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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삼성 스마트폰이 처한 3차 위기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IoT사업지원센터장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IoT사업지원센터장

‘전차(電車) 군단’이라 불리는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주력군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2017년 수출입 평가 자료에 따르면, 전자제품(무선통신기기 및 가전 등)은 수출의 약 11.8%를, 자동차산업(자동차부품 포함)은 약 11.6%를 차지한다. 그런데 요즘 이 주력군 마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가대표급 기업들의 위기는 한국 경제 전체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자동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고전하다 최근 미국의 관세 폭탄에 또 노출돼 있다.
 
전자제품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이 줄어들면서 애플과의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중저가 시장은 가성비 높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의 작년 4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0.8%라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업체인 화웨이와 샤오미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2분기에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유럽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에는 지금까지 세 번의 위기가 찾아 왔다. 첫 위기는 애플의 아이폰이 2009년 11월 한국 시장에 출시되면서였다. 삼성은 아이폰의 대항마라는 옴니아2 제품을 내놨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런데도 삼성은 당시의 위기를 잘 극복했다. 운용체계(OS)와 소프트웨어 역량은 구글이라는 좋은 협력자를 만나서 약점을 보완했다. 강점인 하드웨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전략은 세 번째 제품인 갤럭시 S3까지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구글이 제공하는 OS와 소프트웨어는 삼성뿐 아니라 다른 기업도 사용한다. 또한 하드웨어도 거의 같은 부품을 사용하므로 남들도 쉽게 따라 왔다.
 
두 번째 위기는 갤럭시 S4부터 시작됐다. 삼성은 하드웨어 중심축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옮기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가 갤럭시 S7이다. ‘실용적인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고객이 불편하게 느끼는 기능을 적극적으로 개선했다. 불필요한 앱은 과감하게 줄였고 꼭 필요한 기능은 다시 넣었다. 전작인 갤럭시 S6의 시리즈에서 사라졌던 방수 기능과 추가 메모리 투입구를 다시 넣었다. 이외에도 ‘기어360’ 제품과의 연동을 통한 가상현실(VR)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시론 8/9

시론 8/9

세 번째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갤럭시 S9은 갤럭시 S8에 비해 별다른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해야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이 직면한 위기 돌파가 가능할까.
 
첫째, 고객을 자극할 만한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라. 젊은 소비자들의 생각을 항상 경청하라. 그들의 요구는 필요한 부품개발을 통해서 구현하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를 고민해 보라. 특히, 음성 및 화상 인식, 번역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좋은 목표다. 삼성의 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인 빅스 비(Bixby)를 세계 최고로 만들어라. 대부분이 서버 기반의 서비스이겠지만, 스마트폰만 갖고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다. 빅스 비 전용의 AI 코어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반도체)에 넣어라.
 
둘째, 단품 중심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 스마트폰을 단품이 아닌 시스템 관점으로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스마트폰은 개인이 늘 가지고 있는 게이트웨이이고, 홈 IoT 가전의 중앙기기다. 소비자의 집에 있는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기기와 연계해 생각하면 된다. IoT는 지능형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연결된 환경에서 어떤 의미 있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줄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삼성은 스마트폰·PC·가전제품·홈시어터 등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여전히 제품 간 연동이 쉽지 않다.
 
셋째, 중저가 제품개발을 강화하라.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급스러운 느낌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국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특히 지역에 특화된 중저가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삼성 스마트폰 위기의 원인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가성비 좋은 중국기업의 도전 등 두 가지 때문이다고 본다. 그러나 3차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삼성은 자체 부품개발 능력이 있고, IoT 시대에 유리한 인프라를 갖고 있어서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전자산업이 재도약해야 한국 경제에도 희망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IoT사업지원센터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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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