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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영국으로 제자 20명 유학 보낸 한국 인공위성의 아버지

최순달

최순달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한국 인공위성 산업에도 선각자가 있다. 4년 전 작고한 최순달(1931~2014·사진) 전 KAIST 교수다. 최 교수는 한국 인공위성 역사의 산증인이다. 1989년 KAIST에 인공위성연구소를 설립하고, 그해 말부터 제자 20명을 영국으로 유학 보내 인공위성 기술을 배우게 했다.
 
최 교수는 영국 친구였던 윌리엄 바도 박사의 도움을 받아 제자 10명을 당시 인공위성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영국 서리 대학으로, 나머지 10명은 런던대로 보내 위성공학 전반에 대해 공부하게 했다. 이들이 돌아와 1992년 한국 최초의 국적 위성인 우리별 1호를 성공적으로 띄우고, 이어 우리별 2호(93년)와 3호(99년)를 연거푸 쏘아 올렸다.
 
50㎏의 소형 과학실험 위성인 우리별 1호는 발사 당시 ‘남의 땅에서 남의 로켓을 빌리고, 영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위성을 제작해 우리별이 아닌 남의별’이라는 비난까지 받기도 했다. UAE가 자랑하는 ‘국산위성’ 칼리파샛이 한국 쎄트렉아이의 기술 지원으로 만들어진 것과 같은 식이었다. 하지만 이후 발사된 우리별 2,3호는 국내 기술로 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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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차 유학생으로 선발돼 서리대학을 다녀온 박성동 쎄트렉아이 고문은“최 교수가 KAIST에 인공위성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95년 우리나라 최초의 중대형 방송통신위성 무궁화 1호 발사를 앞두고도 국내에는 인공위성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인력이 한 명도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고문은 “인공위성 분야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유학을 떠나 3년간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다”며 “그간 수많은 국가의 학생들이 서리대학에서 인공위성을 공부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세계와 경쟁하는 민간 위성기업을 배출한 곳은 한국뿐”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6.25전쟁 직후인 1954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UC 버클리대를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마쳤다.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 JPL연구소를 거쳐 76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과학 인재가 부족하던 시절 그는 모국에서 종횡무진 활동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초대 소장과 체신부 장관, 초대 한국과학기술대학장(지금의 KAIST 전신) 등을 역임했고, 58세 때인 89년에는 평 교수 신분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쳤다.
 
최 교수가 씨를 뿌린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이제 한국 유일의 민간 소형 인공위성 제작업체 쎄트렉아이와 함께 소형 인공위성 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다. 쎄트렉아이가 범용기술로 만든 인공위성을 해외에 수출한다면, 인공위성연구소는 관련 최첨단 기술을 연구해 쎄트렉아이와 같은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KAIST는 다음달 30일 이후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1호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자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의 펠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1호는 고도 575㎞에서 지구 주위를 도는 저궤도 소형위성이다. 우주폭풍과 별의 탄생역사 연구를 위한 2개의 탑재체를 통해 우주과학 관측자료를 제공하고, 위성 핵심기술 및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국내에서 개발한 기술의 우주성능 검증을 주임무로 한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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