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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도 깜짝 놀란 텅빈 '한국당 곳간'···당 존속도 어렵다

자유한국당이 기록적인 폭염 속에 때아닌 ‘한파’를 겪고 있다. 혹독한 자금난 때문이다. 이미 지난 7월 중앙당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이전해 자금을 마련했지만, 이것만으로는 ‘가뭄에 가랑비’ 수준이라는 게 한국당 측의 설명이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7일 “당을 존속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며 “인위적 구조조정 외엔 모든 수단을 강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외부에 있다 실제 안에 들어왔을 때 가장 놀란 건 재정상태, 이토록 심각한지 몰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재정 어려움에 따른 당 경비 절감 차원에서 중앙당사를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지난 7월 이전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재정 어려움에 따른 당 경비 절감 차원에서 중앙당사를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지난 7월 이전했다. [연합뉴스]

한국당 관계자는 “매달 작지 않은 규모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수입은 대폭 줄었는데 지출은 여당 시절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대로 가면 내년 7월쯤 당의 현금 보유고가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한 것은 지난해 대선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하면서 당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당비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당 측은 “정확한 수치는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지난 대선 이후 당원이 감소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뒤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뒤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책임당원의 당비를 월 2000원에서 월 1000원으로 줄인 것도 ‘패착’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대선 패배로 동요하는 당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내놓은 비상수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살깎아먹기’가 됐다.
 
또한 지방선거 패배로 직책 당비도 대폭 감소했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직책 당비는 주요 직책을 맡은 당원들이 내는 일종의 특별당비다. 광역단체장 월 50만원 이상,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 의장 월 30만원 이상, 광역의원과 기초의회 의장 월 20만원 이상 책정됐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 패배로 직책 당비를 납부하는 대상자는 541명에서 192명으로 64.5%가 감소했다. 심지어 선거 패배 후엔 ‘자금난’을 호소하며 직책 당비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이 6, 7회 지방선거에서 거둔 결과 비교

자유한국당이 6, 7회 지방선거에서 거둔 결과 비교

여기에 대선 패배 후 청와대ㆍ정부 부처ㆍ공공기관 등에 파견됐던 국회 보좌관을 비롯한 당직자들도 대거 컴백하면서 자금난을 가중시켰다. 국비로 처리했던 이들의 인건비가 고스란히 당의 몫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당사 이전 외에도 모든 방안을 동원해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의 활동비를 60%가량 삭감하는 한편 중앙당사와 분리되어 있던 서울시당과 여의도연구원도 영등포 중앙당사로 이전시키기로 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지방 당사 매각 및 통폐합 방안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내년이다. 대선이나 총선 등 주요 선거 계획이 없어 정부에서 지원되는 특별교부금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사의 청소 용역 인력도 절반으로 줄였을 정도다. 지난 10년간 경험하지 못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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