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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개월내 핵탄두 70% 없애라"…北 "강도냐" 반발한 뒷배경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차 방북 중이던 지난달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양강도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이 폼페이오와 만남을 피한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차 방북 중이던 지난달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양강도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이 폼페이오와 만남을 피한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에 제시한 비핵화 시간표는 ‘6~8개월 내 핵탄두의 60~70% 폐기’라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이를 두달간 압박해 왔으나 북한이 이를 수락하지 않고 있다는 게 보도 요지다.  
 
복스가 인용한 2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북한은 6~8개월 이내에 핵탄두의 60~70%를 이양하고 ▲미국 또는 제3국이 이를 확보해 북한으로부터 제거한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대가로 무엇을 양보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상은 아닐 것으로 관측됐다.
 
이 보도에선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의 시점과 구체적인 수치가 눈에 띈다.  
 
먼저 시점은 6~8개월로 미국이 그간 알려진 것보다 훨씬 속도 있는 비핵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비핵화를 하겠다 했고 1년 안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후 북·미 정상은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마주 앉았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일정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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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미국은 현재 단계에서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대신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확인하고 이를 상당부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복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것을 협상의 주요 목표로 삼고 압박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북한이 핵무기의 60~70%라며 넘겨줘봤자 이게 실제인지 검증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폼페이오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이 같은 요구에 매번 퇴짜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비핵화 선결 조건으로 종전선언을 요구했다는 게 지난달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다. 당시 아사히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이 폼페이오에게 "종전선언은 미국이 우리(북한)를 보통국가로 인정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비핵화 조치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전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3차 평양 방문에서 1, 2차 방문 때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고, 이후 북측에서 미국이 "강도적 요구"를 했다는 비판 성명이 나온 게 이런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폼페이오(오른쪽)와 김영철. [연합뉴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폼페이오(오른쪽)와 김영철. [연합뉴스]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의 책임을 두고 미국과 북한은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최근 공개 대북발언이 잦아진 볼턴 보좌관은 7일 “우리가 느끼기에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다.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은 수사(rhetoric)가 아니라 실행이다. 비핵화의 진전을 확인할 때까지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4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연설에서 “미국이 건설적인 방안을 갖고 나온다면 상응하게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지만,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우리만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외무상은 ARF 참석 후 바로 이란으로 날아가 8일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외무상은 미국이 다자간 협상의 결과물인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부과한 것은 그릇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미국이 6·12 정상회담 합의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발언으로도 읽힌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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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