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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는 글로벌 제약사···한국 공장 접고 동남아행, 왜

바이엘코리아 안성공장 전경. 바이엘코리아는 조영제를 생산하는 안성공장 운영을 올해 연말 중단할 예정이다. 이후 독일 공장에서 조영제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사진 바이엘코리아]

바이엘코리아 안성공장 전경. 바이엘코리아는 조영제를 생산하는 안성공장 운영을 올해 연말 중단할 예정이다. 이후 독일 공장에서 조영제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사진 바이엘코리아]

다국적 제약사들의 한국 생산공장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인건비 상승과 글로벌 제약시장의 판도 변화로 한국시장이 매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엘코리아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공장을 올해 연말까지만 운영키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공장에선 컴퓨터 단층(CT) 촬영 등에 쓰이는 조영제를 생산했다. 바이엘코리아는 당초 올해 6월 조영제 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했지만, 생산 종료 시점을 6개월 미뤘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영제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자기공명영상(MRI)이나 CT 촬영이 늘며 조영제 시장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는 중이다. 그런데도 바이엘코리아가 조영제 국내 생산 중단을 결정한 건 복제 의약품(제네릭) 때문이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생산 제네릭이 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생산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얀센도 타이레놀 등 알약을 생산하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공장을 2021년 말까지만 가동키로 최근 결정했다. 향남공장은 1983년 의약품 생산을 시작했는데 35년 만에 가동 중단이 결정된 것이다. 2008년 얀센의 아시아 지역 생산거점공장으로 지정된 향남공장은 지난 10년 간 베트남ㆍ태국ㆍ말레이시아 등에 알약을 수출하기도 했다.
한국얀센 향남공장 전경. 한국얀센은 2021년 말까지만 향남공장을 운영키로 최근 결정했다. 동남아 의약품 시장 확대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사진 한국얀센]

한국얀센 향남공장 전경. 한국얀센은 2021년 말까지만 향남공장을 운영키로 최근 결정했다. 동남아 의약품 시장 확대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사진 한국얀센]

 
향남공장 철수에선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전략 변화가 읽힌다. 글로벌 제약사의 주력 의약품은 타이레놀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약에서 항암제와 면역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향남공장 철수는 알약 생산 설비 과잉이라는 본사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며 “공장 철수에 따른 국내 제약사 위탁 생산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약 업계에선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생산공장 철수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포석이란 전망도 나온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한 인구 6억의 동남아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약품 수입 시장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6.6% 성장했다. ASEAN 의약품 수입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8.4%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KOTRA는 예상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한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의약품 규제 완화도 다국적 제약사 생산공장 이탈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엔 수입 의약품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지만 1999년부터 관련 규정이 바뀌었다. 한국노바티스(2002년)를 시작으로 한국릴리(2005년)ㆍ한국화이자(2006년)ㆍ한국로슈(2008년)ㆍ한국MSD(2009년) 등 글로벌 제약사의 잇따른 한국 생산기지 철수로, 국내에 공장을 둔 글로벌 제약사는 한국 존슨앤드존슨ㆍ한국얀센(백신)ㆍ한국오츠카제약 등 세 곳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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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