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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도 '더위 신기록' 쓴 홍프리카, 횡집트 마실 물도 말랐다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주민 최봉선(73)씨가 말라버린 옥수수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박진호 기자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주민 최봉선(73)씨가 말라버린 옥수수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박진호 기자

 
한반도 역대 최고기온 41도. ‘더위 신기록’을 세운 ‘홍프리카(홍천+아프리카)’가 이번엔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짧은 장마에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지하수와 하천 등이 말라버려서다.
 
지난 8일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도로변. 주민 최봉선(73)씨가 말라버린 옥수수와 들깨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3960㎡ 밭에 옥수수와 들깨를 심은 최씨가 밭으로 들어가 옥수수를 뜯어내자 3분의 1가량 알이 없는 옥수수가 나왔다. 옥수수 밑에 심은 들깨는 타죽은 지 오래였다. 
 
최씨는 “비는 오지 않고 연일 뜨거운 햇볕만 내리쫴 인근 하천이 말라 버렸다”며 “마을상수도는 생활용수로 쓰기도 부족해 농작물이 말라죽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인근 하천이 말라버린 모습. 박진호 기자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인근 하천이 말라버린 모습. 박진호 기자

홍천 일주일간 급수지원 115t에 달해
75가구 200여명이 사는 이 마을엔 30t 규모의 마을상수도가 있다. 주민은 이 물을 식수로 쓰는데 기온이 41도까지 올라간 지난 1일 물탱크에 물이 완전히 말라버렸다.  
 
물이 나오지 않자 주민들은 상하수도사업소에 급수지원을 요청했다. 급한 대로 두 차례에 걸쳐 10t의 물을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물이 부족해 5t을 추가로 요청했다.
 
철정1리 홍경표(54) 이장은 “지금 물탱크에 10t가량의 물이 있는데 이대로라면 얼마 못 버틴다”며 “추가로 급수지원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홍천지역 급수지원 사례는 28건으로 115t에 달한다. 강원도 전체로 보면 130건, 510t의 물이 지원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건 120t과 비교할 때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무더위로 인해 횡성군 갑천면 병지방1리 하천이 말라버린 모습. [독자제공]

무더위로 인해 횡성군 갑천면 병지방1리 하천이 말라버린 모습. [독자제공]

41.3도 기록한 횡성도 급수지원 121t
비공식이긴 하지만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에서 41.3도를 기록해 횡집트(이집트+횡성)라 불리게 된 횡성군 일부 마을도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횡성군 갑천면 병지방1리 45가구 90여명의 주민은 오후 9시 이후 물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4일 지하수가 말라 60t 규모의 마을상수도가 바닥을 드러내서다.
 
급한 대로 인근 소방서에서 급수지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지만 언제 또 물이 떨어질지 몰라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병지방1리 김순태(61) 이장은 “폭 3m, 깊은 곳은 수심이 1m나 되던 계곡도 말라버려 농사를 망쳤다. 여름에 가뭄이 온 건 살면서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횡성군 급수지원은 24건 121t에 달한다.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이장이 마을상수도에 남은 물의 양을 확인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1리 이장이 마을상수도에 남은 물의 양을 확인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충북 753가구, 1781명 비상급수에 의지
충북 역시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식수난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마을로 지하수와 계곡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곳이다. 주민 20여 명이 사는 제천시 수산면 다불리 마을은 계속되는 폭염으로 20여일 전 계곡수가 말랐다. 제천시는 사흘에 한 번씩 급수 차량을 이용해 이 마을 물탱크에 물을 길어다 주고 있다. 
 
김영태(67) 이장은 “세수하고 남은 물로 빨래할 정도로 물이 귀한 동네였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어렵다”이라며 “갈증이 나도 물을 아껴서 마시고 땀이 나면 등목을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충주·제천·단양·영동 등 33개 마을 753가구, 1781명의 주민이 자치단체의 비상급수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폭염이 절정을 이룬 7월 말부터 지금까지 이들 마을에 지원된 급수량은 809t에 달한다. 2ℓ짜리 물병 618개도 공급했다.
 
청주시 미원면 옥화리 양택연(54) 이장은 틈날 때마다 “물을 아껴 써 달라”며 마을 방송을 하고 있다. 3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은 80t짜리 공동 물탱크를 쓰고 있지만, 지하수가 말라붙으면서 용출량이 줄었다. 시는 최근 비상급수 12t을 보태 물탱크를 채웠다. 
 
양 이장은 “가뭄이 심하다 보니 애가 탄 농민들이 식수로 쓸 물을 농작물에 뿌리기도 한다”며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잘 안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폭염에 말라버린 옥수수

폭염에 말라버린 옥수수

소나기 내린 뒤 기온 또다시 올라
당분간 소나기 외에는 비 소식이 없는데 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급수지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9일과 10일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가끔 구름 많고, 대기 불안정 때문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강수량이 많은 지역은 무더위가 주춤하겠지만, 기온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홍천군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만 300t가량의 급수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아직 절반도 지원하지 못했다”며 “한꺼번에 요청이 몰려 우선 급한 곳부터 급수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천·횡성·제천=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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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