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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구멍뚫린 군번줄로 돌아온 부친 맞이한 70대의 두 아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확인국(DPAA)은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육군 1기병사단 8기병연대 소속 육군상사 찰스 맥대니얼의 인식표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지난 1일 미국에 도착한 미군 유해 55구와 함께 온 인식표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확인국(DPAA)은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육군 1기병사단 8기병연대 소속 육군상사 찰스 맥대니얼의 인식표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지난 1일 미국에 도착한 미군 유해 55구와 함께 온 인식표다.

 
'찰스 H. 맥대니얼, RA17000585'
 
68년만에 돌아온 것은 부친의 녹이 슨 군번줄(인식표)이었다.
 
지난 1일 한국전 미군 유해 55구와 함께 미국 땅으로 돌아온 찰스 호버트 맥대니얼 상사의 군번줄을 받아든 70대의 두 아들은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이역만리 땅에서 전사한 줄로만 알았던 부친의 인식표 소식을 들었을 때 펑펑 울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국방부로부터 전화를 받은 아내가 '아버지의 인식표를 찾았다'는 소식을 내게 전한 순간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일이라 자리에 주저앉아 한동안 울고 말았어요. 감정을 추스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차남 래리 맥대니얼(왼쪽)과 장남 찰스 맥대니얼 주니어가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아버지 찰스 호버트 맥대니얼 상사의 인식표를 지켜보고 있다.

차남 래리 맥대니얼(왼쪽)과 장남 찰스 맥대니얼 주니어가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아버지 찰스 호버트 맥대니얼 상사의 인식표를 지켜보고 있다.

 
장남 찰스 맥대니얼 주니어(71)는 "아버지가 실종됐을 당시 전 3살이었다"며 "사실 어린아이 때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 유해를 송환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아버지가 포함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한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은 8일(현지시간) 국방부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육군 1기병사단 8기병연대 소속 육군상사 찰스 맥대니얼의 인식표 전달식을 열었다. 인식표의 군번과 이름이 또렷히 남아 있어 신원은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북한이 보낸 6.25 참전 미군의 유해 55구가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AP]

북한이 보낸 6.25 참전 미군의 유해 55구가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AP]

 
인디애나 출신의 맥대니얼 상사는 의무부대 소속으로 1950년 8월 파병됐고, 같은 해 11월 미군과 중공군이 첫 조우한 평안북도 운산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8기병연대는 중공군의 기습공격으로 상당한 병력을 잃었고, 특히 3대대의 손실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DPAA는 이날 "당시 동료 의무부대원은 중공군의 포위 속에서 맥내니얼이 전사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2살의 나이에 부친과 헤어진 차남 래리 맥대니얼(왼쪽)과 장남 찰스 맥대니얼 주이너가 부친의 인식표가 들어 있는 케이스를 건내받고 있다.

2살의 나이에 부친과 헤어진 차남 래리 맥대니얼(왼쪽)과 장남 찰스 맥대니얼 주이너가 부친의 인식표가 들어 있는 케이스를 건내받고 있다.

 
군목으로 전역한 장남과 함께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차남 래리 맥대니얼(70)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어 집에 있는 사진과 주변 사람들이 전해준 이야기로만 (아버지를) 알 뿐"이라면서도 "난 애국자인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망설임없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셨다. 그의 애국심과 헌심이 자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두 아들은 가족회의를 거쳐 가장 의미있는 장소에 인식표를 보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마도 (고향인) 인디애나폴리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남 래리 맥대니얼(왼쪽)이 8일(현지시간) 티모시 맥마흔 미 육군병원 법의학연구소 소장에게 DNA감식을 위해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하고 있다.

차남 래리 맥대니얼(왼쪽)이 8일(현지시간) 티모시 맥마흔 미 육군병원 법의학연구소 소장에게 DNA감식을 위해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하고 있다.

 
맥대니얼 상사의 인식표는 발견됐지만 그의 유해가 55개의 상자에 실제 들어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DPAA는 전달식에 참석한 차남 래리의 구강상피세포를 현장에서 채취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미국에 유해상자 55개와 인식표 1개를 돌려보냈다. 
현재 미국의 법의학자·역사학자 등이 하와이에서 유해들에 대한 유전자(DNA) 검사 등 신원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신원을 모두 밝혀내는 데는 길게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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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