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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의 사이언스&] UAE 흥분시킨 첫 '국산위성'···알고보니 한국 中企 작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만들어진 첫번째 위성’‘칼리파샛이 UAE 우주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중동의 부국(富國)으로 이름난 UAE의 모하메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는 요즘 축제를 앞둔 분위기다. 오는 10월 발사될 관측 인공위성 칼리파샛을 위한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칼리파샛이 개발된 배경과 산업적 의미, 향후 일정에 대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의 '국산위성' 칼리파샛 홈페이지. 오는 10월 발사를 앞두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MBRSC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의 '국산위성' 칼리파샛 홈페이지. 오는 10월 발사를 앞두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MBRSC 홈페이지 화면 캡처]

 
UAE에서 동쪽으로 6700㎞ 떨어진 한국 대전 대덕특구의 한 민간 건물 1층. 보안 유리창 너머로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4m인 정육면체의 미색 컨테이너가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컨테이너 안에는 UAE가 자랑하는 ‘최초의 국산 위성’ 칼리파샛이 들어있다. 이 위성은 오는 10월 일본 큐슈(九州) 최남단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일본 H2A로켓을 타고 고도 600㎞의 지구 저궤도 우주로 올라갈 예정이다. 높이 2m, 무게 300㎏의 이 위성은 횡단보도의 흰색 선까지 구별할 수 있는 70㎝ 급 해상도를 지녔다.

한국 벤처기업 쎄트렉아이가 만든 UAE의 두바이샛2호 인공위성.

한국 벤처기업 쎄트렉아이가 만든 UAE의 두바이샛2호 인공위성.

 
일본에서 발사될 UAE의‘국산위성’이 왜 대한민국 대전 대덕특구 내에 있을까. 사실, UAE 산(産) 위성이라는 칼리파샛의 원래 이름은 두바이샛. 원래 제조사는 한국의 소형 인공위성 제작 벤처기업‘쎄트렉아이’다. 이 회사가 UAE의 인공위성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두바이샛 1호, 2013년 두바이샛 2호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1,2호기는 쎄트렉아이가 전적으로 만들었지만, 칼리파샛으로 이름을 바꾼 3호기는 UAE에서 현지 기술인력과 함께 만들었다. 일종의 기술이전 형태다. 아랍에미리트가 자국 최초의 국산위성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칼리파샛이‘모국’을 찾은 건, 발사 전 최종점검을 위해서다.
 
쎄트렉아이는 그간 UAE 등 10개국의 16개 위성 제작에 참여했다. 이중 말레이시아와 스페인ㆍUAE의 위성 4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으로 제작했다. 쎄트렉아이는 고해상도의 카메라를 장착한 저궤도용 소형 관측위성을 주로 생산한다. 지금까지 수출한 위성은 해상도 70㎝급이 최고였지만, 최근 해상도 50㎝급 관측위성‘스페이스아이X’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지방의 중소 벤처기업이 어떻게 세계 여러 나라의 위성을 만들어주고, 기술이전까지 할 수 있었을까. 쎄트렉아이는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출신 박사들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420억원 매출에 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종업원은 230명. 영상분석과 판매, 방사능 감시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자회사 세 곳을 포함하면 300명이 넘는다.
 
쎄트렉아이의 해상도 50㎝급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X’. 진공실험을 위해 우주챔버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 쎄트렉아이]

쎄트렉아이의 해상도 50㎝급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X’. 진공실험을 위해 우주챔버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 쎄트렉아이]

김병진 쎄트렉아이 대표는“창업 4개월 만에 말레이시아 관측위성 라작샛을 수주해 이후로 돈 걱정 없이 세계 각국의 위성을 수주할 수 있었다”며“운이 좋기도 했지만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쌓은 신뢰와 실적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현재까지는 100~500㎏ 정도의 위성을 만들고 있지만, 향후엔 50~500㎏까지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며“미국 위성제작업체 로프트 오비탈과는 최근 추세인 ‘군집위성’(constellation satellite) 사업도 같이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말처럼 최근 세계 위성 시장은 군집위성을 비롯한 소형위성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군집위성이란 같은 기능을 하는 여러 대의 위성이 무리를 이뤄 지구궤도를 도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관측위성이 같은 장소를 다시 찍으려면 4~5일이 걸리지만, 여러 대가 모여있는 군집위성은 관측자료를 매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쎄트렉아이가 만든 스페인의 데이모스 2호가 찍은 카타르 도하의 도심. 해상도 1m급이다. [사진 쎄트렉아이]

쎄트렉아이가 만든 스페인의 데이모스 2호가 찍은 카타르 도하의 도심. 해상도 1m급이다. [사진 쎄트렉아이]

미국의 인공위성 스타트업 플래닛랩스가 대표적 군집위성 제작사다. 이 회사는 ‘도브’라는 이름의 무게 4kg, 길이 30㎝에 불과한 큐브위성 150개를 저궤도 띄워 24시간마다 같은 장소를 촬영할 수 있는 지구관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2016년 전세계에서 발사된 위성의 60%가 소형위성이며, 2017~2026년 10년 동안 전체 위성수요의 70%를 군집위성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위성 시장은 크기와 무게에 따라 대형ㆍ중형ㆍ소형ㆍ초소형 등으로 나뉜다. 고도 3만6000km의 정지궤도를 도는 통신ㆍ기상위성 등은 주로 3t 안팎의 대형(1000㎏ 이상)이며, 고도 1000km 아래 저궤도는 500~100㎏ 사이의 중형 위성과 500㎏ 이하의 소형, 10~100㎏ 사이의 초소형 위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나노위성(1~10㎏)과 피코(0.1~1㎏)ㆍ펨토(10~100g) 위성도 있다. 피코와 펨토위성은 너무 작아 지상관제센터와의 통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덩치가 더 큰 모(母) 위성과 함께 발사된다.  
미국 인공위성 스타트업 플래닛랩스의 큐빅위성 도브. 무게 4kg에 길이 30cm에 불과하지만 4m급 해상도를 가졌다. 150개의 도브로 구성된 군집위성 형태로 매일 지상의 특정사진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사진 플래닛랩스]

미국 인공위성 스타트업 플래닛랩스의 큐빅위성 도브. 무게 4kg에 길이 30cm에 불과하지만 4m급 해상도를 가졌다. 150개의 도브로 구성된 군집위성 형태로 매일 지상의 특정사진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사진 플래닛랩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위성시장은 전자ㆍ전기부품과 광학부품의 고집적화에 따라 위성의 크기와 무게는 작아지고 기능은 더 향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작은 로켓으로 소형위성 발사만을 대행해주는 민간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장은“세계 인공위성 시장은 초고성능의 중대형 위성과 적절한 성능의 범용성을 가진 소형 위성시장으로 벌어지고 있다”며“특히 소형ㆍ초소형 시장은 시장이 더욱더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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