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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97%’ 세계 첫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세계 최초로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해외의료진에게 생체간이식 수술법을 전수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세계 최초로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해외의료진에게 생체간이식 수술법을 전수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지난 2일 서울아산병원 서관 3층 수술실. 이 병원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팀이 말기 간경화 환자 전모(58ㆍ여)씨에게 아들 김모(25)씨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씨는 이 교수팀이 1994년 국내 처음으로 이 수술을 시작한 이래 5000번째 수술을 받은 환자가 됐다. 생체간이식은 살아있는 기증자에게서 간을 떼어내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말기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5000번째 생체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건 세계 의학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어 8일 오전 이 교수팀은 말기 간경화을 앓는 환자 양모씨에게 형과 누나의 간 일부를 각각 떼어내 이식하는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이날 수술은 이 교수팀이 성공적으로 시행한 500번째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로 기록됐다.
 
뇌사자 기증 간이식 수술 1023건을 더하면 이 교수팀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끝낸 전체 간이식 수술은 6000례를 넘어선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간이식 수술 성공률(환자 생존율)은 97%다. 간을 떼어준 기증자 5500여명 중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2000년3월21일 2대1 생체간이식 세계 첫 개발 당시 이승규 교수가 작성한 연구 노트 [서울아산병원]

2000년3월21일 2대1 생체간이식 세계 첫 개발 당시 이승규 교수가 작성한 연구 노트 [서울아산병원]

 
2명의 기증자에게서 간 일부를 각각 떼어내 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은 2000년 3월 이승규 교수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을 도입하기 이전엔 간을 기증하려는 사람이 있어도 기준에 맞지 않으면 이식을 할 수 없었다. 기증자의 간 좌ㆍ우엽의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할 경우, 수혜자의 체격에 비해 기증할 수 있는 간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은 경우 수술이 불가능했다.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환자는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을 날만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2대1 생체간이식 수술 덕분에 지금까지 500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들이 생명을 지킬 수 있게 됐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기증자 2명과 수혜자 1명의 수술이 동시에 진행된다. 또 수혜자에게 두 개의 간을 이식하는 만큼 수술 과정이 기존의 1대1 생체간이식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2000년 3월 21일 세계 최초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서울아산병원]

2000년 3월 21일 세계 최초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서울아산병원]

 
고난도의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15~16시간이 소요되며, 최대 24시간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3명을 수술하는데 외과 의사만 12명이 달라붙는다. 또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3명, 수술방 간호사 12~15명, 회복실 간호사 6명 등 총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참여한다. 현재 전 세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 환자들도 꾸준히 서울아산병원을 찾고 있다.
 
한국의 간이식 수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 수술이다. 평균 생존율은 1년 87%, 5년 70% 수준이다. 반면 이승규 교수팀은 전체 간이식 중 약 80%가 생체간이식이다. 생존율은 1년 97%, 3년 88.5%, 5년 87%로 미국보다 더 높았다.
 
이러한 높은 수술 성공률 덕에 해외 의료진들도 생체간이식을 배우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중국, 홍콩 등 최근 3년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찾아온 해외의학자 수는 1500여 명에 달한다. 또 아시아 저개발국가 의료 자립을 위한 ‘아산 인 아시아(AIA) 프로젝트’로 간이식 기술을 전하고 있다. 2011년부터 몽골 32건, 2012년부터 베트남 22건을 현지 의료진과 함께 진행 했고, 이후 몽골은 18건의 간이식을 자체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

이승규 교수는 “말기 간질환을 앓고 있는 중증 환자를 살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세계적인 기록으로 이어졌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이식팀 의료진들의 협력과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간질환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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