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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이 일하면 죽는다”…드라마 촬영 스케쥴 보니

tvN '아는 와이프' [사진 tvN]

tvN '아는 와이프' [사진 tvN]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의 촬영 스케줄이 공개됐다. 짧게는 10시간, 길게는 24시간 50분 동안 일했다.
 
9일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민주노총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9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방송사는 폭력적인 드라마 촬영 환경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죽을 것 같이 일하면 죽는다”며 “방송 현장에서 들리는 방송스태프들의 절규는 은유나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 존중과 사람이 먼저다란 구호를 내건 촛불 정권이 탄생한 지 1년이 넘었고, 노동시간 단축이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됐음에도 드라마 현장은 아직도 무법지대에 놓여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드라마 방송제작 근로 환경 실태를 보여주기 위해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의 촬영 일정을 조사해 공개했다. 지난 1일 시작한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의 경우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의 일정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아는 와이프’는 오전 6시 30분 촬영이 시작돼 다음 날인 17일 오전 3시 30분까지 총 21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 촬영은 당일인 17일 오전 6시 시작됐다. 스태프들은 촬영이 끝난 지 2시간 30분 뒤 곧바로 촬영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촬영은 다음날인 18일 오전 3시 50분에 끝나, 총 21시간 50분간 진행됐다. 다음 촬영은 2시간 40분 뒤인 18일 오전 6시 30분에 시작됐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현장의 촬영스케줄을 공개하며 정부 및 방송사·제작사에 즉각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현장의 촬영스케줄을 공개하며 정부 및 방송사·제작사에 즉각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방송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거의 휴식 없이 진행되는 촬영을 일러 ‘디졸브’ 촬영이라고 한다. 디졸브는 특정 장면이 화면에서 점점 사라졌다가(페이드 아웃) 곧장 다른 장면이 나타나는(페이드 인) 장면 전환 기법을 일컫는다. tvN ‘아는 와이프’는 일정이 공개된 해당 기간 동안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22시 50분간 연이어 촬영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BS 주말극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또한 비슷했다. 이날 공개된 이 드라마의 촬영 일정은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였다. 특히 6일은 오전 6시 20분에 시작해 다음 날인 7일 오전 5시 50분에 촬영이 끝났다. 총 23시간 30분간 촬영이 진행됐는데, 이날 스태프들은 2시간 사우나를 다녀온 뒤 곧장 촬영을 재개했다고 한다. 1일부터 7일까지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스태프들은 짧게는 16시간 30분, 길게는 23시간 30분간 촬영을 했다.

 
SBS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촬영 일정 [자료 추혜선 의원]

SBS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촬영 일정 [자료 추혜선 의원]

 
추혜선 의원은 이날 “방송 제작 현장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열악한 방송제작 시스템과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 가져온 결과”라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현장에서 전혀 힘을 갖지 못하는 조치들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방송사, 제작사는 더는 방송제작 노동환경 개선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지 말고, 즉각적인 조치와 함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실태조사 및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입곱입니다’ 제작에 참여하고 있던 외주제작사 소속 스태프 김모(30)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직전 5일 동안 20시간 연속노동을 포함해 70여시간이 넘는 과로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폭력적인 드라마 제작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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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