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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엔 ‘소맥’보다 ‘얼소’… 말 많이 하면 덜 취해

폭염 속 건강 음주법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해진다. 덥다고 한두 잔 들이키다 보면 어느새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여름철엔 술에 대한 갈망이 특히 커진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덕종 교수는 “너무 더워서 술 한잔이 생각나는 것도 있지만 높은 온·습도로 생긴 짜증을 술로 풀려는 사람들의 심리적 욕구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름철 술은 독과도 같다. 체내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기온이 높을 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 그런데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가속화한다. 혈액이 끈끈해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당 수치도 더 올라갈 수 있다.
 
열대야로 수면 장애를 겪었던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 술을 마시면 잠드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잤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피로도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체력은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져 각종 질병의 위험도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술 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건강하게 술 마시는 법을 알아보자.
 
 
여름 술, 심장질환·탈수 유발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술을 마시면 우리 몸 속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입으로 들이킨 알코올은 위·장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돼 전신으로 퍼진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는 “술을 마신 뒤 약 2시간 정도면 알코올이 전신으로 퍼지는데 공복 상태일수록 더 빨리 흡수돼 취한다”고 말했다. 술을 섞어 마시면 흡수가 더 빨라진다. 시원한 맥주와 도수 높은 소주가 적절히 섞이면 마시기 좋은 농도가 돼 더 많이 마시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음을 피하려면 한 가지 술을 골라 천천히 마시되 양주 같은 독한 술은 얼음으로 희석해 마시기를 권한다. ‘얼소(얼음소주)’도 바람직하다. 체내 흡수되는 알코올 중 10% 정도는 호흡으로 배출되므로 술 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덜 취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혈액을 타고 뇌로 들어간 알코올은 뇌신경을 자극해 도파민 같은 ‘흥분 호르몬’을 생성한다. 이상규 교수는 “식사 후 행복감을 10이라고 한다면 알코올은 100~200 정도에 달할 만큼 보상 효과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는 무척 즐겁다. 하지만 곧 우리 뇌의 전두엽에서 억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소화·흡수 기능을 떨어뜨리고 위장에서 더 이상 술을 받지 못하도록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 이쯤 되면 ‘그만 마시라’는 신호이니 술잔을 빨리 내려 놓는 게 좋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정 음주량은 맥주·소주·양주·와인용 잔으로 하루 한두 잔 정도다. 한 번에 6잔을 넘기면 과음, 이런 패턴이 일주일에 2회 이상 반복되면 폭음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알코올을 완전히 해독하려면 술 한 병에 약 4~15시간이 소요되므로 이후 2~3일은 금주하는 것이 독성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분, 당분 충분히 섭취
 
술을 마시고 나면 좋은 기분도 잠깐, 곧 고통스러운 숙취가 시작된다. 알코올은 간에서 물과 탄산가스, 그리고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맹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온몸을 돌아다니며 숙취를 일으키는데, 두통·구토·피로감은 물론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모두 이 물질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아세트산으로 변한다. 그제서야 비로소 독성이 사라진다. 이 때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라는 효소의 도움을 받는데, 체내에 이 효소가 많을수록 숙취를 덜 느낀다. 독성 물질이 빨리 분해돼 없어지는 덕이다. 선천적으로 이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조금만 술을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숙취가 심하다. 이렇게 자신의 ‘술 분해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았다면 무리한 음주는 절대 삼가야 한다.
 
더운 여름철 술 마신 다음 날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과 당분 섭취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숙취를 빨리 해소하려면 보리차, 이온음료, 과일주스 등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며 “탈수 위험이 높은 여름철엔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수분이 더욱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체내 당분이 줄면서 허기를 느끼고 단 것을 찾는 사람도 많다. 김 교수는 “해장용 식사로 염분이 많고 자극적인 매운 라면 대신 누룽지 등을 권한다”며 “무더위로 소화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열량 높은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줘 숙취 피로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숙취해소제는 증상 완화에 약간의 도움을 준다.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 속도를 늦춰 독성 물질이 한꺼번에 생성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숙취로 두통이 심해도 소염진통제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술 때문에 생긴 뇌의 염증 반응을 줄여 두통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능이 떨어져 있는 간·신장에서 약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하루 정도만 지나면 분해돼 증상과 함께 사라진다”며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약물의 도움은 받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술은 저영양, 고열량인 식품이다. 건강한 사람이 일주일에 3~4회씩 기름진 안주와 함께 폭음을 하면 ‘영양 과잉’ 상태가 되기 쉽다. 운동과 식단 조절에 신경 써 비만·당뇨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라면 과도한 음주가 영양 부족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럴 땐 평소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B1·엽산이 풍부한 돼지고기·검은콩·시금치 등을 충분히 먹기를 권한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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