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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 "이 정도 열사병 환자 처음…밖에서 학살 벌어졌다"

한낮 수은주가 30도를 크게 웃돈 2017년 8월 3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전날 세종시 다른 공사장에서는 러시아 국적 한 근로자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연합뉴스]

한낮 수은주가 30도를 크게 웃돈 2017년 8월 3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전날 세종시 다른 공사장에서는 러시아 국적 한 근로자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연합뉴스]

 
40도에 육박하는 역대 최악의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올 여름 응급실에서 온열질환자들을 만난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 의학과 전문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많은 열사병 환자는 의사 생활 이후 처음"이라고 썼다. 이어 "'바깥에서 정말 학살이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분한 마음에 이전 글을 썼지만 이제 약간 차분히 정리해보겠다" 며 온열질환자들의 사례를 추려 공개했다. 그가 언급한 사례자는 대부분 노인, 육체노동자, 중환자, 노숙자들이다.
 
첫번째 사례는 폐지를 줍던 80대 여성이다. 그는 리어카 앞에서 기절해 있다 발견돼 실려왔다. 두번째는 시장에 누워있던 60대 중국인 남성으로, 육체노동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쓰러졌다고 한다. 
 
집안에서 쓰러진 경우도 있었다. 말기암 투병 중이었던 80대 여성이다. 에어컨은 없었고 보양식으로 꿀물만 먹다가 의식을 잃었다. 병세가 나빠져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반지하방에서 살던 90대 노인은 발견 당시 체온 42도로, 이미 사망상태였다. 
 
남궁인 전문의는 또다른 폐지줍던 할머니 사례를 언급하며 "너무 비슷한 환자가 많아서 저는 이번에 폐지 가격이 kg당 50원이라는 사실과 200kg의 폐지를 모으면 만원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중앙포토]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중앙포토]

 

남궁인 전문의는 "의식이 없는 채로 실려오는 열사병은 사망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뇌에 열손상을 입은 상태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응급실 의사들이 본 열사병환자들은 대개 사회경제적 위기층이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거의 이들만이 (열사병에 걸릴 정도로) 고통받는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년 가장 먼저 고통받을 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도 자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신이 달궈져 길에 쓰러져 있다가 실려온 사람들, 흡사 몸에서 연기가 날 것 같은 사람들. 저는 이 사람들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할까요"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고통에서 먼 사람들이 대신 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7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438명, 그 중 사망한 사람은 42명이었다.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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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