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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지지율 첫 60% 붕괴 … 북 이슈 꺼지고 경제 발목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58.0%.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9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다. tbs 의뢰로 지난 6~8일 성인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이 지난주보다 5.2%포인트 떨어지며 60%대가 붕괴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 밑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가장 낮았던 기록은 가상화폐와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이 일었던 1월 4주 차의 60.8%였다.
 
여권의 고민은 58.0%라는 수치 자체보다 6·13 지방선거 이후 이어지고 있는 ‘대세 하락’에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6월 중반에 75.0%로 정점을 찍은 뒤 71.5%(6월 넷째 주)→68.1%(7월 둘째 주)→63.2%(8월 첫째 주)→58.0%(8월 둘째 주)를 나타냈다.
 
지역이나 연령대,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조사 대상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념적으론 중도층(62.8%→56.0%), 지역으로는 부산·울산·경남(60.1%→47.2%)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특히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방선거 직후인 6월15일 조사와 비교했을 때 진보층에서는 13.8%포인트, 30대에서 11.7%포인트 빠졌다. 핵심 지지층의 이탈은 국정 운영의 동력 자체를 떨어뜨리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누진제 문제까지 대통령이 나서는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준 데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느라 선택과 집중도 못했다”며 “민주노총 등 블루칼라 계급과 20~30대 여성들이 지지를 거두고 정의당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율은 3주째 최고치를 경신하며 14.5%를 기록했다.
 
청와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거론됐다. 특히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 등의 민생 대책을 내놓는 속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맞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김의겸 대변인은 “BMW 화재나 전기요금 문제 등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심각하다. 당권 주자인 이해찬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못 내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당이 일사불란하게 정부를 뒷받침해 개혁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이후 핵심 이슈가 경제 문제가 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고음이 들렸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의 분위기도 있다.  
 
특히 당의 가장 큰 축제라 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과 관련해 곤혹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한 당직자는 “언론이 전당대회를 주목하고 있음에도 지지율 측면에선 컨벤션 효과가 거의 없다”며 “전당대회에 몰두하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게 있는지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 손병권(정치학) 교수는 “그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고공행진했는데, 기대 조정을 먼저 해야 한다”며 “결국 경제 문제인 만큼 과감한 규제혁신과 함께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의원들을 만나 같이 맥주를 마셔가며 대화하고,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던 폭스뉴스까지 출연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종찬 본부장도 “그간 지지율을 견인해 왔던 북한 문제가 비핵화의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태”라며 “공약을 다시 정비하고 예상 가능한 경제 분야 로드맵을 발표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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