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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마을 8]"다양한 고객 상대하는 최대 무기는 독서"

지난 7일 준오헤어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스트리트점의 직원들. 왼쪽부터 이혜임, 이시은, 강나영, 차도은, 정은영, 신지현씨. 준오헤어는 매달 한 권씩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넷째 주 토요일 독서토론을 한다. 25년째 지켜오는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7일 준오헤어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스트리트점의 직원들. 왼쪽부터 이혜임, 이시은, 강나영, 차도은, 정은영, 신지현씨. 준오헤어는 매달 한 권씩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넷째 주 토요일 독서토론을 한다. 25년째 지켜오는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책 읽는 마을 8-준오헤어 고양시 원마운트스트리트점 
 
지난 6월 문을 연 준오헤어의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스트리트점에는 다른 미용실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공간이 있다. 입구 왼쪽 한쪽 벽면을 온통 커다란 서가가 차지하고 있다. 그 앞에 놓인 테이블과 탁자 몇 개. 아담한 서재 혹은 작은 도서관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초창기부터 이 회사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독서경영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7일 오후 매장 안에 들어서니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단순히 파마 같은 미용 서비스를 받는 곳 같지 않다. 직원들 말대로 "휴식하며 위로받는 힐링공간" 같았다. 지승주 원장은 "모발 상태나 미용 취향에 따라 다양한 계층이 우리 매장을 찾는다"고 소개했다. 그런 특성과 직원들의 독서 프로그램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매장의 실장, 헤어디자이너들과 마주 앉았다.  
 
준오헤어 원마운트스트리트점 직원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승주 원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준오헤어 원마운트스트리트점 직원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승주 원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독서에 관한 문답을 나누다 보니 그 답이 어렵지 않게 풀렸다. 인터뷰에 응한 여섯 명은 7월 마지막 토요일이었던 28일, 글로벌 밀리언셀러 『타이탄의 도구들』로 유명한 미국 작가 팀 페리스의 신작 자기계발서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토네이도)로 독서토론을 마친 상태였다. 준오헤어의 모든 직원은 매달 한 권씩 강윤선 대표가 정하는 필독서를 읽고 넷째 주 토요일에 독서토론을 해야 한다. 25년째 고수하는 책 읽기 프로그램이다.   
 헤어디자이너 차도은씨는 책 131쪽에 있는 다음 구절이 가장 와 닿았다고 했다. 
 "매일 똑같은 길을 걸어도, 매일 새로운 것들이 발견된다. 어제 보지 못한 걸 오늘 볼 수 있다는 건 매일을 기대감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얼마나 멋지고 경이로운 삶인가!"
 고객은 매일 바뀌지만 하는 일은 결국 똑같은데, 반복의 괴로움을 잊고 새로운 에너지를 내는 데 도움이 되는 구절이라는 거였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헤어디자이너 정은영씨는 자신이 완벽주의자인 것 같다고 했다. 헤어 디자인이든 다른 일이든 항상 완벽하게 하려고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곤 하는데, 그러다 끝내 마음에 안 들면 결국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에겐 26쪽의 다음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괴상해 보여도 자신을 받아들여라. 세상에 정답은 없다. 더 나은 질문만 있을 뿐."
 준오헤어에서만 4년을 일한 헤어디자이너 강나영씨는 "나랑 직업이 다른 다양한 배경의 고객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여성 고객 파마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시간 반. 그 시간 동안 고객들은 이야기보따리도 풀어놓고 싶어하고, 위로도 받고 싶어 한다. 그에 맞춰 고객을 만족시켜야 두 번, 세 번 찾는 단골로 만들 수 있다. 강나영씨는 "신문기사를 유심히 보는 것도 그래서"라고 했다. 신문에서 공통의 화제를 찾는다는 얘기다. 같은 이유로 독서도 도움이 된다. 강씨는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고객에게 빌려줬는데 다 읽고 나서 무척 좋았다며 고마워한 경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헤어디자이너 이시은씨도 "고객 중에는 의사나 변호사, 웬만한 직종이 다 있는데 그분들과 대화할 수 있는 무기는 책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준오헤어 직원들은 "반복의 괴로움을 책 읽기를 통해 이겨낸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준오헤어 직원들은 "반복의 괴로움을 책 읽기를 통해 이겨낸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준오헤어의 필독서 리스트는 아무래도 자기계발서, 경제경영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대 중후반의 여성들이 즐겨 읽는 종류는 아니다. 이혜임 실장은 "『자존감 수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고, 신지현 인턴은 "『언어의 온도』 같은, 누가 봐도 어렵지 않은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리스트의 필독서를 읽으며 책 읽는 재미도 커진다. 
 정은영씨는 "전에는 주로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었는데 지금은 자기계발서도 꺼리지 않는다"고 했다. "지칠 때나, 어딘가 의존하고 싶을 때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차도은씨는 회사 독서 프로그램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이런 독서토론은 일종의 마인드 교육인 거잖아요. 다른 미용실에서는 하지 않는 거죠. 준오헤어가 프리미엄 살롱을 지향하며 남다른 자부심을 갖는 데에는 이런 요소도 작용하는 것 아닐까요."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책읽는 마을’은 제보를 받습니다. 본지 지식팀(02-751-5379) 또는 2018 책의 해 e메일(bookyear2018@gmail.com)로 사연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책의 해 행사는 홈페이지(www.book2018.org)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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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