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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도 “김상곤 경질” 외치는데, 학폭·방과후영어 공론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대입개편 권고안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개편 1년 유예, 그리고 석 달에 걸친 공론화 끝에 나온 권고안이다.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늘어나는 것을 제외하면 ‘현행 유지’나 다름없자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이달 말 교육부의 최종안이 나와봐야 하겠으나 수능 위주 전형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우선 현재 중 3 대상의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마련’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겼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입시제도 개편안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김상곤 장관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그만 괴롭히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교육 관련 단체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왔다.진보적 성향의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1년 시간을 보내고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내놓은 결론이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지 못하고 공론화에 맡겨 큰 혼란을 초래한 교육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교육부의 주요 정책을 지지해온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이번 권고안은 공론화 과정의 불공정성과 정부의 무책임성이 합쳐진 결과”라며 “시민참여단의 민의를 왜곡한 잘못된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수적 성향의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도 “공론화를 통해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이 세금과 인력만 낭비한 김 장관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대입 개편안과 별개로 공론화를 거쳐 확정했거나 확정할 다른 이슈들에서도 비상등이 켜졌다.  우선 ‘숙려제 1호’로 나온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공론화 결과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됐다. 공론화에 참여했던 일부 단체는 “교육부가 회의에 계속 참여하며 교육부 시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개선안’과 ‘유치원 방과후 영어학습 금지’ 등도 9월부터 공론화할 예정이다. ‘방과후 영어 금지’는 올 초 교육부가 밀어붙이려다 학부모 등 국민의 반발이 거세 시행을 1년 유예했다.
 
교육계에선 공론화 남발로 교육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숙의민주주의’ 명분으로 공론화를 도입했으나 뾰족한 해법을 못 찾으면서 사회적 갈등 해결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겼다는 것이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교육학과)은 “교육부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안을 시민들에게 떠넘긴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수능에서 국어·수학은 현재처럼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영어만 절대평가를 하는 내용의 권고안이 나오자 영어 관련 학술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고 점수도 공개되지 않는 방식이다.
 
한국영어영문학회·한국영어교육학회 등 25개 영어 관련 학회는 8일 성명을 내고 “국어·수학과 달리 영어에만 적용되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학교 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감소라는 근본 취지가 무색하게 학교 영어교육의 부실화를 낳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어는 국어·수학과 함께 기초과목으로 분류되며 필수 이수 시간도 동일한 만큼 수능 평가는 반드시 동일한 방법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어·수학도 영어처럼 절대평가로 바꾸든지, 아니면 영어를 이전의 상대평가로 되돌리라는 주장이다.
 
이들 단체는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학교 영어교육이 위축돼 올해 영어교사 임용비율이 2014년에 비해 대폭 감소해 37%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기간에 국어 교사는 60%, 수학 교사는 57% 수준으로 선발된 것과 비교하면 영어 교사의 임용 감소 폭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윤석만·성시윤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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