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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사한 부친,자신도 고문피해자…바첼레트, 유엔 인권 총수에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66) 전 칠레 대통령이 유엔의 인권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내정됐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총회에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인권최고대표 지명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유엔총회의 승인절차를 거쳐 이달말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자이드 라아드 할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유엔 인권최고대표 내정이 관심을 끄는 건 그 자신이 고문의 혹독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재선(2006~2010년, 2014~2018년) 대통령 출신인 그는 과거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 때 고문을 당했다.
 
 특히 공군 장성이었던 그의 부친은 197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피노체트 세력에 의해 고문받다 옥사했다.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의 지지자였기 때문이다. 이 일로 당시 평범한 의대생이던 바첼레트는 사회당에 투신했고, 75년 국가정보국에 체포됐다. 그 역시 이때 고문을 당했고, 결국 그해 어머니와 함께 호주로 망명했다. 이후 동독에 터를 잡고 지내다 79년 칠레로 돌아왔다. 그는 피노체트 독재가 끝난 90년대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유엔 북한인권사무소'(서울 유엔인권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2015년 한국을 찾은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운데).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유엔 북한인권사무소'(서울 유엔인권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2015년 한국을 찾은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운데).

 
퇴임을 앞둔 후세인 최고대표는 재임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스트롱맨’들을 거침없이 비판해 왔다. 그는 이달초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르단 왕자인 후세인 최고대표는 요르단 유엔대표부 대사와 주미 요르단 대사를 지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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