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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물선 암호화폐 투자금 600억, 회장 '아는여자' 생활비에도 썼다"

 침몰한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신일그룹의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7일 신일그룹 본사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연합뉴스]

침몰한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신일그룹의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7일 신일그룹 본사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연합뉴스]

"보물선 암호화폐 투자금 사적으로 유용됐다" 폭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7일 서울 여의도 신일그룹 본사와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이하 국제거래소) 그리고 사건 관련자들의 자택 등 8곳을 압수수색 했다. 특히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 중에는 유지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의 국내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인물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와 함께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 투자자들의 투자금 규모와 자금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유 전 회장 국내 자금관리 역할한 측근 자택도 압수수색"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 전 회장과 측근들이 암호화폐 투자금 중 일부를 사적으로 유용해 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경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투자금의 사용처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제보자들에 따르면 신일골드코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이하 국제거래소)의 법인 통장과 이 회사 대표인 Y씨 개인계좌로 관리해 왔다고 한다. 유 전 회장은 암호화폐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인 싱가포르 신일그룹을 만들고 자신의 측근인 Y씨를 내세워 국내에 국제거래소를 설립한 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유치해 왔다. 지금까지 10만 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500억~6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 비용·생활자금·활동비 등으로 수억원 인출 정황" 
유 전 회장을 잘 아는 A씨는 “국제거래소 법인 통장으로 투자금 대부분을 관리했고 투자금의 일부는 측근이자 국제거래소 대표인 Y씨 개인 통장에 들어온 것으로 안다”며 “이 자금들은 주가조작에 이용된 것으로 알려진 제일제강 지분 인수 계약금과 돈스코이호 탐사 비용 외에도 유 전 회장 일당의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다른 사기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다 지난달 6일 법정 구속된 국제거래소 대표인 Y씨의 변호사 비용, Y씨와 잘 알고 지내는 한 여성의 생활비, 국제거래소 운영에 관여해 온 H씨의 개인 활동 자금 등으로 투자금의 일부가 쓰였다는 것이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임의로 사용된 투자금은 억대에 이른다”며 “베트남에 있는 유 전 회장이 자금 집행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유 전 회장의 또 다른 측근 B씨는 “유 전 회장이 해외에서 거액의 돈을 한꺼번에 인출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국제거래소 법인계좌에 묶여 있는 상태일 것”이라며 “이 중 일부를 베트남 현지에서 유흥업을 하는 자신의 가족 명의의 통장으로 이체해 사용한 의혹도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러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돈스코이호 관련 사업에 직접 가담한 인사들뿐 아니라 유 전 회장 가족들의 금융계좌로까지 수사를 확대 중이다.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유지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의 누나인 류상미(법인 등기부 등본에 류씨로 표기됨) 전 신일그룹 대표의 자택도 포함됐다. 류 전 대표는 제일제강 지분 인수를 위한 중도금을 납기일(6일)까지 내지 못한 상태다.  
신일그룹 최용석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일그룹 최용석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지범 회장, 베트남서 여권 기한 만료돼 연장 시도했지만 실패" 
최근 신일그룹의 사명을 신일해양기술로 바꾸고 대표에 취임한 최용석씨도 경찰의 압수수색을 피하지 못했다. 최씨는 사태수습 과정에서 유 전 회장 측으로부터 압력과 회유를 받았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돈스코이호 관련 의혹이 확대되던 지난달 26일 최씨는 신일그룹 관계자, 울릉도 탐사팀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당시 유 전 회장은 국내 최측근을 통해 자신이 만든 기자회견문을 최씨에게 전달해 발표하게 하는 등 언론 대응 책임을 맡겼고, 제일제강 인수 등 문제로 발목이 잡힌 최씨가 어쩔 수 없이 나섰다는 주장이다. 
 
기자간담회 당시 최씨는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간단히 답변한 뒤 회견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와 도로 상에서 기자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측근과 지인을 앞세워 돈스코이호 관련 사업을 치밀하게 진행해 왔을 뿐 아니라 이후 제기된 의혹에 대한 언론 대응 과정에서도 막후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백서 여전히 공개 안 돼 불안한 투자자들 
한편 보물선 사업과 연계해 신일골드코인을 만들었다는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6~15일 암호화폐 기술과 관련한 ‘백서’를 공개하기로 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지인 권유로 신일골드코인에 300만원을 투자한 이모(57)씨는 "백서 발행과 전자지갑 제공 날짜가 됐는데도 아직 별도 안내는 없고, 백서는 구경도 못 했다"며 "환불 신청을 했지만 아직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은 여러 건의 사기 사건 등에 연루돼 7년 전부터 베트남에서 도피 생활을 해 왔으며 현재 여권 기한이 만료돼 현지에서 발이 묶여 있다. 그는 2년 전부터 측근들을 베트남 현지로 불러들여 수배자 신분인 자신을 대신해 여권 기한 연장 시도를 몇 차례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이 최근까지 베트남 호찌민의 아파트에서 한 여성과 도피생활을 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고성표·오원석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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