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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이승규 교수팀, 5000번째 생체간이식 … 세계 최다 기록

지난 2일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지난 2일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지난 2일 서울아산병원 이승규(69)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가 이끄는 간이식팀이 말기 간경화 환자 전모(58·여)씨에게 아들 김모(25)씨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씨는 이 교수팀이 1994년 국내 최초로 이 수술을 시작한 이래 5000번째 수술을 받은 환자가 됐다. ‘생체간이식’은 환자의 병든 간을 완전히 절제하고 살아있는 기증자에게서 떼어낸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말기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건 세계 처음이다.
 
전씨의 수술은 1대 1 생체간이식이다. 가느다란 혈관 8개와 담관·담도를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이어야 해 가장 어려운 외과 수술로 꼽힌다. 2대 1 생체간이식은 더 어렵다. 두 명의 간을 떼서 환자에게 이식한다. 수술 환자가 3명이나 돼 더 까다롭다.
 
이 교수팀은 8일 2대 1 생체간이식을 했다.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 서관 3층 D로젯 수술실. 알코올성 간경화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 양모(46)씨와 형(49)·누나(47)가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간이식·간담도외과 의사 12명,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3명, 수술전담 간호사 15명이 달라붙었다. 이날 양씨는 자신의 병든 간을 잘라내고 형과 누나의 간을 조금씩 떼서 이식받았다. 2대 1 이식은 이 교수가 2000년 개발한 기법이다.
 
의료진은 먼저 양씨 형의 간 좌엽(왼쪽)을 떼어내 양씨가 있는 수술실로 조심스레 옮겼다. 동시에 누나의 간 우엽(오른쪽)도 분리해 전달했다. 이어 양씨의 가슴을 열어 거무죽죽하게 죽어가는 간을 완전히 잘라냈다. 여기에 형과 누나에게서 떼어낸 간을 이식했다. 수술은 밤 11시를 넘겨 끝났다. 이날 수술은 이 교수팀이 시행한 500번째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로 기록됐다.
 
과거엔 간이식 수술을 받고 싶어도 기증자의 간이 맞지 않으면 이식을 할 수 없었다. 기증자의 간 좌우 비율이 안 맞거나 크기가 작으면 수술이 불가능했다. 이승규 교수는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환자들을 보면서 꼭 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증자의 간이 너무 작아 문제라면 두 명에게서 기증받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덕분에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간이식 수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 수술이다. 평균 생존율은 1년 87%, 5년 70% 수준이다. 반면 이 교수팀은 전체 간이식 중 약 80%가 생체간이식이다. 생존율은 1년 97%, 5년 87%로 미국보다 훨씬 높았다.
 
미국·독일·영국·네덜란드·일본 등의 해외 의사 1500여 명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이식을 배워갔다. 이승규 교수는 “나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식팀 의료진들의 희생과 열정 덕분에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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