲’ 조성 등 다양한 명상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울산시 동구 명덕여중, 부산시 개성고, 충남 논산고,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초등학교와 경북 구미시 지산초등학교 등이 올해 명상 숲을 조성했다. 인천시는 23개 학교의 명상 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만 이런 것이 아니다. 전국 초·중·고에 이미 상당수의 명상 숲이 만들어져 있다. 예전엔 생태환경이나 삼림욕을 강조했었다면 요즘은 명상이란 명칭으로 통일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30일 충북 서원중학교에서는 총 10회의 ‘학부모를 위한 명상교실’이 진행됐다. 서울 광진구는 5월 10일부터 한 달 동안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명상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IT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건립한 영덕연수원에서 임직원 대상 명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4월 경북 문경시에 임직원 교육용 ‘힐링센터’를 오픈했다. SK는 산하 단체인 플라톤아카데미를 통해 KAIST 명상과학연구소를 후원하고 있다. 세계를 리드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불어온 ‘명상 재충전’ 바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관련기사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