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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비공개 전환, 머스크의 노림수는?

420달러(약 47만원)가 뉴욕 월가를 뒤흔들었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7일(현지시간) “420달러에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자금은 마련됐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띄우면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전날 테슬라 주가는 344달러였다. 머스크가 여기에 20%의 프리미엄을 얹어 공개 매수한 다음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만들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다. 
 
상장을 폐지하고 비공개 회사로 만들게 되면 경영실적을 비교적 덜 투명하게 가져갈 수 있고, 기관 투자자의 경영간섭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머스크의 트윗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8% 급등한 371달러까지 치솟았다.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테슬라 주식은 한때 거래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잠시 후 거래가 재개된 테슬라 주가는 37.58포인트 오른 379.57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덕분에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CEO가 420달러에 공개 매수하겠다는 의중을 밝혔으니 이보다 낮은 가격에 내다 팔 주주는 없다. 빌 바룩 블루라인 퓨처스 회장은 “지속적인 오름세가 예상된다”면서 “400을 넘어서면 500에서 520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실적으로 7억1753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모델3의 생산효율과 관련된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가던 중이었다. 현금보유고도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머스크가 왜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언급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는 애널리스트들과 다투기 싫어서 비공개 회사로 전환을 결정했는지, 또는 단순히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이 같은 트윗을 올렸는지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매수가격으로 제시한 ‘420’이 마리화나를 지칭하는 코드여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로썬 공개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모으는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트윗 이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상장폐지 계획은 “테슬라가 가장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길(path)”이라고 설명했다. 상장회사로서 분기마다 실적을 보고하는 것에 대해 “해당 분기에는 옳은 결정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꼭 옳다고 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도록 테슬라에 엄청난 압력을 가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주식이 하락하는데 베팅하는 공매도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그는 테슬라가 증시 역사상 가장 공매도가 많은 종목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 거래되는 테슬라 주식의 27%가 공매도 물량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세운 또 다른 기업인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완벽한 예”라면서 이 회사에 대해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주된 이유는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의 상장을 폐지하면 스페이스X와 비슷한 구조가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테슬라가 스페이스X와 합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머스크가 비상장 기업 형태를 상당히 선호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그는 실적발표 때 애널리스트들과 컨퍼런스 콜을 진행하면서 자주 대립각을 세워왔다.
 
테슬라의 실적악화를 초래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중앙포토]

테슬라의 실적악화를 초래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중앙포토]

 
지난 5월에는 사상 최악의 실적에 대해 재무상태를 꼬치꼬치 캐묻는 애널리스트에 대해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머스크는 “지루하고 멍청한 질문은 별로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애널리스트가 모델3 예약 상황에 관해 묻자 “그런 질문은 빡빡하고 죽을 맛이다”라며 묵살했다. 
 
머스크는 당시 “제발 우리 주식을 팔아달라”며 “단타 매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관심 없다”고 말했다가 주가 폭락을 맛보기도 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00억 달러를 넘는다. 20%의 지분을 확보한 머스크가 나머지 지분을 웃돈을 주고 매수하려면 6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머스크는 상장폐지를 준비하기 위해 확보했다는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그렇지만 FT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테슬라 지분 3∼5%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아직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연구원은 “테슬라의 3분기 모델3 생산이 예상치의 50% 수준인 5만 대 정도로 늘어난다고 해도 테슬라는 4분기에 25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늘리게 될 것”이라며 현금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쉽게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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